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 비대면화 가속도…시중은행도 판매 확대

이젠 은행에 직접 가지 않더라도 모바일에서 다양한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예금이나 펀드, 신용대출부터 조건이 까다롭고 서류제출이 필요한 주택·아파트 담보대출 상품도 마찬가지다. 언제 어디서든 모바일로 신청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최근 몇 년 간 금융사 상품 디지털화의 범위와 속도가 빨라지면서 가능해졌다.

비대면 금융상품의 시발점은 인터넷전문은행(인터넷은행)이다. 영업점이 없는 인터넷은행은 계좌개설 등 비교적 가벼운 서비스로 시작해 점차 금융상품 가입으로 확장하기 시작했다. 최근 카카오뱅크는 약 3년간의 준비 끝에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내놨다. 케이뱅크도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 상품을 서비스하고 있다.

비대면화는 가계대출을 넘어, 개인사업자 대출 영역도 넘보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미래에셋캐피탈은 네이버쇼핑 입점 사업자 전용 신용대출을 서비스하고 있다. 대출신청부터 심사까지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인터넷은행 토스뱅크도 전 과정 비대면 서비스인 개인사업자 대출상품을 선보였다. 카카오뱅크도 연내 비대면 개인사업자 대출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를 선호하는 문화가 확산되자, 시중은행에서도 비대면 상품 확대에 나섰다. 지난해 하나은행, 우리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은 나란히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내놨다. 마찬가지로, 신청부터 실행까지 비대면으로 이뤄진다.

다만,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자금의 비대면 상품판매 비중은 아직까지 저조한 편이다.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 대출은 규모가 크고 조건이 까다로운 만큼, 시중은행의 경우 고객들이 영업점 방문을 선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자료=자본시장연구원의 ‘비대면 금융상품 수요 증가에 따른 금융상품시장 변화와 금융소비자 보호강화 방향’ 보고서)

반면에 예금, 신용대출, 펀드의 비대면 판매비중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예금, 신용대출, 펀드상품 판매 경로 절반 이상이 비대면으로 나타났다. 그 중 우리은행은 신용대출 비대면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신용대출 비대면 판매 비중은 2019년 28.8%, 2020년 55.9%, 2021년 상반기 67.3%로 증가했다.

비대면화 추세에 지방은행도 동참했다. 대구은행은 대출비교 플랫폼을 통해 무방문 전세자금대출 서비스를 하고 있다. 광주은행과 전북은행도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 서비스를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100% 비대면 상담, 대출 실행 서비스로, 내년 중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 상품 확대는 지방은행에게 고객군을 넓힐 수 있는 기회다.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상품에 가입할 수 있어, 영업지역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모바일에 익숙한 2030의 주택 자금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 특히 대출금 규모가 큰 주택담보대출이나 아파트담보대출 상품은 대출 규모가 커, 상환율이 높아 수익성이 있다.

향후 금융산업의 디지털화는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금융상품 시장의 비대면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상품 판매규제가 강화되면서 금융사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규제준수 비용과 판매 행위 책임에 대한 부담이 적은 비대면에서 금융상품을 판매할 유인이 더 커졌다”며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도 대면보다 비대면으로 금융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거래비용, 서비스 편리성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금융상품의 비대면 전환이 이뤄지되 각 상품 유형별로 그 속도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이성복 연구위원은 “지금처럼 투자성, 예금성, 대출성, 보장성 금융상품 순으로 비대면 판매 비중이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대출상품 등은 금융소비자 수요에 따라 비대면과 대면 채널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채널, 신용대출 상품은 비대면 채널이 우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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