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가 줄 수 있는 당근, 웹툰

오랜만에 왓챠에 희망찬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서비스 안에 ‘웹툰’을 추가합니다. 영화 스토리를 녹인 만화로 사랑받아온 루드비코 작가, 일상툰으로 사랑받았던 ‘낢이 사는 이야기’의 서나래 작가와 ‘오빠왔다’의 모나 작가, 따뜻한 그림체로 독자의 마음을 어루만졌던 소영 작가 등이 왓챠에 합류했습니다. 왓챠판 웹툰 서비스는 오는 13일 개봉박두합니다.

왓챠의 발표에 두 가지가 궁금합니다. 솔직히 톡 까놓고 말해서 다들 그거 궁금하잖아요. “요새 왓챠 괜찮아?” 이거 말이죠. 당초 계획했던 대규모 자금 수혈이 당장은 어렵겠지만, 그래도 투자유치는 한창 현재진행중입니다. 투자자들이 원하는 것은 왓챠가 자생력을 증명하는 것인만큼, 회사는 수익성을 개선하면서 회사 나름대로 지금까지 준비해왔던 서비스를 계속 선보일 수밖에 없는데요.

그중 하나가 웹툰입니다. 왓챠는 지난해 웹툰팀을 신설하고 작가들과 협업하면서 서비스 론칭을 준비해왔죠. 올초 발표했던 대대적 서비스 개편보다는 소박하지만, 그래도 나름의 진용을 갖췄습니다. 웹툰이 포함됐다고 해서 이용료가 따라서 오르지는 않을 예정이고요. 발표되는 작품 중 일부에는 오리지널 영화나 드라마처럼 왓챠가 투자해 제작하는 것도 있습니다.

자, 이제 그러면 두번째 질문. 왓챠는 대체 어떤 웹툰을 선보이려고 하는 걸까요? 이미 네이버나 카카오가 주름 잡고 있고, 리디나 레진 같은 곳이 경쟁하는 데가 웹툰 판입니다. 왓챠가 명함을 내밀기에 다소 늦은 감도 있어 보이는데요. 하지만 왓챠는 자신들이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포인트가 있다고 시장을 판단했습니다.

자신감의 근거는 있습니다. 왓챠가 이미 시청자 기반을 갖고 있는 OTT(영상 플랫폼) 이기 때문이죠. OTT, 특히 왓챠가 웹툰을 할 때는 어떤 이점이 있을까요?

  • 왓챠 웹툰은 맨땅에 헤딩은 아니다. 영상을 보러 온 왓챠 시청자들에게 웹툰이라는 또 다른 시각적인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 영상과 웹툰이 시너지를 낸다면, 이용자를 왓챠 플랫폼 안에 더 오래 붙잡아 놓을 수 있다.
  • 영화나 드라마에 특화한 오리지널 웹툰 제작이 가능하다.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왓챠를 더 재미있는 놀이터로 만들 수 있다. 대표적으로 이번에 합류한 루드비코 작가는 기존에 카카오페이지에서 영화와 관련한 스토리를 만화로 만들어 큰 호응을 얻었던 작가다.
  • 왓챠가 영상 시장에서 택했던 전략을 웹툰에도 가져올 수 있다. 넷플릭스가 오리지널을 만들기 위해 거액의 제작비를 태울 때 왓챠를 생존케 한 것은 롱테일이 가능한 구작과 독립영화의 대거 확보였다.
  • 작가들도 새로운 플랫폼이 나오는 것을 환영한다. 대형 플랫폼에서는 신작, 트렌드 중심으로 생태계가 돌아가기 때문이다. 히트한 구작이 있거나, 혹은 웹툰계 인디 콘텐츠들은 새로운 플랫폼이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나, 영상에서 같은 공식으로 인지도를 쌓은 곳이라면 더더욱.
  • 왓챠는 이미 이용자의 취향 데이터를 확보(왓챠피디아)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웹툰에 낯선 시청자들에 맞춤형 웹툰 추천이 가능할 수 있다.

어떤가요? 독자님들은 왓챠가 웹툰으로 어느 정도 시너지를 가져갈 수 있을 거라고 보시나요?  콘텐츠는 어차피 장르 불문, 이용자의 시간을 점유하기 위해 싸우는 중입니다. 왓챠는 어찌됐든 이 경쟁에서 영상과 웹툰이라는 두 가지 무기를 먼저 장착하게 됐네요.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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