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출] 숨쉬기 운동 전문가의 홈트앱 ‘콰트’ 대신 출근

[남혜현의 대신출근] 사람 구하기 힘드시다고요? 네? 그 회사는, 이름은 들어봤는데 어떻게 일을 하는 덴지는 잘 모르겠다고요? 네, 그래서 제가 대신 다녀왔습니다. 사람을 구하는 팀에 찾아가서 신입으로 하루 일하면서, 이 조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독자님들 대신 샅샅이 훑어봅니다. 이번에 다녀온 곳은 ‘엔라이즈’이고요, 부서는 ‘콰트 콘텐츠 팀’입니다.

엔라이즈에 대신 출근한 두 가지 이유는 이렇다.

– 첫번째, 엔라이즈는 현재 사람을 뽑는다. 다시 말하지만 사람이 필요한 곳, ‘남대출(smilla@byline.network)’로 연락주세요.

– 두번째, 서비스의 지속 가능성이 궁금했다. 나는 엔라이즈의 여러 서비스 중 운동앱인 ‘콰트’의 콘텐츠 팀에 소속돼 하루 일하기로 했다. 콰트는 피트니스 영상을 월정액으로 볼 수 있도록 한 유료 구독 서비스다. 피트니스 센터에 가는 것조차 귀찮거나 시간이 부족한 이들을 대상으로 영상을 보고 운동하라 권한다. 그러나 운동이라는 것은 사실 게으름과의 싸움이며, 부단한 노력과 의지가 있어야 꾸준히 실행 가능한 종류의 것이다. 피트니스를 큰 돈 주고 끊더라도 안 나가면 땡. 그런데, 고개만 돌리면 침대가 있는 집에서 영상을 보고 혼자 꾸준히 근육을 움직인다고? 가능할까?

[box type=”bio”]엔라이즈는 어떤 곳?

엔라이즈는 2011년 창업한, 비교적 오래된 스타트업이다. 첫 아이템은 ‘모씨’라는 익명 기반 SNS였다. 지금 주력은 소개팅 앱 ‘위피’와 홈 피트니스 콘텐츠 구독 서비스 ‘콰트’다. 출판을 담당하는 ‘피카’도 있다. 어딘지 따로 떨어져 보이는 이 서비스들을 잇는 가치는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이다. 소개팅 앱은 그렇다치고, 운동 앱이 왜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이냐면, 트레이너와 사용자를 잇고 있기 때문. 지난해 기준, 엔라이즈는 연매출 400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는 현재 캐시카우인 위피의 공이 컸으나, 전체 18조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헬스케어 시장 규모를 감안해 향후 운동 앱 콰트의 비중도 늘려가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엔라이즈는 현재 신논현 위워크에 입주, 한 층을 터서 쓰고 있다. 인근에 영상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를 별도로 운영 중이다. 가까운 전철역은 2호선 강남역과 9호선 신논현역. 유연 출퇴근 제도를 갖고 있다. 눈에 띄는 복지로는 무료 점심, 그리고 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가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 등이다. [/box]

나의 출근지는 콰트 콘텐츠 팀. 콘텐츠라는 한 단어는 낯익으나 운동이라는 두 글자는 낯설다. 안물안궁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얼마전 트램폴린 운동(일명 점핑 다이어트)을 3개월 끊었다가 현재는 빠르게 발길이 멀어진 상태. #나를 찾아줘. 지역 체육 시설에 기부 활동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1인이 방구석 운동 만큼은 해낼 수 있을까? 콰트 콘텐츠 팀이 하는 일은 이런 운동 의지박약이 스스로 근육을 움직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다시 한 번 따라하고 싶게 하는 마법의 영상 제작 말이다.

웰메이드 영상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콰트가 유료 서비스라서다. 월 1만9800원. 적은 돈이 아니다. 요즘처럼 구독이 많아진 세상에서 유료 서비스는 장르불문 무한경쟁이다. 운동앱이라고 하더라도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과 비교해서 “아, 이 돈이 재미나 유익함 면에서 아깝지 않다”는 인정을 받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 자동결제를 부르는 영상을 기획, 제작, 검수, 평가하는 것이 모두 콘텐츠팀의 일이다.

어서와, 온라인 운동 앱은 처음이지? 근육을 조져줄게. ** 참고) ‘조지다’는 우리말 사전에 등재된 단어로, ‘호되게 때리다’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구독을 신청하면 10만원 상당의운동도구, 예컨대 필라테스 패키지 같은 것을 보내온다. 물질은 정신을 지배, 아니 그러니까 이 운동도구는 사람들이 조금은 쉽게 콰트를 지르게 하는 요소가 된다.

입사를 결정하기 전, 유료 운동 영상에는 어떤 기회가 있나_

사람들이 온라인 영상을 보고 운동을 하려 할까? 그렇다 치더라도 유튜브에 공짜 운동 동영상이 넘쳐나는데, 굳이 돈을 내고 영상 콘텐츠를 구독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이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 엔라이즈에 입사해 콰트 일을 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서비스의 비전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인생, 아무데나 맡길 수 있나.

대답을 얻기 위해 김태오 최고제품총괄(CPO)과 면담했다. 우선 배경적인 측면. 홈트레이닝의 대중화가 시작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집에서 운동하려는 수요가 늘었다. 감염의 위험으로 한동안 피트니스 센터 이용률이 줄어든 것이 홈 트레이닝에는 기회가 됐다.

상업적으로 성공한 유료 운동 영상이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방송인 조혜련 씨는 최근 예능에 출연, 다이어트 비디오 판매 수익이 당시 서울 잠원동 아파트를 몇채나 살 수 있는 정도였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기기도 했다. 사진은 2011년 발매된 조혜련 태보 다이어트 DVD. 출처=예스24

다만 홈트레이닝 시장이 열리는 것이 꼭 콰트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영상 검색을 유튜브에서 제일 처음한다. 이 유튜브에는 이미 운동 영상이 아주 많이 깔려있다. 이것들은 모두 공짜.

공짜에 대응하는 콰트의 차별화 전략은 고품질 영상 제작인데 그 기반에 데이터가 있다. 이용자가 운동하는 데이터를 관찰, 이를 기반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어떤 대상의 고객에게 제공했을 때 더 꾸준히 운동하는 효과를 가져오는지를 계속 분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전략은 운동 전문가가 영상 제작에 참여한다는 점이다. 물론 유튜브에 등장하는 여러 코치들도 운동 전문가들이긴 하다. 하지만 콰트의 경우에는 운동 전문가와 영상 전문가가 협업한다는 데 강점이 있다.

콰트는 운동을 아주 잘하는 이들을 타깃으로 영상을 만들지 않는다. 운동 초보자가 1차적인 대상자다. 이 얘기는 사람들이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 어떤 부분을 어려워하는지 잘 이해하는 사람과, 사람들이 영상을 볼 때 어떤 부분을 편안해 하는지를 동시에 이해하는 사람이 모두 필요하다는 뜻이 된다.

운동 초보자들은 온라인으로 운동하면서 크게 두가지 맹점에 부딪힌다. 운동을 마치고 난 후 내 몸이 실제로 좋아졌는지 확인하기 어렵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 할 대 적절한 운동을 고르는 기준을 모른다는 점이다.

콰트는 하나의 프로그램을 여러 강좌로 쪼개서 그 프로그램을 따라가는 식으로 시청자가 직접 운동의 종류를 골라 판단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더는 방식으로 전략을 짰다. 지금 현재 상태에서 콰트에는 대략 50여개의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각 프로그램은 10~20개 강좌로 구성되어 있는데, 매월 4~5개의 새 프로그램이 제작되어 추가된다.

모든 연령대, 모든 요구사항을 받아들이기에는 아직 어려운 양인데, 따라서 필라테스, 요가, 스트레칭, 근력 등의 운동을 코스대로 제공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콰트의 주요 이용자가 운동을 이제 막 시작하는 3040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데서 가능한 전략이다.

무료보다는 유료에서 보다 체계적이고 보다 개인에 알맞은 운동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은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이런 문제를 다시 제기할 수 있다. 격리가 끝난 시대. 모두 오프라인으로 돌아가지는 않을까? 아무래도 사람들은, 위험하지만 않다면,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운동을 더 선호하지는 않을까?

이 부분은 창업자인 김봉기 대표에게 물었는데, “굳이 오프라인과 싸울 생각이 아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온라인은 오프라인의 대체제가 아니라 보완재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소 뜬금없어 보일 수 있는 예를 하나 들자면 전자책이라는 것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시장에서는 실패할 것이라 전망했다. 그런데 이 전자책은, (단행본 전자책 시장은 크게 성장하진 못했지만) 웹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나 날개를 달았다. 전자책의 예를 든 것은 김봉기 대표가 북토피아 출신으로 도서 시장에서도 이력을 쌓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웹소설과 종이책, 동네 피트니스 센터와 온라인 운동 앱의 관계가 꼭 대칭이 되는 것은 아니겠으나, 시사점은 있다. 온라인의 니즈는 오프라인과는 다른 곳에 있고, 이를 충족시켜줄 수 있다면 시장은 충분히 열릴 수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동네 필라테스 전문점은 비싸다. 종국엔 오프라인으로 가더라도 내가 이 운동이 맞는지 안 맞는지 테스트하기에는 온라인의 강좌가 더 적절할 수 있다.

애초에 운동을 하던 사람을 온라인으로 데려온다기 보다, “운동을 시작할 마음을 먹게 하는 데” 성공한다면 온라인과 오프라인 피트니스 시장이 같이 성장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온라인에서 결제를 하면 지역의 오프라인 코치와 이용자를 연결 짓게 할 수 있고, 운동 기구를 함께 판매하는 식으로 사업 모델을 확장하는 방식도 있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이승헌 리쿠르터, 김봉기 CEO, 김태오 CPO. 입사자가 출근 후 제일 처음 만나는 이가 이승헌 리쿠르터다. 엔라이즈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리고 어떤 가치와 근무 환경을 갖고 있는지 등을 이 리쿠르터가 설명한다. 김봉기 대표는 2011년 이후, 모진 비바람 속에서도 회사를 키워왔다. 김태오 CPO는 그 잘나간다는 토스 출신. 현재 회사가 만드는 상품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입사 후 첫 번째 미션, 영상의 기획_

회사에 입사하면 석달 가량을 회사의 비전과 근무 환경을 이해하는데 쓴다. 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본격적으로 업무에 돌입한다. 콘텐츠를 만드는 팀의 본업은 역시 영상 제작. 시작은 기획부터다. 콰트 이전에도 운동이나 다이어트 앱은 있었다. 하지만 콰트가 약간 다른 점은 보다 OTT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운동 영상이 그 자체로 재밌어야 한다. 거기에 더해 운동을 보면서 따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역량을 끌어낼 수있도록 하는 것이 기획의 첫 단추다.

정상원 콘텐츠 리더는 기획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코치 섭외를 꼽았다. 여기서 코치는 영상에 등장해 운동을 가르쳐주는 이를 말한다. 코치가 사전에 어느 정도의 인지도가 있고, 어떤 강점을 갖고 있으며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교육한 경험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파악해 섭외를 한다.

코치가 섭외됐다고 기획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섭외된 코치에 모든 걸 다 맡겨 놓기만 한다면 이 코치들이 콰트에 합류할 이유가 전혀 없다. 이때 투입되는 사람이 피트니스 디렉터다. 코치가 생각하는 커리큘럼과 콰트 측이 생각하는 커리큘럼의 합을 맞춰야 한다.

이 과정이 왜 필요하냐면, 생각보다 코치와 수강생 간 눈높이 격차가 있기 때문이다. 코치가 생각하는 쉬운 동작이 온라인으로 운동을 처음 접하는 수강생에게는 진입장벽으로 여겨질 만큼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콰트는 그간의 이용자 영상 시청을 분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코치의 커리큘럼을 보다 쉽고 온라인에 맞게 보완하는 방식을 택한다.

그리고 작가 투입. 영상 제작을 위한 스토리보드와 대본을 만든다. 자, 여기까지만 해도 벌써 세 개의 직군이 나온다. 코치를 섭외하고 대략적인 그림을 그리는 콘텐츠 매니저, 프로그램의 합을 맞추는 피트니스 디렉터, 대본을 쓰는 작가까지. 제작 단계로 넘어가면 촬영 감독과 영상 편집을 담당하는 PD가 필요하다. 현장에서는 코치의 헤어와 메이크업, 의상을 담당하는 스타일리스트도 출동한다.

여기서, 나는 그것이 궁금해졌다. 이 코치들은 개인적으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 사람들이 많이 볼 수록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가게 될텐데 왜 굳이 콰트에 속해서 출연료를 받고 움직일까? 여기에 대한 답은 제작환경에 있다. 자자, 다음 파트로 넘어가기 전에 밥 먹고 합시다.

강남역 인근은 은근히 밥먹을 곳이 드물고, 맛집은 줄을 길게 서야 한다. 그 대안으로, 점심 때 회사에 간이 한식 뷔페가 열린다.

두번째, 영상의 제작_

운이 좋았다. 리허설 작업에 참여할 수 있었다. 영상에 참여하는 코치는 부산의 피트니스 유튜버 ‘빵느’. 11월께 콰트에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빵느는 유튜브에 30만 구독자를 둔 채널을 운영한다. 이미 이름이 꽤 알려져 있는 피트니스 유튜버라는 이야기다. 이들이 콰트와 일하는 이유는 “자신은 운동 프로그램 기획에만 전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똥손이 장비탓 하는 거라지만, 아무리 그래도 고사양 카메라 너다섯대와 조명, 그리고 스타일리스트까지 갖춰진 환경에서 전문가가 커리큘럼을 함께 봐주면서 촬영할 수 있는 환경은 혼자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현장과는 차원이 한참 다르다. 촬영 편집을 전문가가 하면서, 그간의 시청 기록을 토대로 어떤 부분이 반응이 좋았고, 어떤 동작은 사람들이 못 따라한다는 것 등을 알려주면 코치 그 자신도 성장할 수 있다. 콰트가 코치들을 설득하는 논리에는 이런 제작환경이 큰 몫을 차지한다.

이런 논리가 현장에서는 어떻게 적용될까? 엔라이즈는 회사 인근에 영상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를 별도로 운영 중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 기억을 떠올리니 정신이 아득하다. 온 사방이 새하얗기만한 공간을 본적이 있나? 눈앞의 소실점이 사라지는 상태가 되는데, 그렇게 되면 진짜로 정신이 멍해진다. 이 공간을 콰트 직원들은 ‘시간과 정신의 방’이라고 부른다.

시간과 정신의 방에서, 빵느. 사진을 보면 하얀 공간이 평지 같겠지만 사실은 모서리다. 흰 공간이 만들어내는 착시다. 좁은 공간을 더 넓게 보이는 효과가 있기도 하고, 또 시청자가 운동 외 다른 요소에 신경 쓰지 않게 하는 효과를 내기도 한다. 전문용어로는 호리존이라고 한다.

영상 제작에 리허설이 필요한 이유는, 본 촬영 전에 동선을 체크해둬야 하루 이틀 사이에 열에서 스무개 강좌를 무리 없이 촬영할 수 있어서다. 또, 리허설을 하면서 영상의 시나리오 일부가 수정되기도 한다.  리허설 중에는 콰트 영상 제작진이 스튜디오 밖에서 모니터 화면을 바라보면서 코치의 움직임을 체크하는데, 보면서 코치의 말 빠르기나 시선, 동작 등을 살핀다.

흥미로웠던 것은 코치의 양말까지 모두 체크의 대상이 된 것인데, 시청자들이 코치의 동작에만 집중하게 하기 위해서 시선을 빼앗아가는 대부분의 변수를 없애는데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리허설에 투입된 카메라는 총 네대. 전신샷, 정면샷, 측면샷 등 여러 방향에서 촬영하는 것은, 어떻게 화면을 구성해 보여주느냐에 따라 보는 이들이 얼마나 운동을 정확하게 보고 배울 수 있느냐의 차이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리허설 장면을 지켜보는 콰트 콘텐츠팀 구성원들. (왼쪽부터) 이강찬 영상PD, 김규남 피트니스 디렉터, 한가을 콘텐츠 매니저, 전철환 작가, 정상원 콘텐츠 리더

 

세번째, 영상의 검수와 평가

내가 무슨 생각이었을까. 처음 오는 회사니까 단정하겠다며 원피스를 입고 온 나는 정신이 있는 사람일까. 여기는 운동 영상을 만드는 곳. 언제든 나도 운동을 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왜 예상치 못했을까. 급하게 건물 밖으로 뛰쳐 나가 트레이닝복을 샀다. 치마 밑에 체육복이라니. 고딩때 이후 처음 입는 패션이다.

상체 10분, 하체 10분. 담날 근육 땡김.

일하다말고 모두가 모니터 앞에 모여서 운동하고, 어떤 부분이 운동하기 좋았다 나빴다 의견을 내는 모습은 이 회사에서 비교적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새로운 코치의 프로그램이 올라올 때마다 이용자들에 발행되기 전에 먼저 품평회(?)를 갖기 때문이다. 예컨대 이날 품평에서는 코치가 운동 시작 전에 기구의 줄을 어떻게 잡는 것이 편한지 조금 더 여유있게 설명해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내부자 말고 진짜 이용자 의견도 당연히 모은다. 콰트는 새 프로그램이 올라갈 때마다 이용자들로부터 설문을 받는다. 그리고 개별 영상의 시청 기록을 살펴서 해당 프로그램의 시청 완주율은 얼마나 되는지, 어떤 구간에서 시청이 끝나는지 등을 살펴 코치에 의견을 전달한다. 이 분석 과정은 당연히 다음 영상 제작의 기반이 된다.

영상이 만들어지고 발행된 이후에 콘텐츠 팀은 다시 모여서 평가 회의를 한다. 여기서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다음번 콘텐츠 제작의 기획이 시작된다.

콰트에서 하루 일하면서 느낀 점. 10분 운동이 생각보다 꽤 근육을 자극한다. 나와 같은 길을 걸어온 이들(=운동과는 거리가 먼 이들)을 꼬시기 위한 영상이므로,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운동량을 제시한다. 이 적절한 지점을 찾아내기 위해서 콰트 팀이 꽤나 노력했겠다 싶다. 물론, 중급 이상의 운동능력자를 위한 영상도 준비되어 있다. 웰메이드로 만들어진 운동 영상은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다. 보다보면 따라하겠지.

콰트에서 일할 생각이 있는 분들을 위한 의견. 기본적으로 영상과 운동을 좋아하는 분이 유리하다. 코치 섭외에서부터 이용자 의견 청취, 내부 협업 등 사람을 만나야 할 일이 많으므로 가능한 활달하고 낯가림이 없는 성품이 일하는 데 낫겠다. 남들이 놓치기 쉬운, 디테일한 부분을 잡아내고 개선점을 찾아올 수 있는 사람이라면 금상첨화.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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