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8일, 국무회의 의결로 대통령 소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설치를 위한 법적근거가 마련돼, 7월 1일부터 공포·시행에 들어갔다. 신설된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는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자 현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인 ‘디지털플랫폼정부’ 구현에 본격 나선다.

디지털플랫폼정부란

디지털플랫폼정부는 모든 데이터가 연결되는 디지털 플랫폼 위에서 국민, 기업, 정부가 함께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정부를 의미한다. 디지털플랫폼을 통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고, 기존 정부 주도의 문제 해결 방식을 바꿔 민·관 협업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구현한다. 이를 바탕으로 국민은 선제적 맞춤형 서비스를 받고, 공무원들은 과학적인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을 수립해 혁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된다.

정부에 따르면, 디지털플랫폼정부가 구현되면 향후 국민은 몰라서 정부 혜택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알아서 챙겨주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받고, 신청과정에서 한 곳에 한 번만 관련 서류를 제출하는 등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 기업은 정부가 개방한 고품질 데이터와 디지털플랫폼정부 인프라를 통해 제공되는 핵심기능을 활용해 혁신적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공공시장의 성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선도해 나갈 역량을 확보한다. 나아가 정부는 그간의 관행과 경험 중심의 의사결정에서 벗어나 인공지능·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의사결정을 통해 업무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여나게 된다. 아울러 투명하고 개방적인 업무처리 방식 도입으로 일 잘하는 유능한 정부로 한 걸음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디지털플랫폼정부는 정부 운영방식의 근본적 변화를 의미하며, 향후 10년, 20년을 감당할 새로운 정부시스템을 만드는 과업”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전자정부와는 차원이 다른 정부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이라는 게 현 정부의 설명이다. 그만큼 기획·도입부터 구축·발전, 완성까지 소요되는 기간도 오래 걸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는 디지털플랫폼정부 완성단계까지 5년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단계적인 이행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출처 : 20대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범 직후에는 디지털플랫폼정부 청사진과 로드맵을 제시하고 이를 구현할 추진체계를 발족하고, 단기적으로 국민·기업·정부가 체감할 수 있는 선도 프로젝트를 추진해 공감대를 형성해 나간다. 그리고 민·관의 역량을 결집해 정부 출범 3년 이내에 범정부 디지털플랫폼정부의 틀을 완성한다는 것이다. 이대로라면 윤석열 대통령 임기 말에서야 비로소 디지털플랫폼정부의 틀이 마련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정운영 패러다임 대전환

디지털플랫폼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강조한 핵심 공약이자, 지난 5월 인수위가 제시한 현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 가운데 11번째 과제(모든 데이터가 연결되는 세계 최고의 디지털플랫폼정부 구현)이다.
이렇게 중요한 국정과제로 디지털플랫폼정부를 내세운 이유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그동안의 전자정부, 디지털 정부 발전단계를 뛰어넘어 획기적으로 도약해 국정운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고진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출범준비단 단장은 지난 1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주관한 ‘제5회 AI 시큐리티 데이(Security Day)’ 기조연설자로 나와 “우리나라는 전자정부에서 굉장히 빛나는 성과를 만들어 왔다. UN이 평가하는 전자정부 발전지수 2위, OECD가 조사한 전세계 공공데이터 개방률 조사 대상 국가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성과를 이뤄온 전자정부, 디지털정부”라고 전제하고 “지금 사회 각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국민들은 플랫폼 기업들의 혁신 활동에 힘입어 플랫폼 기업들의 그 질 높은 서비스에 눈높이가 한층 높아져 있다. 정부가 웬만큼 노력을 해서는 그 차이를 메울 수가 없다. 그래서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국정운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 단장에 따르면, 현재 전자정부 서비스는 국민들이 필요한 서류를 온라인에서 손쉽고 간편하게 발급받을 수 있는 전자민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부기관에 제출하기 위한 서류라면 굳이 발급해 제출할 필요 없이 시스템 내에서 처리되면 되지만 정부 부처·기관 간 고질적인 칸막이로 인해 행정·공공기관 정보시스템 대다수가 독자 구축해 운영하고 있어 통합 연계 서비스가 지원되지 않고 있다. 공공 데이터 개방률도 아직은 미흡하다. 공공 데이터 46만개 중 32%인 14.8만개가 개방되어 있으나, 재정금융, 보건복지 등 주요 분야의 개방율은 10%에 머무르고 있다. 또한 업무 시스템은 디지털화 됐지만 아직도 행정 업무 방식과 프로세스가 디지털화 시대에 맞게 바뀌지 않아 전산화 정부에 멈춰있는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민간의 혁신역량 활용이 크게 미흡한 실정이다. 최근 코로나19 확산 때 백신 예약 대란 문제 해결 등 민·관 협업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 사례들이 있으나 일회성의 사후대처에 불과했고, 이후에도 민간과 공공의 협업이 정부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시한 해법이 바로 디지털플랫폼정부다.

위원회 출범, 5대 중점 추진과제 본격 추진

신설되는 위원회는 우선 ‘편안한 국민, 혁신하는 기업, 과학적인 정부’를 목표로 ‘5대 중점 추진과제’를 우선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인수위는 디지털플랫폼정부 중점 추진과제로 ▲국민체감 선도 프로젝트 추진 ▲선제적·맞춤형 공공서비스 ▲인공지능·데이터 기반 과학적 국정운영 ▲세계를 선도하는 디지털플랫폼정부 혁신 생태계 조성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이용환경 보장을 제시했다.

5대 추진과제는 앞서 인수위가 발표했던 중점 추진과제와 동일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국민과 기업이 단기간에 개선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혁신적인 선도 프로젝트 추진 ▲누구나 쉽게,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도록 기관 간 정보 공유 확대 등을 통한 선제적 서비스 제공 ▲인공지능·데이터 기반의 정책 의사결정 지원체계 구축, 정부의 일하는 방식 혁신, 국가 현안‧난제 해결을 위한 민·관 협업 활성화 ▲정부는 데이터‧핵심 기능을 플랫폼으로 제공하고, 민간이 창의적인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 혁신 생태계 조성 ▲활용과 보안을 제고할 수 있는 새로운 보안체계 구축, 개인정보의 안전한 활용 기반을 강화해 대국민 신뢰 제고이다.

이 가운데 올해 혁신 선도 프로젝트 20개가 추진될 예정이다. 이미 국민·기업·행정·공공기관 등 540개 가운데 국민 선호도 조사 및 전문기관의 평가를 거쳐 체감효과가 높고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면서 민·관 협력으로 추진할 수 있을만한 국민 선호도가 높은 과제를 선정했다.

출처 :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출범준비단

그 가운데 하나가 ‘내 집 마련을 위한 청약 통합조회·신청’ 과제다. 그동안에는 청약홈, 마이홈, SH서울주택도시공사 등 다양한 청약 관련 온라인 사이트에 수시로 접속하고 알아봐야 했지만, 앞으로는 이들 공사의 데이터를 개방해 민간앱을 통해 국민들이 미리 설정해놓은 기준에 맞는 공공 임대나 민간 분양 등의 정보를 추천받아 신청하고 결과까지 받아볼 수 있게 된다. 주변 환경과 대중교통, 은행대출, 주거지원 정책 등과 정보도 앱에서 볼 수 있다. 이밖에도 전자계약과 마이데이터로 원스톱 부동산 거래, 청년 일자리 인공지능(AI) 매칭, 기업 마이데이터로 무역금융 신청 간소화, 데이터 분석으로 복지 사각지대 해소, 글로벌 공급망 위기 조기경보 시스템 등도 선도 과제에 포함돼 있다.

민·관 합동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구성, 7월부터 공식 가동

위원회는 법적으로는 이달 1일부터 활동을 시작하게 됐지만, 아직까지 공식 출범을 알리지는 않은 상태다. 초대 위원장과 위원 임명 절차도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위원회가 곧 공식 출범하면서 중점 추진과제에서 제시된 혁신 선도 프로젝트가 본격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달 15일,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 제정령안(대통령령)을 입법예고했다. 이후 같은 달 28일 제정령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후 7월 1일 시행됐다. 위원회는 30인 이내의 정부와 민간 위원으로 구성된다. 정부 위원으로는 기획재정부장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행정안전부장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참여한다.
앞서 인수위 디지털플랫폼정부 태스크포스(TF)는 인수위 해체 이후에도 활동기간을 6월 10일까지 한 달 연장해 활동해왔다. 위원회가 공식출범하기 전까지 업무 연속성을 확보하고 준비를 계속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후 TF는 정부 임시조직인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출범준비단으로 전환해 운영해왔다.

출처 :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출범준비단

고진 단장은 “디지털플랫폼정부는 정부가 그리는 것이 아니라 위원회에 참여하는 민간 위원들이 직접 그리는 디지털플랫폼정부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디지털플랫폼정부의 아키텍처와 세부적인 과제, 추진 일정은 위원회가 출범하고 나서 민간 위원들이 직접 수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유지 기자>yjlee@byline.network

* 이 기사는 지난 18일 발간한 바이라인네트워크 주간 프리미엄 트렌드 리포트 280호 딥다이브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