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최대 매출 삼성 “추후 리스크 대응이 핵심”

삼성전자가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이 호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호실적이 얼마나 더 이어질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론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매출 77조원, 영업이익 14조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94%, 영업이익은 11.38% 증가한 수치다. 전분기에 비해서는 매출 1%, 영업이익 0.85%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잠정실적을 발표할 때 사업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는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DS(Device Solution) 사업부와 디스플레이 부문 성과가 좋았기 때문에 이번 분기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예측한다.

DS부문은 모바일⋅PC향 메모리 출하량은 줄었으나, 서버 관련 수요가 높아 전반적인 메모리 견조세를 보였다. 여기에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예상보다 완만했던 것도 한몫 했다. 파운드리 부문 또한 가격 인상으로 선방할 수 있었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아이폰14에 OLED를 공급하면서 어느 정도 성과가 나왔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이번 실적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 봉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에 미국 금리 인상 등 시장에는 여러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었음에도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미래가 그리 밝지 않다는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가 일어나면 스마트폰⋅PC, 가전 등 세트(완제품) 제품 구매가 줄어들게 된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로 디바이스⋅가전 부문을 담당하는MX(Mobile eXperience) 사업부를 영위하는 기업으로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세트 제품 판매량이 줄어들면 이를 구성하던 부품 수요 또한 줄어들게 된다. 메모리, 디스플레이 등 탑재되는 부품 전반에서 수요 감소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메모리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에 접어들면서 D램 가격이 10% 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D램 공급업체가 재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격 인하 의사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전반적인 가격 하락이 이어진다는 것이 트렌드포스의 설명이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상승세를 보여 오던 낸드플래시 가격은 6월에 접어들며 3% 하락했다. 1년 8개월 만에 역성장한 것이다.스마트폰, PC, 노트북 등 디바이스 제품 구매가 줄어들면서 해당 제품에 탑재되던 낸드플래시 수요도 함께 줄어든 것이 원인이다.

결국 증권가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삼성전자의 미래를 어둡게 보는 이유는 당장의 수요 감소보다는 가수요(앞으로 가격이 오른다는 기대에서 나오는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2023년에 접어들었을 때 역성장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같은 상황은 삼성전자도 인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발표를 진행하면서도 불확실한 거시경제 상황에 의한 리스크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표한 바 있다. 지난 1분기 실적발표에서 삼성전자는 “2분기에는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물류 이슈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모바일 수요도 매크로 영향 때문에 위축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점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기업은 실적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불확실한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면밀히 대응하는 것을 우선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실적을 높이는 데 주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시장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상황에 면밀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금은 ‘대응’에 중점을 둬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8일 오전 10시 2분기 실적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항과 삼성전자의 시장 전망은 실적발표를 통해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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