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상장 앞둔 뱅크웨어글로벌 “코어뱅킹, 이젠 SaaS로”
“코어뱅킹 시스템 클라우드 도입, 멀지 않았다” 약 2년 전 인터뷰를 했을 때 자신만만한 그의 전망에 대해 반신반의했다. 기술 변화 흐름상 맞는 얘기지만, 보수적인 국내 은행권에서 코어뱅킹 시스템에 클라우드를 과연 도입할지 의문이 있었다. 그러던 그가 이번엔 금융권의 코어뱅킹 시스템이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로 흘러갈 것이라고 말한다.
약 2년 만에 만난 뱅크웨어글로벌의 이은중 대표는 이렇게 전망했다. 보통 금융권의 코어뱅킹 시스템은 기술의 발전을 따라가는데, 최근 동향을 보면 향후 SaaS를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규모가 작은 곳에서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실제로 뱅크웨어글로벌의 동남아시아 고객군을 중심으로 이런 수요가 생기고 있다.
뱅크웨어글로벌은 코어뱅킹 시스템을 개발해 이를 고객사에게 구축하고 있다. 국내 저축은행, 인터넷은행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권 은행, 인터넷은행에 코어뱅킹 시스템을 공급,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코어뱅킹 시스템으로 시장에서 승부를 볼 계획이다.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뱅크웨어글로벌은 상장(IPO)을 추진한다. 얼마 전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도 통과했다. IBM 출신 인력들이 합심해 지난 2010년 출범한 뱅크웨어글로벌이 상장 후 국내외 시장을 어떻게 공략할지, 코어뱅킹 시스템의 동향은 어떤지 등 이은중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2년 만이다. 당시 국내 금융권 코어뱅킹 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을 전망했는데 실제로 금융권에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이나 신한은행 등이 이미 착수했거나 검토 중이다. 당시 이런 전망을 할 수 있었던 근거는 무엇인가?
은행의 IT시스템은 서버에 따라 발전한다. 금융권 서버는 메인프레임, 유닉스, 리눅스 순으로 바뀌었고 결국 리눅스가 나오면서 클라우드 전환이 이뤄졌다. 해외에서도 클라우드 기반의 코어뱅킹 솔루션을 활용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어서 국내도 이런 방향으로 바뀔 것이라고 봤다.
또 상대적으로 국내 금융권이 해외보다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데 적극적인 편이다. 여기에 한 곳에서 새로운 시스템으로 바꾸면 전체적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앞으로 코어뱅킹 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고객사에서 코어뱅킹 클라우드 전환에 대한 관심이 많은지?
그렇다. 클라우드로 전환했을 때 어떤 아키텍처가 될지, 어떤 순서로 가야하는지 고민을 하는 것 같다. 은행은 계정계(코어뱅킹), 정보계, 채널계 등 다양한 시스템이 있는데 새로운 기술이 나왔을 때 어디에 먼저 적용해볼지 고민한다. 그런 다음 실제로 써보고 문제가 없는지 평가를 하는데, 이미 클라우드에 대한 평가는 끝이 났다.
클라우드가 자사 IT에 도움이 되고 결국 도입을 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도입을 위해서는 아키텍처에 변화를 줘야 하고 인력도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의 고민을 하고 있다.
사실 이런 과정과 상황은 예전에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 전환할 때도 비슷했다. 당시 금융권에선 메인프레임보다 유닉스가 더 경제적인 건 인지하고 있었으나, 이게 정말 대량의 거래를 안정적으로 처리해줄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과 고민이 많았다. 결국 금융권은 유닉스를 정보계에 먼저 도입해보고 최종적으로 코어뱅킹에 도입을 했다. 이런 측면에서 클라우드도 마찬가지다.
대상만 바뀌었을 뿐 새로운 기술에 대한 반응이나 분위기는 비슷한 것 같다. 해외에서도 그런가?
실제로 상위권에 속한 글로벌 금융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보면 클라우드가 추세긴하다. 스위스의 테미노스나 독일의 만부 등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받는 회사들은 주로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를 서비스하는 회사다. 이런 흐름에 맞춰 뱅크웨어글로벌도 SaaS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코어뱅킹 시스템을 SaaS 서비스로 만든다는 것인가?
그렇다. SaaS를 쓴다는 것은 독자적인 시스템을 쓴다는 것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서비스를 쓴다는 것이다. 자사 입장에선 충분한 연구개발비로 양질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고객 입장에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동아시아 금융권 중에서도 지점이 많지 않은 저축은행이나, 지방은행 등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저축은행을 예로 들면 통합시스템을 제공하는 저축은행중앙회가 일종의 SaaS 역할을 한다. IT시스템이 낙후됐으나 규모가 작아 투자를 많이 하지 못하는 곳을 공략할 계획이다.
다시 회사 얘기로 돌아오면, 현재 회사에서 제공하고 있는 코어뱅킹 솔루션은 어떤 것인가?
자사에서 개발한 코어뱅킹 솔루션은 크게 세 구조로 이뤄졌다. 가장 아래에 있는 기술 기반 플랫폼은 애플리케이션을 설계, 개발, 운영, 모니터링을 하는 컴포넌트와 대내외 시스템을 담당하는 컴포넌트로 이뤄졌다. 이 플랫폼은 금융이든 공공이든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다.
그 위에는 금융기관용 공통 컴포넌트가 있다. 고객정보 관리, 상품정보 관리 등의 기능을 한다.
마지막으로 제일 위에는 업무 프로세스에 맞춰 시스템을 구축하는 형태다. 수신, 개인대출, 기업대출 등 업무처리가 다른 것은 별도로 만든다. 이렇게 세 구조를 하나로 합쳐 인터넷은행, 캐피탈, 해외 마이크로 파이낸스별로 패키지를 구성해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다.
고객사는 어디가 있는지?
국내외 시중은행, 저축은행, 캐피탈사, 인터넷은행 등 다양하다. KB국민카드, 하나카드에 할부리스 솔루션, 케이뱅크의 코어뱅킹 솔루션, 라인뱅크 타이완, 라인뱅크 재팬, 필리핀 BPI금융그룹의 BPI방코, 중국 지리자동차의 금융사, 일본 신용카드사 등에 코어뱅킹 솔루션을 공급,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고객사가 많은 비결은 무엇인지?
자사 솔루션이 유연한 편이다. 고객의 요구사항을 수용하기 좋은 구조라는 뜻이다. 실제로, 다른 코어뱅킹 솔루션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요구사항 반영이 안되어서 저희에게 요청 온 경우가 많다. 이런 면에서 고객사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유연성과 빠른 대응이 강점이다.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지금 어디까지 준비됐는지?
지난달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를 통과했다. 이제 주관사와 협의해 일정을 정하면 된다. 시기는 내년 안으로 보고 있다.
상장 이후 회사의 전략은 무엇인지?
지금까지도 그래왔듯, 앞으로도 코어뱅킹으로 승부를 볼 것이다. 최근엔 전통적 금융기관 외에도 새로운 수요가 많이 생기고 있다. 빅테크, 핀테크 기업들이 금융업에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임베디드 뱅킹’이라고 해서 모든 산업군에서 기본적으로 금융을 가져가려는 추세다. 대기업, 게임사 등 자사 시스템, 서비스 안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 한다.
따라서 솔루션 판매처가 다양해지고 있다. 그동안의 노하우를 활용해 고객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솔루션을 공급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금융소프트웨어 기업 탑5 안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장 후 좋은 소식 들려왔으면 좋겠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