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까다로운 리뷰] 스튜디오 디스플레이, 전문가용이라기엔 좀 애매한

YouTube video

안녕하세요. 이종철의 까다로운 리뷰, 오늘은 스튜디오 디스플레이를 가져왔습니다.

예전에 제가 영상을 올린 적이 있었죠. 이 디스플레이 안에는 아이폰에 준하는 프로세서가 들어있습니다. 아이폰 11 칩셋인 A13 바이오닉이 들어있고요. 램, 저장장치도 아이폰 11 기본모델과 동일합니다. 그래서 많은 기대를 했거든요. 그런데 아직까지 애플이 이걸로 뭘 한다는 이야기는 없었죠.

이 프로세서는 주변 환경에 맞춰서 자연스럽게 색을 바꿔주는 트루톤 디스플레이, 그리고 웹캠 앞에 섰을 때 거의 항상 중앙을 맞춰주는 센터 스테이지, 그리고 돌비 애트모스 음원 여기에 쓰입니다. 그런데 윈도우에 연결하면 이 아이폰이 안 움직여요. 그래서 위의 세 기능 모두 못 씁니다. 제 경우에는 HDMI to USB-C 선으로 연결했더니 아예 연결이 안 됐어요.

자 우선 맥 스튜디오에 연결해서 공간 음향 적용 음악을 틀어보겠습니다.

자 그리고 이건 공간 음향 적용이 안 된 일반 사운드 바에서 재생한 겁니다. 언뜻 듣기에도 소리 방향이 다르죠. 맥 스튜디오에도 스피커가 있긴 한데 이것도 공간 음향은 적용이 안 됐습니다. 그러니까 맥 스튜디오를 써도 공간 음향을 쓰려면 스튜디오 디스플레이를 써야 하는 거죠.

스튜디오 디스플레이 소리는 소리가 사람 주변을 감싸고 공간 단위로 소리를 보내주는 느낌이 나죠. 심지어 공간 음향이 적용되지 않은 음악도 비슷한 효과가 납니다.

사운드는 퇴근 후에 지쳐서 들어오면 삶에 위안을 줍니다. 퇴근 후에 백예린 씨의 물고기, Antifreeze 이런 노래 들으면 하루의 피로가 다 녹아내리죠. 반대로 좀 가볍게 듣고 싶은 노래도 좀 웅장하게 만들거든요. 피곤할 때도 있어요. 하여튼 사운드 면에서는 다른 모니터에 적이 없다-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센터 스테이지는 성능 아주 좋네요. 특히 앉아있을 때는 쪼그려 앉은 것부터 의자 위에 올라가는 것까지 인식합니다. 좌우로는 한 1미터 조금 넘게 인식하는 것 같고요. 좋은 기능이긴 한데 이걸 그렇게 자주 쓰나? 싶습니다. 회의 때는 괜찮은데 회의는 안 하는 게 좋은 거예요. 어쩔 수 없이 해야 될 때는, 움직이면 안 되지 않나요? 미국 인싸들에게 유용한 기능 같네요.

자, 화질 한번 볼게요. 다른 것보다 휘도가 굉장합니다. 400~500니트라도 낮에 쓰기 충분한데 600니트예요. 그래서 낮에는 마음 편하게 쓸 수 있고 밤에는 눈뽕 맞으니까 꼭 트루톤 켜시고요. 윈도우에 연결하면 휘도가 항상 100%가 되거든요. 눈탱이 맞으면서 쓰는 겁니다.

색역 테스트해봤는데요. 애플이 RGB 컬러 세팅을 잘하거든요. 출력이 RGB가 고르게 나오는 편인데, 애플이 쓰는 색역 세팅은 디스플레이 P3라고 DCI-P3 규격을 약간 변경한 거거든요. DCI-P3는 영상에 최적화된 색역인데 그래서 DCI-P3 98% 만족하는 4K 제품과 같이 틀어봤습니다.

자 왼쪽이 스튜디오 디스플레이, 오른쪽이 DCI-P3 98% 모니터고요. 보시면 생동감 있는 컬러 면에서는 스튜디오 디스플레이가 나아요. 그리고 블랙 레벨 면에서는 오른쪽이 훨씬 나은 거 보이시죠. 이 영상의 검은 부분은 거의 블랙으로 세팅돼 있거든요. 그런데 스튜디오 디스플레이는 약간 남색처럼 보이죠.

이 영상이 실제로 어떤 컬런지를 알기 위해서는 어두운 곳에서 여러분의 폰으로 이 영상을 재생하시고 밝기를 좀 높여서 보시면 되는데요. OLED 폰과 비교해봤을 때 밝은 컬러 부분은 스튜디오 디스플레이가 더 나았고요. 어두운 부분은 오른쪽 모니터가 깊이가 훨씬 있습니다.

그러니까 스튜디오 디스플레이 컬러 세팅, 여러분 TV 사러 하이마트 같은 데 가면 컬러 과하게 새팅한 데모 영상 있죠. 그거에 가깝습니다. 아주 과장스럽진 않지만 다른 LCD 제품보다 밝고 생동감 있게 설정돼 있어요. 반면에 블랙 레벨 아쉽습니다. 거의 블랙 색상을 포기한 듯이 색을 내내요. 검은색이 많이 들어간 영역을 작업하시는 분들은 애플도 DCI-P3를 지원하니까 모드에서 바꿔서 작업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즉, 디스플레이 품질, 괜찮은데 막 굉장한 건 아닙니다. 적당히 혹은 그거보다 좀 좋은 제품인 거죠. 시중에 있는 색역 좋은 작업용 디스플레이 한 80~100만원 정도 하거든요. 반값이 안 되는 거죠. 실험 같이한 제품도 80만원대고요. 오로지 작업만을 위해서는 스튜디오 디스플레이 굳이 쓰지 않으셔도 되겠습니다.

편의 사항은 맥북 기준으로는 뛰어난데 윈도우 기준으로는 아니에요. 아이폰 안 움직인다고 말씀드렸죠.

이 제품을 써보면서 아쉬운 점은 이거예요. 아이폰 프로세서까지 넣었으면서 윈도우에서 작동을 못 하게 하는 게, 윈도우를 차별하는 게 아니라 애플 사용자를 호구로 잡는 느낌이예요. 윈도우 사용자는 어차피 안 쓰면 됩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성능이 뛰어나지 않은 디스플레이를 고가에 팔잖아요. 이건 애플 팬들을 기만하는 행동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원래 미시경제학에서 진짜 장사꾼은 단골한테 비싸게 받는다고 하잖아요. 딱 그 느낌입니다.

제가 과거 영상에서 이 제품 거의 아이맥에 준하는 제품이라고 했었는데요. 프로세서, 램, 디스플레이 다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칩셋을 거의 안 쓰고 있거든요. 추후에 아이폰 프로세서, 저장장치 활용해서 애플 TV를 좀 넣어주거나, 맥북 저장 용량을 좀 나눠쓰게 해주거나, 맥북이 힘들어할 때 프로세서가 좀 도와주거나 한다면 애플 팬들에게 맞는 최고의 제품이 되겠죠. 지금은 솔직히 그냥 그렇습니다. 애플 팬들을 위해서 애플이 더 많은 노력을 했으면 좋겠네요.

인테리어 측면 생각해볼까요? 이거 그냥 사세요. 사실 이 제품과 외모로 비비는 모니터, 시중에 없다고 봅니다. 특히 애플 제품과 놓으면 그림 같아요. 그래서 호구 잡히나 봅니다.

자, 그럼 이 제품을 살 것이냐 말 것이냐.

나는 보이는 게 최고다. 사세요. 저도 보이는 게 최곱니다. 사고 싶네요.

좋은 세팅의 모니터를 사고 싶다. 사지 마세요. 절반 가격에 비슷한 거 많습니다. 더 나은 것들도 있을 거에요.

맥 스튜디오를 쓴다. 사세요. 맥 스튜디오는 맥북처럼 쓰려면 이 제품이 꼭 있어야 하거든요. 같이 사시면 기본형 기준 470만원입니다. 세상 살기 참 힘드네요.

이걸로 나중에 애플 TV 되지 않을까? 용량 좀 쓸 수 있지 않을까? 사지 마세요. 아이맥이라는 좋은 기기가 있습니다. 나중에 멋진 기능을 선보인다 이러면 그때 바꾸시는 게 좋겠습니다.

자 다음 시간에도 겉은 멀쩡한데 알고 보면 그냥 그런 제품, 색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그때까지 구독, 팔로우, 알림 설정, 멀쩡한가요?

영상.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