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스법 덕보고 美 투자 속도 내는 마이크론⋅인텔

미국 메모리 반도체업체 마이크론(Micron)이 아이다호주 보이스에 150억달러(약 20조6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신설한다. 해당 공장은 2025년에 가동 예정인데, 이후 마이크론은 또 다른 새 공장을 건설하겠다고도 예고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12일(이하 현지시각) 마이크론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도입한 반도체 공장을 신설할 것이며, 새로운 생산라인을 통해 회사가 제공하는 D램의 40%를 해당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데이터센터, AI, 5G 등 데이터 중심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메모리를 찾는 곳도 늘어나고 있는데, 이 수요를 미국에서 충족하겠다는 것이다.

마이크론 측은 “이번 공장은 20년만에 미국에 건설되는 새로운 메모리 반도체 공장”이라며 “2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일에는 인텔도 오하이오주에서 반도체 공장 착공식을 진행했다. 팻 겔싱어(Pat Gelsinger) 인텔 CEO는 “오하이오 공장을 통해 취임 초기부터 강조한 IDM 2.0 전략을 지속하고, 파운드리 경쟁력을 강화해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도 반도체 공급망을 안정화하겠다”고 밝혔다.

원래 인텔은 지난 7월 오하이오주에 200억달러(약 27조4940억원) 규모의 생산라인을 건설하겠다고 밝혔지만, 착공을 미뤄 왔다. 미국 반도체 지원법(CHIPS Acts) 통과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마이크론, 인텔 등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은 바이든 행정부 초기에 미국 내 투자를 적극적으로 단행하겠다는 의사를 표해 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 공장에 대한 세제 혜택을 파격적으로 지원할 것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안이 오랜 기간 의회에 계류되면서, 해당 기업은 미국 투자를 미루고 유럽 시장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인텔은 7월 착공하기로 했던 오하이오주 반도체 공장 설립 일정을 미뤘고, 마이크론을 비롯한 미국 반도체 기업은 의회에 조속한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오랜 계류 끝에 미국 의회는 520억달러(약 68조원) 규모의 반도체 지원법을 통과시켰고, 8월 9일 바이든 대통령이 칩스법에 최종 서명했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미국 내 반도체 생산라인을 건설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은 세제 혜택을 받는다. 이 혜택을 받기 위해 주요 반도체 기업은 그간 미뤄온 미국 투자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 붙였다.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것이 무리일 수 있다고 보지만, 업계에서는 다르게 보는 분위기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반도체 시장이 하락사이클을 타고 있지만, 2~3년 안에는 반등할 전망”이라며 “추후 호황이 찾아왔을 때 이득을 더 많이 보기 위해서는 이 시점에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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