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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투자 빙하기에 투자유치 성공한 트렌비의 비결은? (Feat. 세이프(SAFE)투자)

명품 이커머스 플랫폼 트렌비가 지난달 350억원 규모 시리즈 D 투자를 유치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요즘이 어떤 때인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스타트업 투자 시장은 그야말로 꽁꽁 얼어붙었다. 투자에 목마른 스타트업들은 패닉 상태다.

이런 와중에 대규모 투자 유치를 이끌어 내다니, 흥미가 안 생길 수가 없다. 다들 고통받는 이 때에 무슨 비법이 있길래 350억이나 투자를 받았을까. 트렌비 박경훈 대표에게 이번 투자 유치의 비하인드와 사업 현황,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었다.

트렌비 박경훈 대표 (출처.트렌비)

트렌비에 대해 소개해달라

트렌비는 전세계 리테일러의 명품을 중고부터 신상까지 한 자리에서 구입하고 판매할 수 있는 명품 플랫폼이다. 지난 2017년에 한국에 서비스를 출시했다. 명품 플랫폼 중 가장 늦게 시작했지만 가장 빠르게 성장을 이루고 있는 서비스다.

 

지금 명품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어떤 사업을 하나

저희 사업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번째는 해외 파트너들이 입점하고 저희가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풀필먼트라고 하면 유럽에 있는 백화점, 부티크가 직접 물건을 보내지 않고 저희 측 해외 물류센터로 물건을 전달해주면 저희가 트렌비 패키징을 통해 고객에게 상품을 보내는 서비스다. 트렌비 내부 전문 검수 인력을 통해 빠르게 검수를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트렌비만이 가지고 있는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파트너십 서비스다. 다른 회사들도 하는 방식으로, 국내 병행수입 사업자들이 입점해서 판매하는 서비스다. 마켓플레이스처럼 운영한다. 

세번째는 C2C(개인간판매) 서비스다. 저희 플랫폼 내에는 중고부터 신상까지, 리세일로 판매되는 물건이 굉장히 많다.

판매는 두 종류로 나뉜다. 첫번째는 고객분들이 쓰던 제품을 맡기면 저희가 합리적인 가격을 측정해 판매하거나 본인이 직접 올리고 판매하는 서비스다. 개인이 시장 내 희귀성이 높은 새 상품을 직접 가격을 매기고 플랫폼에 업로드해 판매하는 서비스도 있다.

 

사람들이 사용했던 제품을 믿을 수 있나

맞다. 그래서 저희가 일반적으로 등급을 측정한다. 또한 중고거래에서 가장 위험한게 가품이냐 아니냐 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그런 부분을 저희가 중간에서 다 조정하고 객관적으로 등급을 매겨서 상품을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마켓플레이스 방식으로 운영한다면 정가품 문제에 대해 위험도가 높아진다. 트렌비가 가지는 차별점이 있나

저희는 정품 검수시스템을 2년 전부터 준비했다. 또한 저희는 플랫폼 내에 아무 업체나 들이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사업자 등록증만 있다면 명품 플랫폼 내 입점해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저희는 직접 감정사가 방문해서 업체 평가를 한다. 저희의 검수를 통과해야 등록 가능하다. 

또한 저희가 10월달에 오픈할 예정인 서비스도 있다. NFT를 통해 소싱처부터 유통과정, 상품상태, 배송과정까지 기록하는 서비스다. 저희가 직접 전 과정을 기록한 NFT 인증서를 제공해드릴 예정이다. 병행수입상품까지 포함한다. 또한 저희는 현재 무료 배송, 1년 무상 A/S, 무료 정품 감정 서비스를 제공한다. 저희는 전 상품을 검수해서 보내드리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고가의 상품일수록 한 번이라도 더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이 때 배송이 1, 2일 더 걸리더라도 저희가 검수를 대신 진행한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지난 2년 동안 검수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전문 검수 인력이 40명으로 늘어났다. 감정사분들을 통해 가품 데이터를 내부에서 계속 쌓아온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검수를 직접하는 건 비용이 많이 든다. 부담감은 없는가

저희는 일종의 투자라고 생각한다. 저희는 가품 없는 세상을 만들려면 직접 검수를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현재 저희의 검수인력이 많아보일 수 있다. 그런데 저희는 검수를 데이터화하고 있다. 검수 과정을 자동화까지 한다면 인력에 대한 부담은 조금 줄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 

 

올해 초 풀필먼트를 확장한다고 들었다. 이외 새롭게 도입한 부분이 있는가

개인간거래 서비스다. 저희가 기존에는 위탁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올해  개인간거래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고객이 직접 가격을 등록할 수 있고 위탁도 할 수 있게 되었다. 고객분들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해드릴 수 있다. 

두번째로는 배송 서비스다. 저희는 올해 들어 배송의 질과 고객 만족을 위해 배송 서비스를 계속 강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저희가 포장 패키지에 이너박스를 도입해 개선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프리미엄 패키지다. 또한 외부 풀필먼트 서비스 경우, 저희가 더 전문화할 수 있는 업체들을 선정하면서 사업을 다각화하고자 시도했다. 

 

최근 딜로이트 컨설팅 코리아로부터 컨설팅을 받았다. 중점적으로 조언 받은 부분이 무엇인가. 

저희가 해외 지사가 많고 재고가 많이 운영되다보니 내부 통제에 대한 부분이 가장 중요했다. 예를 들어 자금 흐름 프로세스는 어떻게 가져가야할지, 재고에 대한 실사나 위험성 리스크를 고려했을 때, 어떤 시스템을 통해 운영해야 할지를 중점적으로 컨설팅 받았다. 

 

이커머스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350억원의 신규 투자를 받았다. 올해 손익분기점(BEP) 달성 예정인 점과 세이프(SAFE) 투자가 비결이라고 밝혔다. 세이프 투자란 어떤 것인가

세이프(SAFE)는  ‘Simple Agreement for Future Equity’의 약자다. 초기 기업의 기업가치를 정하지 않고 투자자가 먼저 돈을 투자하는 방식이다. 이후 기업가치를 정하는 투자가 이루어지면 SAFE를 통해 투자한 투자자의 지분율과 조건이 정해진다. 일명 조건부 지분인수라고 한다. 다른 투자계약보다 상대적으로 지분 희석 우려가 낮고 투자자는 적정 기업가치 추정에 대한 부담완화로 신속한 투자가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방식이다. 실리콘밸리 경우 초기 기업 70%가 세이프 투자를 통해 투자 받는다. VC들도 미국에서만 주로 많이 했다. 국내에서 잘 사용하지 않았던 이유는 제도적으로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자분들께서 제도 완화로 세이프 투자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세이프 투자는 최근 국내에서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350억원 규모의 이번 D라운드 투자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졌나

350억원 중 200억원은 올해 초 기업가치와 밸류에이션을 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세이프 투자로 진행했다. 그리고 최근 2022년 8월 후속 150억원이 확정되면서 지분 가치와 계약 조건이 정해져 선제적으로 투자한 200억원이 모두 우선주로 전환돼 D라운드 투자를 마무리했다.

 

투자처에서 먼저 연락하는 등 투자자들이 트렌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 같다. 어떤 부분이 높게 평가 받았는가

우선 먼저 연락주신 투자자 경우, 트렌비가 리세일 등 명품 시장 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한 부분이 있고 서비스 측면에서 완성도가 높다고 판단이 드셨던 것 같다. 또한 성장세에 대한 기대가 가장 컸던 것 같다. 저희는 매년 2-3배 성장했고 투자자들은 트렌비가 이 성장세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기업이라고 생각하셨기 때문에 투자하셨다.

 

정말 투자계의 혹한기라고 할 수 있는 요즘이다. 이런 시기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는가

혹한기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세이프 투자를 진행했다. 당시 트렌비는 1000억 이상을 투자 받을 계획이었다. 기업 가치를 더 높게 평가 받을 수 있는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시장 내 기업 가치가 하락하면서 투자를 많이 받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필요한 돈을 받자 해서 8월에 150억원을 받은거다. 그래서 앞서 계약한 200억원, 그리고 150억원을 합쳐 이번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3월 시리즈C 투자로 누적 투자금 400억원을 달성했고 올해 8월 350억원 규모의 시리즈D 세이프 투자 유치를 완료해 총 750억원 투자 유치를 달성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일까.

저희가 기획하고 있는 부분은 여러 가지다. 최우선적으로 고객 만족도 상승을 위한 서비스 강화에 주력한다. 현재 명품 플랫폼 업계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트렌비는 무료 정가품 감정, 전상품 무료배성, 무상 AS 등 고객 혜택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중고명품 리셀 서비스 ‘프리미엄 정품리셀’ 사업을 확장하고 서비스 또한 개선할 계획이다. 

또한 하이엔드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으로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명품이라는 카테고리에 한정되지 않고 라이프 스타일 전반을 다루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저희는 서비스 영역을 명품 패션에서 문화, 콘텐츠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저희가 올해 초부터 사업 비전을 좀 더 멀리 내다보고자 했다. 과거 트렌비는 전세계 명품을 최저가로 찾는 것이었는데 그 다음 비전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저희가 기업가치 1조 유니콘으로 끝날 것이 아니고 더 큰 비전을 바라보고자 한다. 그래서 더 큰 영역을 보려고 했다. 그래서 트렌비는 명품 영역을 넘어서 하이엔드 라이프 플랫폼을 지향하고자 한다. 

이 때 하이엔드는 단순히 고가의 상품, 객단가가 높은 상품에 한정되지 않고 취미 생활 등 일상에서 높은 가치를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 전반을 의미한다.

그런데 고객들이 하이엔드라는 좋은 경험을 하고 싶을 때, 떠올릴 수 있는 플랫폼들이 사실상 없다. 버티컬로 있을 수는 있어도 일상 전반에 걸친 경험은 어렵다. 좋은 곳에 가는 경험, 좋은 음식을 먹는 경험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 없는 셈이다. 플렉스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의 어려움이기도 하다. 그래서 저희는 고객들의 이러한 불편을 트렌비를 통해 해소할 수 있는 비전을 전사가 고민하고 확장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문화, 콘텐츠로의 확장을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이 때 콘텐츠는 어떤 것인가 

저희가 하이엔드라는 가치를 전할 수 있는 것이 첫번째다. 저희는 하이엔드가 가격적인 문제 뿐 아니라 일상 전반에서 삶의 가치와 만족을 높이는 가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커머스의 역할이 단순히 사고 파는 문제만 하다보면 고객들은 사야 할 이유가 약해진다. 그래서 저희가 플랫폼 변모 이전에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해 고객의 삶이 어떻게 변화할 수 있을지는 보여드리고자 한다.

가장 중요한 건 명품 뿐 아니라 외식, 문화, 액티비티 등까지 카테고리 확장을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좋은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활동을 보여주는 일도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논의해 콘텐츠를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올해 목표가 있나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저희는 하이엔드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으로 가기 위한 준비를 할 예정이다. 콘텐츠, 조직 구성 등을 준비하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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