2022년 3분기 실적발표에서 보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커머스

네이버와 카카오가 3분기 실적 발표를 마무리했다. 네이버의 2022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2조 573억원, 영업이익은 3302억원이다. 조정 EBITDA(상각전 영업이익)은 4637억원이다.

“검색서 커머스까지 성공, 네이버가 유일” 글로벌 무대 기대감

카카오의 2022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 8587억원, 영업이익 1503억원을 달성했다.

카카오, 3분기 영업익 1503억원…전년비 11%↓

양사는 모두 커머스(상거래) 사업을 중요한 키 중 하나로 분석해왔다. 그렇다면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나타난 양사의 커머스 사업 현황과 향후 전략은 어떨까.

​올해 3분기에는 양사에 큰 두 가지 사건이 있었다.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와 네이버 포쉬마크 인수다.

​우선 전자의 경우, 카카오와 네이버는 동일한 데이터센터를 이용했으나 결과가 달랐다. 네이버는 네이버쇼핑 등 일부 서비스를 몇 시간 내 정상화한 반면, 카카오는 장시간 장애를 겪었다. 카카오가 발표한 공식 서비스 장애 시간은 총 127시간 30분, 플랫폼 업계 최장 시간이다.

​이 때 카카오톡 채널을 이용한 소상공인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카카오는 올해 중순 들어 시장 상인들에게 톡 채널 사용 방안을 교육하는 등 톡채널 확대에 나서고 있었다.

서울 강북구에서 만난 한 소상공인은 “눈 앞에서 화면이 새하얗게 변하는 걸 봤다”며 “소통 창구를 통일해야 업무에 원활해 카카오톡 채널을 이용했는데 향후에는 채널을 다각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같은 지역에서 만난 또 다른 상인은 “(이 가게는)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주문을 받고 포장하는 방식이 정착되었는데 카카오톡 장애기간 동안 제대로 영업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북미 중고거래 플랫폼 포쉬마크 인수도 올해 3분기 커머스 업계에서 큰 화제였다. 인수 금액은 2조 3000억원 수준, 한국 플랫폼의 타국 플랫폼 투자 인수 비용 중 손꼽히는 금액이다.

해당 사건들을 통해 두 기업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한 번 살펴볼 시점이다.

카카오는 톡채널로 나간다

 

카카오의 커머스 사업은 크게 플랫폼 중 톡비즈 거래형 사업으로 분류된다. 톡비즈 거래형 사업은 카카오의 대표 커머스 사업인 선물하기, 톡스토어, 메이커스, 카카오프렌즈 온라인을 포함한다.

카카오의 2022년 3분기 톡비즈 사업의 매출액은 약 4674억원 수준, 이 중 거래형 사업 매출 규모는 약 2075억원 정도다. 톡비즈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15%, 전 분기 대비 3% 증가했다. 카카오는 “톡채널 메세지와 선물하기 배송 선물의 견조한 성장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비즈보드, 카카오톡 채널 등 톡비즈 광고형 매출은 전 분기 대비 4% 감소했다.

그러나 톡채널은 다르다. 카카오의 설명에 따르면 톡채널은 매출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 정도 성장했다. 이 때 카카오톡 채널은 카카오 사업 중 톡비즈 광고형으로 분류되나 커머스사업과의 연계성은 충분하다. 톡 채널은 톡스토어 등과 연계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톡채널과 톡스토어의 연계를 강조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톡스토어 판매자들이 채널을 쉽게 개설하고 메세지를 발송할 수 있는 도구들은 지금 개발 중”이라고 이야기했다.

회사는 내년까지 1000명 이상의 친구를 가진 톡채널을 30만개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현재 톡채널 중 친구가 1000명 이상인 채널 수는 5만 7000여개 수준이다. 네이버는 1000명 이상 친구를 가진 톡채널이 30만개 수준에 도달하면 이후 바이럴이 가능해 점차 수를 늘려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톡채널을 통한 수익과 동시에 톡스토어 입점을 활성화, 광고와 커머스를 동시에 견인한다는 게 카카오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카카오톡에서 판매와 톡채널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는 기업은 3천여개에 불과하다. 이를 성공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카카오가 가진 숙제다.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 다각화, 핵심은 협업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 성장 여지는 다양하다. 네이버는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네이버 쇼핑, 멤버십 등 커머스 부문의 매출이 458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광고, 브랜드스토어, 멤버십 가입자 증가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네이버가 현 시점 집중하고 있는 브랜드스토어는 타 중소상공인과 비교했을 때, 물량이 많아 네이버에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실적 발표에서 3분기에 레저, 패션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브랜드 21곳이 추가로 입점했다고 밝혔다.

​네이버쇼핑 거래액도 높다. 네이버의 2022년 3분기 쇼핑 거래액은 10조 5000억원 수준이다. 스마트스토어, 크림을 포함한 거래액이 18.2% 정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의 전략은 두 가지로 나뉜다. 직접 손에 쥐거나, 혹은 협업하는 방식이다. 개인간 거래(C2C) 시장 내 주자들은 직접 손에 쥐는 한편, 국내에서 물류 및 고객 다각화를 위한 사업은 협업의 방식을 취한다.

​네이버가 직접 손을 대는 대표적인 사례는 크림과 포쉬마크다. 이번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크림의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배 향상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크림이 스니커즈 이상으로 카테고리가 늘어나고 있으며 지난 분기 브랜드관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수익성 확보에 대한 의지도 보였다. 최 대표는 3분기 기준 거래 수수료가 3% 수준이나 연말까지 5% 수준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최근 500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크림의 지분을 직접 확보했다. 이전까지 네이버는 자회사 스노우의 지분만을 가지고 있었다.

​앞서 말했듯 포쉬마크 인수는 3분기 커머스업계의 최대 이슈였다. 한편에서는 네이버의 C2C시장에 대한 진심을 볼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으나 강달러 시대에 적자 기업에 너무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 아니냐는 염려도 있었다. 실제로 포쉬마크 인수 당일 네이버 주가는 약 8.7% 가량 급락했다. 실적 발표 당일, 네이버는 포쉬마크를 디스플레이 형태를 충족한 리테일 기업으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비용에 대한 염려에 응답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포쉬마크의 모객 비용은 이용자당 7달러대에 수렴해 비용 통제에 성공적”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2~3년 동안 성장과 수익성 균형을 통해 턴어라운드 또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활발하게 협업을 펼치는 사례는 온라인 풀필먼트 서비스 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와 장보기 서비스다. 이 회사는 직접 물류를 하거나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이라는 장과 솔루션을 제공한다. NFA 경우, CJ대한통운, 파스토, 두핸즈, 신상마켓 등 상품군별 특화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플랫폼 내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네이버가 직접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의 측면이 강하다.

​네이버는 실제로 자사의 물류 전략에 대해 에셋 라이트(Asset-light)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직접 물류센터를 운영, 물류비용을 무겁게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물류는 기존 물류사들에게 맡기고 기술 기업인 네이버는 각종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쿠팡과 같이 비용이 과다투자하는 사업 방식이 아니라 관련 기업들과 협업해 비용부담을 낮추면서도 독점에 대한 비난을 피했다고 본다..

[커머스BN] 네이버 “약속한 날짜까지 배송 못하면 보상하겠다”

최근 네이버는 NFA의 본격적인 확장인 도착배송솔루션을 소개했다. 실적 발표 당시 최 대표는 “함께 생태계를 키우는 전략을 쓰고 있다”며 “쇼핑 DB, 최저가 검색, 배송 보장 서비스, 그리고 중소상공인(SME)에 대한 최저 수수료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 때 향후 NFA가 개방형으로 바뀔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네이버는 지난 3일 브랜드파트너스데이를 통해 NFA를 판매자, 물류기업이 자유롭게 들어올 수 있는 개방형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타사 오픈마켓을 이용하는 판매자, 네이버 내 판매자의 물량이 필요한 물류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할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현재 집중하고 있는 브랜드스토어와 NFA와의 연계도 활발히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중소상공인보다 브랜드의 물량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브랜드파트너스데이 당시 패션, 뷰티 등 다양한 상품군을 다루는 브랜드 70여개를 초대해 도착배송솔루션을 소개했다.

네이버 쇼핑 장보기 서비스 참여업체

 

장보기 서비스의 동맹도 넓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네이버는 현재 네이버 쇼핑 내 장보기 서비스를 통해 빠른 시간 내 식료품, 생필품을 배송하는 퀵커머스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회사가 직접 상품을 판매하거나 물류 자원을 제공하지 않는다. SSG 새벽배송, 이마트몰, 홈플러스, GS프레시몰, 동네시장 등 다양한 기업들이 장보기 서비스에 입점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기업들은 새벽배송, 익일배송, 당일배송 등 다양한 배송 옵션을 통해 상품을 배송한다.

네이버는 여기에 동네마트를 더한다고 밝혔다. 시간도 빨라진다. 최 대표는 연말부터 다양한 슈퍼마켓과의 연계를 통해 1시간 내 장보기도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이야기했다. 동네마트 대부분은 자체배송을 위한 사륜차, 혹은 이륜차를 가지고 있다. 기존 입점한 기업들에 비해 전국 각지에 위치해있어 고객의 선택지를 다각화하는데도 용이하다. 네이버는 동네마트가 자체적인 물류 시스템을 활용하게 할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동네마트 또한 플랫폼에 입점하는 것이지 자체적으로 물류를 제공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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