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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대의, 20대를 위한 신용평가시스템 만든 피플펀드

대출 시장에서 20대가 소외받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그동안 20대는 금융시장에서 소외계층 중 하나로 꼽혔다.  금융이력이 적어 신용평가 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곤 했다.

그러나 요즘 인터넷전문은행, 핀테크,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 등에서 금융이력이 적은 씬파일러를 위한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을 개발하고 있다. 즉, 과거보다 더 좋은 조건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 중에서도 오직 20대를 위한 CSS를 개발한 곳이 있다. 온투업체 피플펀드는 20대를 위한 CSS를 개발해 지난 5월 베타테스트에 돌입했다. 금융권에서 잘 사용하진 않지만 20대의 상환능력과 신용도를 평가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활용했다. 베타 테스트 결과,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피플펀드가 20대 전용 CSS를 만든 계기가 있다. CSS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하면서 직원들끼리 대출 조회를 한 결과, 20대 직원들의 대출이 모두 거절됐다고 한다. 분석 결과, 20대가 전반적으로 저평가되는 것을 확인한 피플펀드는 곧바로 20대를 위한 CSS 개발에 돌입했다.

피플펀드의 20대 전용 CSS는 정말 실효성이 있을까. 관련해 진승정 피플펀드 제품본부 머신러닝엔지니어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진승정 피플펀드 제품본부 머신러닝엔지니어

머신러닝 엔지니어는 어떤 일을 하나?

CSS 개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 등을 개발하고 있다. 목표가 연체 등 위험도를 줄이는 것이다. 그래서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하거나 다양한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CSS는 무엇인가?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 Credit Scoring System)은 개인의 신용을 평가하는 모델이다. 금융사는 신용평가를 통해 사용자의 금리와 한도를 책정한다. 이때 사용자마다 금융이력이 다르다. 이력을 통해 사용자의 한도, 금리를 정하는 것이 신용평가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우리의 목표는 사용자가 연체를 할 가능성이 높은지, 아닌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이번에 20대를 위한 전용 CSS를 만들었다고 들었다. 개발 이유는 무엇인가?

지인들도 그렇고 20대면 대출을 받기 어렵거나, 혹은 고금리로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렇게 신용평가를 받은 사람들을 보면 상환 능력과 의지가 있고 납세도 잘하는데 왜 신용평가 결과는 이럴까라는 문제의식에서 시작을 했다.

원인을 보면, 일반적인 CSS는 사실 ‘줄 세우기 모델’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출 신청자가 100명이 있다고 가정하자. 상위권에 있을수록 상환율이 높은 고객인데, 이런 고객은 금리와 한도가 상대적으로 좋다. 2030세대는 4050세대보다 등수가 낮을 수밖에 없다. 금융이력, 연봉 등이 낮기 때문이다. 따라서 2030은 CSS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들을 위한 별도 CSS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확실히 데이터 측면에서 보면 20대가 불리한 것 같긴하다.

특징적으로 금융 이력이 긴 데이터가 있는데, 이는 20대에게 더 불리하다. 예를 들어 4050세대의 경우 2030보다 신용카드를 개설한지 오래될 수밖에 없다. 이런걸 제외하고도 신용도, 상환율 등을 잘 평가할 수 있는 항목을 위주로 20대 CSS를 개발하게 됐다.

또 20대 외에도 금융이력이 현저히 적은 씬파일러 등 다양한 소외계층을 찾아내 전용 CSS를 개발하고 있다. 테스트의 첫 번째 대상이 20대인 것이다. 현재 실제 CSS에 접목해 테스트 중으로 7월부터 상용화할 계획이다. 결과가 좋으면 다른 소외계층 전용 CSS를 개발할 계획이다.

테스트한지 한 달 정도 됐을 텐데 효과가 있는지 궁금하다.

더 많은 사용자들에게 높은 한도와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것을 포용력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 포용력이 기존 CSS 사용 대비 12% 향상된 것으로 파악했다. 예를 들어, CSS를 통해 100명 중 연체를 하는 사람이 몇 명일지 예측을 할 수 있다. 이때 자사가 CSS를 잘 만들면 부실률이 높은 사람들을 걸러내고, 점수가 낮은 사람들에게 대출을 실행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기존보다 추가적으로 약 12%의 고객에게 대출을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대출에서 금리도 중요한데, 금리는 어떻게 개선이 됐나?

금리는 수치적으로 공개하긴 어렵고 상황을 설명하자면, 만약 자사 고객 중에서 연체가 한명이라도 생기면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회사의 건전성, 투자자에 대한 위험도가 커지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한도를 줄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상환 능력이 높은 고객에게 대출을 실행할수록 모두에게 이익이 가는 시스템이다. 결국 자사가 CSS를 잘 만들어야 한다. 기술적으로 위험도를 최소화하면서 최대한 많은 고객을 포용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이고, 이를 위한 장치가 20대 CSS라고 보면 된다.

진승정 피플펀드 제품본부 머신러닝엔지니어

20대 전용 CSS, 기존과 다르게 신용도를 평가하려면 활용하는 데이터도 다를 것 같다.

우선 신용평가(CB)사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이밖에 자체적으로 연구하는 부분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음성인식으로 고객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것이다.

음성인식으로 고객의 신용도를 평가한다니, 상관관계가 있는 것인가.

예를 들어 설명하면, 고객서비스(CS) 통화 내역을 활용한다. 특정 단어를 반복하거나, 목소리가 격양이 되어 있거나, 필수 설명을 흘려듣고 결과만 빨리 나오길 원하는 등의 특정 패턴이 있다. 사기성 패턴을 잡는데 유용하다. 대출 사기의 경우 조직적으로 움직이는데 빨리 일을 처리하려고 하던가, 설명을 흘려듣는 등의 특징이 있다. 향후 이런 특징도 CSS에 반영할 수 있도록 개발을 하고 있다.

지금 온투업계를 포함해 인터넷전문은행, 핀테크 등에서 CSS 고도화 열풍이 불고 있는데, 피플펀드의 CSS는 어떤 강점이 있나?

개발하고 있는 것 중에 비지도학습이 있다. 예를 들어, 한 사용자가 대출을 받고 난 뒤 연체 발생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선 통상적으로 최소 6개월의 관찰 기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지금 확보된 데이터의 결과값을 보려면 6개월을 기다려야 하기에 항상 시차가 발생한다.

실제로 6개월 전까지만 해도, 주식시장 호황에다가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오래된 데이터를 CSS에 활용하자니 현실 반영이 어렵다. 그래서 피플펀드는 CSS의 데이터 학습 기간을 6개월 정도로 단축했다. 보통 금융사들이 1~2년에 한 번 정도 신규 데이터 학습을 한다면 자사는 현실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데이터 학습 시기를 단축했다.

CSS와 관련해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온투업권 뿐만 아니라 1금융권과도 비교했을 때 자사가 CSS를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 20대 뿐만 아니라 다른 고객군을 위한 CSS를 만들고 싶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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