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으로 인해 가로막혔던 핀테크의 예금, 보험, 개인간개인(P2P)금융 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해당 내용을 금융규제샌드박스로 허용해줄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오는 9월 신청을 받아 10월 중으로 심사를 통해 승인할 예정이다.

그러나 규제샌드박스 지정을 원했던 핀테크·인슈어테크 업계는 덤덤한 반응이다. 사실상 금소법 시행 이전과 달라지는 것이 없는데다가, 이미 서비스 중단으로 인해 몇몇 업체는 출혈이 생겼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9월 금소법이 시행되면서 일부 핀테크, 인슈어테크 업체는 금융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금소법은 금융 서비스를 하는 기업이 관련 법적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때까지 핀테크, 인슈어테크 기업은 자회사를 통해 보험대리점(GA) 서비스를 해왔는데, 금소법에서 모회사도 GA자격을 취득해야 하는 의무가 생겼다.

그 결과, 카카오페이와 보맵 등은 지난해 9월 이후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중단했다. 다행히 카카오페이와 인슈어테크기업 해빗팩토리(시그널플래너) 등은 서비스에 ‘자회사 서비스’임을 명확하게 밝히면서 이를 해소했으나, 보맵은 현재진행형이다. 금소법 이후 경영난을 겪고 있는 보맵은 서비스를 중단했다.

다른 인슈어테크 업계도 자회사인 보험대리점(GA) 서비스의 화면을 개편했지만, 사용자인터페이스(UI)·사용자경험(UX) 측면에선 전보다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이에 지난해 9월 이후 인슈어테크 업계는 금융당국에 보험상품 비교·추천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금융당국은 관련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투자유치가 어려워 경영난을 겪은 보맵은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 보맵의 인력은 지난해 80명대에서 올해 10명대로 대폭 줄었다. 다른 인슈어테크 기업은 신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아울러, 토스와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금소법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법)으로 인해 P2P금융상품 중개를 중단했다. 온투법에서는 온투업자가 다른 업자에게 계약중개를 위탁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에 카카오페이를 포함해, 토스, 핀크 등은 P2P금융중개 서비스를 접었다.

이에 대한 피해는 P2P금융 서비스 업체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온투업체 피플펀드에 따르면, 회사는 금소법 시행 전 40만명의 투자자를 모집했다. 그 중 32만명이 카카오페이를 통해 유입됐다. 현재는 금소법 등으로 카카오페이 투자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타까운 점은 이번 금융당국의 허용에도 불구하고 핀테크 업계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한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P2P금융 서비스 중개 계획에 대해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고 서비스 재개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는 “당국의 이번 발표 내용을 토대로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전했으며, 토스는 “금융 가이드 부합하는 보험 서비스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핀테크 업계는 이번 금융당국의 금융규제샌드박스 시행 계획에 대해 안도감과 아쉬움을 동시에 표했다. 한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아쉬운 점은 더 진전된 것 없이 금소법 적용 이전으로 돌아간 것”이라며 “물론 멈춰있던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인슈어테크 업계 관계자는 “금융규제샌드박스 신청을 할 계획”이라며 “그러나 그동안 서비스를 제대로 해오지 못해서 회사에 어려움이 생겼는데, 앞으로 경쟁사보다 더 세련되고 혁신적이게 서비스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당국의 결정이 내려지기 약 2주전, 당국은 업체들을 모아 회의를 진행했다”며 “이렇게 빠르고 간단하게 될 일이 왜 1년이 넘어서야 결정이 됐는지 그저 아쉬울 따름”이라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9월 금융규제샌드박스 신청을 받아 10월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주요 핀테크, 인슈어테크 업체들은 당국의 세부내용을 살펴보고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