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상폐될까? 上] 위믹스가 유의종목으로 지정된 이유는?

위믹스가 상장폐지 위기에 처해있다. 지난 27일 디지털 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닥사) 측에 따르면 위믹스는 업비트, 코인원, 빗썸, 코빗 등 가산자산거래소에 제출한 유통량 계획 정보와 실제 유통량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자들에게 제때 명확한 정보 제공이 이뤄지지 않은 점 또한 문제로 지적됐다.

닥사 측은 “위믹스 유통량 계획 정보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해당 종목을 유의 종목으로 지정한다”며 “제출된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공동으로 투자유의∙주의 촉구, 유의∙주의 종목 지정, 거래 지원 종료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의 종목 지정에 따라 신규지정 입금 중지는 27일 4시부터 이뤄졌으며, 거래소들은 2주일 간의 검토를 통해 오는 9일 최종 거래 지원 종료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4대 거래소의 거래 지원 분과와 시장 감시 분과에서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논의가 막 시작된 상황”이라며 “금방 결론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국내 5대 거래소(업비트, 코인원, 빗썸, 코빗, 고팍스)로 이뤄진 닥사는 지난 6월 가상자산 업계의 건전한 발전과 투자자 보호책을 마련하기 위해 설립된 협의체다.

위메이드는 3일 후인 지난 30일 유의종목 지정 사유에 대한 소명과 보완 계획에 대해 공지했다. 사측은 “메인넷 서비스를 위한 유동성 풀공급, 차입을 위한 예치, 에코 시스템 확장 및 운영으로 인해 유통량에 차이가 발생했다”며 “위믹스는 자체 공지시스템 구축을 대대적으로 약속하고 매 분기보고서 발간을 통해 위믹스 사용 현황 정보를 제공해왔지만 ▲분기 보고서 게시에 시간차가 존재할 수 있다는 점▲코인마켓캡의 유통량 업데이트와 거래소와의 커뮤니케이션이 미흡했던 점을 인정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수시 공지를 병행하면서 적시성과 정확성을 철저히 담보할 수 있는 상호 보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물량을 신뢰할수 있는 제3의 커스터디 업체에 수탁할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위믹스의 유의 종목 지정은 하룻밤 사이에 터진 황당한 사건은 아니다. 그 이전부터 시장에서는 위믹스의 유통량이 2억4596만개에서 3억1842만개로 갑작스럽게 변동돼 시가총액이 3천억원에서 8천억원까지 오른 것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위메이드 측은 “자체 분기보고서를 통해 위믹스 유통량과 보유량을 정확히 공시해왔다”며 “다만 코인마켓캡에 위 분기보고서 상의 내용이 업데이트 되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해 이를 업데이트한 것이고, 이에 따라 유통량의 변동이 일어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위믹스, 뭐가 문제였나

시장에서는 위메이드가 거래소에 제출한 유통량 공시 내역과 위믹스 3분기 분기보고서, 코인마켓캡에 공개된 위믹스 유통량이 각각 다른 것이 문제로 지적한다. 지난 1월 위메이드는 거래소에 2022년 10월 말까지 위믹스 2억4596만개를 유통한다고 밝혔다.

31일 오후 6시 36분 기준 코인마켓캡 위믹스 가격 및 유통량

그러나 코인마켓캡 기준 실제로 유통되고 있는 위믹스는 3억1842만개로, 공시된 유통량과 실제 유통량이 약 7245만개의 차이가 있었다. 지난 26일 공개한 위믹스 분기보고서에는 9월말 기준 발행된 유통량은 2억7900만개라고 명시돼 있었다.

가상자산의 시가 총액은 특정 가상자산 네트워크의 현재 시장 가치를 뜻한다. 가상자산 공급량에 개별 단위 가격을 곱한 값으로 가격이 매겨진다. 유통량은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토큰의 수를 의미한다. 시장에서 해당 코인이 얼마나 유통되고 있느냐에 따라 해당 코인의 가치가 결정되기 때문에 유통량의 정확한 공시가 중요하다.

김갑래,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이 발표한 ‘가상자산 거래자 보호를 위한 규제의 기본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가상자산은 내재적 가치가 없는 디지털 자산이기때문에 시장 가격의 결정이 시장 참여자의 심리적 요인과 시장 수급 상황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초과 발행한 물량을 시장에 유통하게 된다면 기존 투자자들의 가상자산 보유 가치가 희석되고 가격이 급락하는 피해가 커질 수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가상자산의 발행 및 유통에 관한 공시제도의 미비로 인해 거래자들은 불공정거래 행위에 따른 투자손실 위험에 더욱 취약해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5월 루나 사태로 인해 가상자산 유통량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금융당국, 거래소에는 투명한 유통량 계획 공시와 이행은 더욱 중요한 기준으로 떠올랐다. 이에 지난 10일부터 닥사는 ‘거래지원 심사 공통 가이드라인’을 본격 시행하기로 밝혔다.

닥사에 따르면 신규 거래지원 심사시 각 사의 절차 대로 거래지원을 결정하되 ▲내재적 위험성 평가 ▲기술적 위험성 평가 ▲사업 위험성 평가 등으로 이뤄진 공통 가이드라인에 따른 항목 평가를 필수적으로 이행하기로 결정했다.

가상자산 분석 리서치 업체 쟁글은 “가상자산이 각국 정부의 규제 하에 놓이고 있기에 투명한 공시의 중요성은 거스르기 힘들 것”이라며 “투명성과 신뢰 없이는 가상자산의 대중화가 이뤄질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위메이드의 해명

위메이드가 밝힌 위믹스 공급량과 관련해 공시에 차이가 있었던 이유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위믹스 생태계가 확장을 위해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하게 되면서, 계약 체결 시 협력 모델의 목적이나 형태에 맞게 불가피하게 일정 물량의 위믹스가 추가로 공급되는 경우가 있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 위믹스는 거래소에 예상 유통량 공지를 게시하면서 ▲해당 디지털 자산 유통계획 자료는 향후 사업 및 블록체인 산업 환경 변화에 변동될 수 있다 ▲변동이 생길 경우, 명확한 수치 공개를 통해 정확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겠다는 점을 미리 고지한 바 있다. 예상 수치에 맞는 정확한 운영도 중요하지만, 무조건적으로 얽매이는 것보다 생태계 유동성에 맞게 위믹스를 사용하겠다는 의도다.

그런 조건에서 초과로 유통량이 발생한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위메이드 지난 20일 위믹스 메인넷 위믹스 3.0이 출시됨에 따라 메인넷의 각종 서비스를 위한 유동성 풀 공급에 2500만 위믹스가 사용됐고, 마케팅 및 위믹스 생태계 파트너들에 대한 투자 등으로 1165만 위믹스가 사용됐다.

또, 지난 1월부터 시장 통화 유동화를 중단한 상태임을 근거로 들며 ▲위믹스 직접 투자 ▲위믹스 담보 대출 등의 방식으로 자금을 확보하고 생태계 투자를 진행하기 위해 리저브 지갑에서 6400만개의 위믹스를 이체했고, 그중 3580만 위믹스를 위믹스달러 담보금 마련을 위해 디파이 프로토콜 코코아 파이낸스에 예치했다. 나머지 위믹스는 콜드 월렛에 보관하고 있으며, 이는 유통량에 포함되지 않는 물량이라고 말했다.

위믹스 측은 “예치되어 있는 물량은 시장에 유통되는 것이 아니므로 유통량 산정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초반에는 해당 물량 만큼의 예상 유통량과 차이가 있다고 인지하지 못했다”면서도 “이와 거래소와의 의견차가 있음을 확인했고 이를 유통량으로 보아야 한다는 거래소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지난 25일 코인마켓캡 수치를 업데이트했고 그 결과로 총 3억1842만개 위믹스 유통량이 업데이트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분기별 보고를 진행하다보니 보고서 게시와 실시간 유통량 간에 일부 시간차가 존재할 수 있고, 물량 이동에 대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코인마켓캡의 유통량 업데이트와 거래소와의 유기적인 커뮤니케이션에 다소 미흡함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위메이드가 게시한 3분기(7월~9월) 보고서는 지난 26일 발표됐다. 이에 25일에서 30일이라는 시간차가 존재했다.

앞으로의 대응책에 대해선 ▲제3의 커스터디(가상자산 수탁) 업체 수탁해 유통량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겠다▲예상 유통량 업데이트 하겠다▲투자 등 유통량을 늘리는 모든 행위에 대해 실행 전에 공시하겠다 ▲분기보고서 뿐만 아니라 유통량 수시공지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못마땅한 위믹스 홀더들

그러나 이에 대해 위믹스 홀더들은 “기다렸던 보완책과는 다른 입장”이라며 “바이백을 통해 유통 물량을 기존에 공시한 유통 물량에 맞춰야 한다”고 말한다. 위믹스 물량을 거래소를 통해 사들이는 것이 최소한의 대응책이라는 것이다.

지난 7월 유의종목으로 지정된 ‘무비블록’이 초과 유통된 마케팅 물량에 대한 바이백(buyback, 재단이 코인을 사들이는 행위)을 통해 지정 해제된 것이 그 예다.

이에 대해 위메이드 관계자는 “정확한 결정 사안을 전달받지 못해 답변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코코아파이낸스에 예치된 위믹스가 청산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위믹스 팀은 24시간 모니터링하며 해당 담보가 청산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며 “위믹스 달러의 가치가 잘 유지되고 있는 현재, 벌써부터 청산 걱정을 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31일 오후 6시 36분 위믹스의 가격은 전날 대비 10.98% 떨어진 1789원에 거래되고 있다.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받기 전까지는 27일 2500원대 수준이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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