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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리뷰] 통신사들이 e심 도입 최대한 늦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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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종철의 까다로운 리뷰. 오늘은 eSIM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한 폰 두번호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데요. eSIM으로 번호 하나만 써도 됩니다.

자, 저는 eSIM을 2018년에 써봤습니다. 2018년에 라스베가스에 출장을 갔었는데요. 이 라스베가스는 eSIM 가능 지역이고요. 한식이 맛있습니다. 저는 사실 동료가 이상한 걸 주문해서 호박전 같은 퀘사디아 먹었고요. 숙소 예약을 잘못해서 사막 한 가운데 있는 집에서 잤습니다.

하여튼 이때 eSIM을 쓸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아이폰이 XS, XR부터 eSIM을 지원했기 때문이죠. 라스베가스 공항에 내리자 마자 eSIM을 다운받았습니다.

라스베가스 특징이 공항에 내리자 마자 슬롯머신이 있어요. 공항부터 한번 땡겨라 이런 건데 슬롯머신도 영어 잘해야 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땡기진 못하고 SIM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미국 통신사 데이터를 쓰면서 한국에서 오는 전화도 받아야 하는 지옥 같은 생활을 했죠.

자, eSIM. 원리는 간단합니다. 여러분 USIM을 꽂아도 처음에 폰이 안되죠? 통신사 프로파일을 받아야 하기 떄문입니다. 통신사에 폰이 어떻게 접속하는지 설정하는 거고요. 그런데 이걸 USIM이 아니라 별도의 부품에 받는 게 eSIM입니다. eSIM 지원 폰은 이렇게 아주 작은 별도의 부품을 쓰죠. 여기에 다운받는 겁니다. 안에 부품이 있다고 해서 embedded SIM이고요. 줄여서 eSIM이죠. 나중에는 프로세서에 직접 받는 iSIM도 보편화될 겁니다. 이 iSIM은 쓰는 방법은 eSIM과 똑같습니다.

다운받을 때는 QR코드 같은 걸 줘요. eSIM으로 가입을 신청하면 거기서 메일로 링크나 QR을 보내줍니다. 이걸 눌러서 프로파일을 받으면 조금 있다가 개통이 되는 거죠. 쉽습니다.

그런데 eSIM 지원 폰 대부분은 USIM도 같이 지원하거든요. 만약 번호를 두개 쓰시려면 eSIM, USIM 다 써야 하는 거죠. 카톡 두개 당연히 되고요. 통화 데이터 더 싼 쪽으로 나누셔도 됩니다. SKT로 통화만 걸어놓고, 데이터는 T Plus 쓰면 요금을 비교적 절약할 수 있겠죠. 지금 T Plus 모바일에는 LTE 요금제만 있긴 한데 확실히 쌉니다.

또 업무용, 개인용으로 번호를 나누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런데 번호 두개 쓰는 건 저는 잘 모르겠어요. 하나여도 업무 전화밖에 안 오던데 누가 전화 좀 걸어주세요. 친구가 되어주세요.

그동안 통신사가 eSIM을 허용 안 한 이유는 서버 비용 같은 핑계가 많았는데요. 이거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USIM도 처음에 프로파일 받는 건 똑같아요. 어차피 SIM용 서버를 운영해야 합니다. 보안 관련해서도 이야기가 있는데요. SIM 스와핑이라는 해킹법이 있죠. 타인의 유심 정보를 내 유심 정보에 다운받는 겁니다. 그럼 제 USIM은 무력화되고 제 정보가 타인에게 가겠죠. 이건 USIM이나 eSIM 모두에 적용되는 거고요. 그래서 eSIM에는 SIM 자체에 비번을 걸게 돼있습니다. 그런데 USIM은요? 폰을 물리적으로 잃어버리면 다 털리는 거죠. 그러니까 보안 쪽에서도 USIM이 eSIM보다 더 낫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결국에 통신사가 eSIM 지원 도입을 늦춘 건 두가지 정도 의미로 볼 수 있어요.

우선 구입비용이 쌉니다. USIM은 7700원∙8800원이고요. eSIM은 2750원입니다. 5000원 이상 싸죠. 그런데 장기적으로는 eSIM은 폰을 바꿀 때마다 새로 다운받아야 해서 돈을 내야되니까 큰 차이는 안 날 겁니다.

통신사가 안 하고 싶었던 더 중요한 문제, 이겁니다. 갈아타기 쉬워요. SIM을 사러 매장이나 편의점, 우체국에 안 가도 되잖아요. 이렇게 단계가 적으면 사용자들이 통신사를 막 옮겨 다닐 수 있겠죠. 지금 알뜰폰 시장에 국민은행, 토스까지 진입하면서 알뜰폰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죠. 그러면 이럴 수 있죠. 6개월 공짜 때립니다! 2년 가입하시면 한달에 2만원 무제한 데이터! 이럴 수 있죠. 그러면 eSIM으로 6개월 공짜 때 6개월만 이거 쓰고, 다른 데서 파격 가격할인 나오면 거기로 옮기고 이게 굉장히 쉬워지죠.

통신3사끼리의 경쟁도 치열해질 겁니다. 옮기기 쉬우니까요. LG U+가 우리는 넷플릭스 공짜로 제공합니다. 이러면 U+ 썼다가, SKT가 그럼 우리는 웨이브입니다. 이러면 SKT로 바꿨다가, KT가 시즌, 아 이건 아니고요. 하여튼 통신3사끼리도 출혈 경쟁이 생길 수 있겠죠. 마케팅비가 더 늘어날 겁니다. 통신사들은 이걸 우려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어쨌든 그래서 국내에서는 eSIM을 사용할 방법이 지금까지 T Plus 하나뿐이었는데요. 과기정통부가 의무를 때려버렸습니다. 해외, 특히 선진국 반열에 드는 대부분의 나라가 eSIM 지원하고 있거든요. 국내에서 계속 안 하면 내국인도 불편한데, 외국인이 한국 왔을 때 곤란할 수도 있겠죠. 그래서 9월 1일부터 의무 탑재가 되었고요. 앞으로 나오는 갤럭시는 모두 eSIM을 의무 탑재할 거고, 폰들도 eSIM을 대부분 달고 나올 겁니다. 아직 알뜰폰들은 eSIM 도입을 하지는 않았는데요. 올해 내 상당수의 알뜰폰들이 eSIM을 달고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아이폰이 연말에 주로 출시되잖아요. 이때 맞추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9월 1일 이후에 eSIM이 나오면 저도 한번 개통해보면서 다시 말씀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자 그럼 그때까지, 구독, 팔로우, 알림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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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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