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수출 규제…중국 자체 칩 개발하나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에 대중국 제품 판매 규제를 강화한다. 엔비디아 제품이 중국군에 사용될 위험을 줄이겠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조치로 엔비디아 주가가 하락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중국이 데이터센터용 칩도 자체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추측한다.

로이터통신, CNBC 등 외신은 8월31일(현지시각) 엔비디아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미국 정부가 자사 제품이 중국군에 사용될 위험을 줄이기 위해 홍콩을 포함한 향후 대중국 수출에 대한 새로운 라이선스 요건을 제시했다”는 내용이 담긴 서류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새로운 라이선스를 받아야 하는 품목은 A100, H100 등 엔터프라이즈용 AI 인프라 시스템인 DGX 제품군이다.

해당 보도 이후, 엔비디아의 주가는 4% 가량 하락했다. 추후 엔비디아의 매출 하락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의 중국 지역 매출은 전체의 24~29%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중 이번 규제 대상인 데이터센터⋅엔터프라이즈용 GPU 부문 매출 비중은 10%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와 관련해 엔비디아는 “중국 내 고객과 협력해 제재 대상이 아닌 대체 제품으로 수요를 충족하겠다”면서 “대체품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에는 라이선스를 요청해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미국 정부의 지침을 따르는 한편, 중국 매출도 챙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 규제 강화로 엔비디아도 타격을 입지만, 중국 산업에 더 많은 피해가 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육성하고 있는 인공지능, 로봇, 자율주행 등 기술 산업에는 데이터센터가 필요한데, 그간 중국이 데이터센터용 칩을 엔비디아로부터 공급받았기 때문이다.

한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전문가는 “엔비디아는 중국에 규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제품을 수출하거나 새로운 고객사를 유치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관리할 방법이 있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면서 “현재 중국은 자율주행, 인공지능 등 기술산업을 키우기 위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데, 해당 산업 전반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도 미국 제재로 인해 언제든 반도체 수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을 인지하는 분위기다. 중국 내 경제 전문가 사이에서는 “미중 갈등으로 중국이 반도체 부문에서 다른 국가와 협업하기에 많은 제약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중국은 데이터센터용 자체 칩 개발에 나설 전망이다. 그 중 최근 중국 내에서 주목하고 있는 기업은 GPU업체 ‘비런(Biren)’이다. 중국 매체에서도 “비런 GPU가 엔비디아 A100보다 더 높은 성능을 기록했다”며 홍보하는 중이다. 중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미국 없이 잘 살 수 있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가 팹리스의 중국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미중 관계는 더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중국 반도체 산업 제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당시부터 이어져 왔으나,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반도체 공급망이 불안정해지면서 미국 정부는 암암리에 자국 반도체 기업의 대중국 수출을 허용해 왔다.

하지만 지금은 그 결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언급한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전문가는 “최근 미국이 반도체 산업 강화와 중국 제재를 위해 반도체 지원법(칩스법)을 발의하고,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와 칩 4(Chip 4) 동맹을 맺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모두 중국 제재를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양국 간 갈등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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