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엔 카드사 앱을 키면 ‘로딩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수십 초가 지나서야 화면이 나왔다. 느린 속도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메뉴는 어지럽게 늘어져있어, 필요한 서비스를 찾는데 종종 애를 먹었다. 또 공인인증서를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해 불편함은 더 컸다.

이랬던 카드사 앱이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운영해 온 기존 앱을 새롭게 선보인 간편결제 앱으로 통합하고 있다. 핀테크 서비스처럼 쉽고 간결하게 만든 것이 공통된 특징이다. 여기에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와 생활 서비스를 더해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고도화하는 것이 카드업계의 공통된 전략이다.

하나카드는 지난달 31일부로 하나카드 앱을 종료하고, 이번 달 1일부터 기존 서비스를 ‘원큐페이’ 앱에 통합해 서비스하고 있다. 지출내역, 금융일정 관리 등의 자산관리 기능이 핵심 서비스다.

신한카드는 오는 10월 27일, 기존 신한카드 앱을 종료하고 ‘신한플레이’로 통합한다. 신한플레이는 결제, 뱅킹, 자산관리, 멤버십, 신분증, 인증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국민카드는 KB페이를 중심으로 통합 앱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우리금융그룹과 통합 간편결제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삼성카드는 지난 4월 삼성의 금융계열사와 함께 통합금융 플랫폼 모니모를 선보였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의 거래현황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다.

왼쪽부터 모니모, 하나원큐 서비스 화면

공통적으로, 카드사들이 새롭게 선보이거나 준비한 앱은 핀테크처럼 간결한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경험(UX)에 초점을 맞췄다. 서비스 메뉴나 디자인을 단순하게 만들어 사용자가 쉽게 서비스를 쓸 수 있도록 했다. 과거에 복잡했던 메뉴구성을 단순하게 만들었다. 자산현황, 자산관리, 상품추천 등이 공통 메뉴다.

재미 요소도 더했다. 모니모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을 활용해 자산증식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벤트에 참가해 받을 수 있는 젤리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인 모니머니로 교환할 수 있다. 국민카드는 KB페이에서 카페 등에서 주문을 할 수 있는 스마트오더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원큐페이에서 운세를 서비스 중이다.

인증은 토스, 네이버 등 간편결제 사업자의 인증서를 활용하고 있다. 사용자 입장에선 기존 공인인증서 대비 빠르고 편하게 인증을 할 수 있다.

카드사들이 자체 앱을 통합하는 것은 금융사의 디지털전환(DT)의 일환이다. 앱에서도 엿볼 수 있듯 경쟁사는 핀테크 서비스다. 핀테크 업체들이 종합 금융앱을 지향하면서 금융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자산관리 서비스를 통해 카드사용 지출내역 등을 보여주고 있다.

점점 카드 소비자들이 핀테크 서비스에 의존하기 시작하면서 카드사들은 자칫하면 상품공급자로만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고도화는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경쟁 요건”이라며 “사용자가 자주 쓸 수 있는 앱이 되기 위해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지향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전했다.


지금까지는 새로운 플랫폼을 만드는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숙제다. 핀테크와의 차별점을 만들어야 자체 앱을 찾는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서비스 개발 시 아무래도 핀테크 사례를 참고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지금 유사하게 서비스를 만들었다면, 앞으론 카드사만의 차별화를 찾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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