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칩 힘 키우는 AWS, 파트너 ‘Arm’ 서버 경쟁력도 강화되나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자체 개발한 서버용 칩 그래비톤(Graviton)에 힘입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클라우드 경쟁 업체를 위협하고 있다고 IT전문 언론사 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이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AWS는 지난 10년 간 클라우드의 데이터 처리 속도는 높이고 가격은 낮추면서 시장 점유율을 키워왔다. 여기에 자체 칩 적용을시작하면서 경쟁사를 본격적으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애덤 셀립스키(Adam Selipsky)가 AWS 리인벤트(re:Invent) 키노트에서 그래비톤3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AWS는 2018년 그래비톤 칩 1세대를 처음 공개했고, 지난 해 12월에 그래비톤 칩 3세대를 대중에게 선보였다. AWS에 따르면, 이 회사는 그래비톤 출시 이후 3년 간 수십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디인포메이션은 “그래비톤 칩을 적용하면 기존 AWS 제품 대비 컴퓨팅 비용을 10~40%가량 절감할 수 있다고 고객사들이 호평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간 서버에는 인텔, AMD가 만드는 x86 아키텍처 기반의 프로세서가 주로 탑재돼 왔다. x86 아키텍처는 하나의 코드에 많은 명령어를 담고 있는 CISC(Complex Instruction Set Computer) 구조를 가지고 있다. 많은 명령어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처리 속도가 느리고 에너지 소모량이 높았지만, 복잡한 고성능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에는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x86 아키텍처가 PC, 서버 등에 사용된 이유다.

AWS는 그래비톤으로 바로 이 시장을 겨냥한다. 인텔, AMD의 x86 기반 서버용 프로세서에 AWS는 Arm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는 그래비톤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이 시장은 AWS가 경쟁사 대비 가장 고전을 해온 영역이다. Arm 아키텍처는 반도체 설계 명령어 개수가 적은 RISC(Reduced Instruction Set Computer) 구조를 가지고 있다. 처리해야 하는 명령어 수가 적다 보니 속도가 빠르고 에너지를 적게 소모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명령어가 간소화된 만큼 복잡하고 고성능을 요구하는 데이터 처리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되곤 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Arm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는 반도체가 x86 기반의 프로세에 비해 성능 측면에서 뒤처진다는 인식이 점차 사라지는 추세로 보인다. 한 반도체 시장 전문가에 따르면, Arm 아키텍처 성능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 시점은 애플이 자체 개발 칩 M1을 출시한 이후부터다.

해당 전문가는 “M1은 Arm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는 반도체인데, 해당 칩을 탑재한 PC 시리즈가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업계의 인식도 달라지기 시작했다”며 “Arm 아키텍처도 발전을 거듭해 왔기 때문에, 이제는 절대 x86에 비해 성능 측면에서 뒤처진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AWS가 출시한 Arm 아키텍처 기반의 서버용 칩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많아진다면, Arm은 다시 한 번 생태계 확장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곧 인텔의 입지가 흔드는 계기가 될 수ㅍ있다.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가 Arm을 활용, 자체 칩 개발에 나서게 되면 당연히 그간 칩을 공급해온 인텔의 매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AWS는 첫 그래비톤 출시 당시 “전 세계에서 가동하고 있는 수백만 개의 AWS 서버를 모두 그래비톤 칩 기반으로 전환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AWS의 전략이 먹혀든다면 Arm도 그래비톤의 성과를 기반으로 서버 시장에서 점차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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