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in] 혹독한 경제상황, 핀테크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올해는 핀테크 업계에게 가장 혹독한 해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투자유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형 핀테크 업계 또한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작년까지 만해도 투자유치 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성장성이었다면, 이제는 ‘수익성’으로 초점이 바뀌었다. 1년 사이 스타트업을 향한 분위기가 180도 바뀐 셈이다.
투자유치가 어려워진 가장 큰 원인은 전세계 중앙은행이 치솟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일(현지시각) 미국 중앙은행(FED)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 0.75%포인트를 올렸다. 올해만 네 번째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3.75~4.00%로 상승했으며, 한국은행 또한 오는 24일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상은 경제와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사실상 금융권을 제외한 모든 산업군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특히 초기기업에겐 더욱 가혹하다. 올해 수차례 이어진 금리인상은 핀테크 산업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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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업계는 산업 태동 이후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를 처음 겪는다. 따라서 이번 경제 불황은 기업의 생사를 갈라놓을 갈림길에 서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업 특성상 아직 투자가 더 필요한 핀테크 업계도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기업인 토스(비바리퍼블리카)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당초 토스는 시리즈G 총 투자유치 금액으로 9000억원을 예상했으나, 예상치의 절반가량인 5300억원을 받았다. 기업가치는 9조1000억원 대로 기대 예상치인 10조원을 넘어서지 못했다.
관련해 핀테크 업계와 벤처투자캐피탈(VC)은 토스라서 그나마 이 정도의 투자를 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투자 빙하기에도 불구하고 신규 투자자를 유입한 점, 기업가치가 깎이지 않은 점 등을 높이 샀다.
반면, 중소형 핀테크 업계는 투자유치 자체가 안 된다고 호소하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 받은 투자유치금이 바닥나고 있는 가운데, 신규 투자유치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는 VC의 투자기조가 바뀐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핀테크 업체 대표는 “과거에는 사용자 유입이 늘어난 것으로 성장성을 책정했으나, 최근에는 VC가 매출, 수익이 발생하는지 들여다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과거에는 시리즈 A, B 단계가 수월했다면 지금은 아예 어렵다”고 전했다.
실제로, 올 초부터 투자를 받겠다고 실행에 옮긴 기업들은 아직도 투자자와 논의 중이다. 한 핀테크 기업은 투자를 받기 위해 사업 구조를 바꿔 흑자전환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쉽게 투자유치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며 업계는 호소하고 있다.
물론 이와 달리 금리인상으로 은행처럼 긍정적인 효과를 본 곳도 있다. 바로 대출중개 플랫폼이다. 금리가 오르자, 금융 소비자들은 더 낮은 금리의 대출상품을 찾기 위해 대출중개 플랫폼을 찾고 있다. 관련 서비스인 핀다의 9월 월활성자수(MAU)는 약 64만 명으로 1년 사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대출중개 플랫폼에게 MAU는 곧 수익과 직결되는 중요한 지표다.
대출승인금액 또한 증가했다. 핀다는 6월 말 기점으로 누적 대출 승인금액이 1000조원을 넘었다. 1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10배(900%) 늘었다. 같은 기간 알다의 누적 대출 승인금액은 37조원으로, 48% 증가했다. 핀크의 올 상반기 별도 기준 대출 승인금액은 48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5% 증가했다.
다만, 마찬가지로 대출중개 플랫폼 또한 수익모델 구축, 투자유치 등으로 고민이 많은 상황이다. 알다를 운영하는 팀윙크의 경우 KB캐피탈과 투자유치를 논의 중이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매각이 기정사실화됐다고 보고 있다.
VC는 내년도가 핀테크를 포함한 스타트업의 생존을 가를 해라고 말한다. 한 VC업체 대표는 “지난해 펀드를 조성한 VC업계의 투자금이 내년 쯤에는 마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금이 필요하지만 자생력을 갖추지 못한 스타트업에게 어려운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