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은 왜 MAU를 강조할까?
“저희는 고객 수가 1917만명, 월간활성사용자수(MAU)가 1542만명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뱅킹앱 입니다.”
지난 3일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실적발표에 앞서 소개할 때 한 말이다. 카카오뱅크는 실적발표를 하거나 새로운 상품, 서비스를 발표할 때 항상 MAU를 강조한다. 이는 또다른 인터넷은행 토스뱅크도 마찬가지다. 토스뱅크도 MAU를 중요한 지표로 보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MAU가 대체 뭐길래 인터넷은행이 이토록 강조하는 것일까?
두 인터넷은행 MAU가 수익과 직결된다고 말한다. 그만큼 중요하고 의미있는 수치일수밖에 없다.
MAU는 한 달 동안 서비스를 이용한 사용자 수를 나타내는 지표(Monthly Active Users)를 말한다. 이 지표가 의미있는 것은 중복집계가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MAU는 한 사용자가 한 달 동안 여러 번 서비스를 이용했더라도 한 명으로 집계된다. 따라서 MAU는 해당 서비스를 한달 간 이용한 순수한 이용자 수, 즉 플랫폼의 영향력을 알 수 있는 셈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는 트래픽과 트랜잭션”이라며 “수익 지표는 두 개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사용자가 유입되어 발생하는 트래픽은 비즈니스로 연결이 된다. 특히 영업점이 없는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는 더더욱 그렇다. 카카오뱅크는 트래픽을 활용한 사업을 하고 있다. 일례로, 카카오뱅크는 금융사와 제휴해 사용자에게 해당 금융사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연계대출, 주식계좌개설, 제휴신용카드 신청 등 다양하다.
즉, 카카오뱅크의 계좌나 송금 등을 이용하기 위해 유입된 고객이 뱅킹앱을 살펴보다가 제휴 서비스에 관심을 보일 수 있다. 만약 가입이 이뤄진다면, 카카오뱅크는 금융사로부터 수수료를 받게 되어 이익이 발생한다. 결국 고객이 뱅킹앱에 들어오기만 한다면 카카오뱅크의 입장에선 돈을 벌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생기게 된다. 이때 뱅킹앱에 유입되는 고객이 많아질수록 그 가능성은 더 커진다.
인터넷은행이 사용자인터페이스·사용자경험(UI·UX)을 강조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고객이 뱅킹앱에 더 자주, 오래 머물도록 하기 위해 앱의 사용성을 강화한다. 상품 가입이나 신청 절차를 간소화하거나 인증사업자 지위를 획득해 자체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토스뱅크 또한 여기에 동의한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백화점에 볼거리가 많고 다양하면 고객들은 오래 머무르고 자주 가게 된다”며 “그렇게 된다면 고객이 백화점에서 물건을 구입할 확률은 높아진다”고 전했다.
메신저 카카오톡의 사례를 봐도 그렇다. 몇 년 전 까지만 하더라도 카카오톡은 별다른 수익모델이 없었다. 그러나 4000만명 이상이라는 MAU를 활용해 광고나 쇼핑, 콘텐츠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접목하기 시작하면서 수익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사람이 몰리는 곳에 돈이 몰린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공식이 입증되자 금융사도 합세했다. 그동안 뱅킹앱을 금융서비스의 이용수단 중 하나로 바라보던 전통 금융사도 MAU를 중요시하기 시작했다. 전통 금융사는 뱅킹앱의 UI, UX 고도화를 위한 디지털전환(DT)에 나서고 있으며, 뱅킹앱 MAU를 주요 경영 지표로 보기 시작하면서, 전통 금융사부터 인터넷은행까지 MAU를 주요 지표로 보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