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구글에 백기(?)를 들었습니다. 카카오는 13일 “(카카오톡에서) 웹결제를 유도하는 아웃링크를 삭제한다”고 밝혔습니다. 아무리 대한민국 모바일 플랫폼을 지배하는 카카오라도 구글이라는 거대한 공룡 앞에서는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나, 하는 생각으로 이어집니다.

앞서 카카오톡은 ‘이모티콘 플러스’ ‘톡서랍 플러스’ 등 정기결제 서비스에 웹 결제를 할 수 있는  링크를 안내했습니다. 웹에서 결제하면 훨씬 싸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구글이 6월 1일부터 강제하는 인앱결제 정책에 위반하는 것이었고, 구글은 결국 카카오톡 업데이트 중단이라는 벌을 내렸습니다. 이에 카카오는 안드로이드 앱 설치 파일인 apk를 직접 웹에서 배포하는 방식으로 맞섰지만, 결국 힘겨루기에서 밀린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카카오는 왜 이렇게 금방 굴복했을까요? 카카오의 공식 입장은 아래와 같습니다.

“다양한 결제 옵션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최신 버전 업데이트 불가 등으로 인한 불편함을 장기화할 수 없어 아웃링크를 삭제하기로 내부 결정했다”

저는 앞선 기사에서 카카오가 구글에 반기를 든 것은 두가지 목표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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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구글 인앱결제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 가기 위한 발판이고, 또 하나는 자체적인 apk 파일 배포력을 테스트해보는 취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후자는 금방 판별이 된 듯합니다. 카카오가 “최신 버전 업데이트 불가 등으로 인한 불편함을 장기화할 수 없었다”고 말한 것처럼, apk 배포는 거의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물론 카카오 측이 공식적인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추정일 뿐입니다.

반면 구글 인앱결제를 법정으로 끌고 가는 것은 성공적으로 보입니다. 방통위 측은 구글이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막은 행위가 인앱결제 강제금지법(개정 전기통신사업법)에 위반하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실태조사 차원이었는데, 카카오의 항쟁(?) 이후 사실조사로 전환할 방침입니다. 사실조사에서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과징금 등의 조치가 취해집니다.


카카오가 항쟁(?)하지 않았다면 방통위는 구글을 조사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업데이트 금지나 앱 퇴출 등의 실제 피해사례가 있어야 위법 여부를 조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그동안 방통위의 입장이었습니다. 카카오가 깃발을 들고 나섰기 때문에 업데이트 중단이라는 피해사례가 생겼고, 덕분에 방통위가 나설 명분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카카오는 처음부터 구글과 장기전을 치를 생각이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안드로이드 이용자들이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오랫동안 못해서 경험이 안좋아지면, 가장 손해보는 것은 카카오이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개발한 신기능을 이용자들에게 제공할 수 없게 되면 내부적으로도 문제가 있겠죠. 카카오가 원했던 것은 정부가 나설 명분이지, 실제로 구글과의 전쟁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이 문제는 최종적으로 법정으로까지 갈 수 있습니다. 방통위가 과징금이나 시정조치를 처분을 내린다고 해도 구글이 쉽게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입니다. 인앱결제 관련 논쟁이 비단 한국 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난 해 한국에서 인앱결제 강제금지법이 통과된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 비슷한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웹결제 안내를 허용한다면 전세계 앱 개발사들은 한국의 사례를 따를 것이고, 인앱결제 의무라는 구글의 정책은 무너지게 됩니다.

저항을 막기 위해 카카오와 네이버의 수수료율을 50% 할인까지 해줬는데 카카오가 반기를 듦에 따라 구글도 난처해졌습니다. 구글 입장에서 한국에서 인앱결제 강제를 관철시키키지 못하면, 둑이 무너지는 것처럼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