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핵심 시스템인 코어뱅킹(계정계)의 클라우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계정계는 여신, 수신 등 고객과 직접적인 금융거래를 담당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민감한 정보가 담긴 만큼 불과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계정계의 클라우드 전환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국내에서 계정계 클라우드 전환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은 작년부터다. 대표적으로 KB국민은행이 코어뱅킹 현대화 사업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한 것이 시발점이다. 시중은행 중에서 유일하게 메인프레임을 쓰고 있는 국민은행은 전체 시스템 전환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 중 코어뱅킹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계정계 시스템에 KB금융그룹에서 운영 중인 프라이빗 클라우드인 ‘KB원클라우드’를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국민은행은 시스템을 한 번에 바꾸는 것이 아닌 점진적, 단계적으로 전환한다. 따라서 당분간 메인프레임 기반의 계정계를 병행 운영할 계획이다. 이때 국민은행은 자체 개발에 나선다.

국민은행은 지난 6월부터 사업에 착수했다. 시스템 구축 완료 시기는 2년에서 최대 4년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어뱅킹의 클라우드 전환을 통해 신기술, 신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국민은행 측은 기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차세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통해 코어뱅킹의 일부를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전환한다. 그 중에서도 실질적으로 자금이 움직이는 곳으로, 여신·수신 등 돈과 관련된 업무를 말한다. 하나은행은 차세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크게 두 단계로 운영할 계획인데, 계정성 업무 클라우드 전환은 2단계에서 이뤄진다.

1단계로 마케팅·데이터, 채널·영업환경 개선, 인프라 역량을 구축한 뒤 비즈니스 환경 변화와 사업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다음, 계정성 업무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전환을 검토한다는 것이 은행 측의 설명이다. 하나은행은 외주와 내부 개발을 병행한다.

차세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신한은행도 코어뱅킹 클라우드 전환을 검토한다. 이 사업을 통해 신한은행은 계정계 이외 분야를 퍼블릭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있다. 이후 시스템 안정성 등을 확인하면 코어뱅킹 클라우드 전환을 검토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측은 “차세대 프로젝트를 통해 클라우드 기반 구축을 하고 있다”며 “클라우드 기반 구축 후 계정계 클라우드 전환 여부는 추후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은행의 코어뱅킹 클라우드 전환은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이 아니다. 금융, 비중요 업무의 클라우드 전환을 해본 뒤 안정성과 이점을 확인하고 이뤄진 결정이다. 이은중 뱅크웨어글로벌 사장은 “가장 민감하고 복잡한 코어뱅킹 시스템은 클라우드 테스트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내부 직원용 시스템, 고객정보가 없는 시스템에 먼저 적용하고 기술을 검증한 뒤 코어뱅킹 클라우드 전환으로 가는 로드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 시스템 중에서 코어뱅킹 비중이 크다보니 장기적으로는 전환해야겠다고 계획을 세운 것”이라며 “그 중 (IT변화에 대한 수용이) 빠른 은행은 계정계 클라우드 전환에 나선 것”라고 전했다.


해외에선 이미 코어뱅킹 클라우드 전환이 이뤄지고 운영이 되고 있다. 중국의 앤트파이낸셜 산하 인터넷은행인 마이뱅크의 코어뱅킹 시스템은 알리바바 클라우드 위에서 구동되고 있다. 미얀마의 JL그룹의 페이먼트 서비스의 코어뱅킹 시스템도 클라우드로 구축했다. 필리핀의 온라인 은행인 뱅코(Banko)도 마찬가지다.

이은중 사장은 “코어뱅킹 클라우드 전환 사례는 해외에 많이 있다”며 “국내보다 상대적으로 (금융 IT시스템에 대한) 규제가 적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심지어 해외에는 코어뱅킹 시스템을 완전히 아웃소싱 하는 금융사도 꽤 있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