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디지털금융, 즉 핀테크 업계의 최대 화두로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먼저 조각투자에 대한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얼마 전 금융당국이 조각투자 서비스를 하는 뮤직카우를 증권으로 규정하면서, 소비자보호조치 등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조각투자 서비스 업계는 법적인 문제가 없는지 사업모델 검토에 돌입했다.

지난해에 이어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으로 인해 일부 업계에서는 고사 직전의 위기에 놓였다. 금소법에 따라 자회사가 아닌 모회사도 서비스를 위한 법적자격을 획득해야 하는데, 현행 법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핀테크 등 대형기업은 대규모 자본금이나 기타 서비스 등으로 큰 타격이 없으나, 여기에 해당되는 스타트업은 휘청거리고 있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와 법무법인 세종이 27일 ‘디지털금융 주요 현안과 개선과제’를 주제로 한 온라인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주각투자 플랫폼에 대한 규제 방안, 플랫폼금융에 대한 금융소비자보호법 상 진입규제 방안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지난 4월, 금융위원회는 뮤직카우의 ‘음악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이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한다고 규정했다. 즉, 뮤직카우를 증권 서비스로 인정을 한 것이다.

뮤직카우는 주식거래처럼 음원 저작권을 사고 팔아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한 조각투자 서비스다. 뮤직카우의 자회사인 뮤직카우에셋은 원작자에게 산 음악저작권을 저작 청구권 형태로 바꿔 지분으로 쪼갠 뒤, 사용자가 1주 단위로 투자할 수 있도록 저작료참여권을 발행한다. 이 청구권을 산 투자자는 뮤직카우가 만든 유통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 즉, 뮤직카우와 뮤직카우에셋은 경제적으로 저작권료를 배분받을 권리를 제조하고 판매하고 있다.

뮤직카우 서비스 구조 (자료=법무법인 세종)

뮤직카우 서비스가 증권 성격을 띤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금융위는 조각투자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조각투자는 하나의 자산에 여러 투자자들이 함께 투자하고 이익을 공동으로 배분받는 것을 말한다. 가이드라인은 조각투자 상품의 증권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은 경우를 포함해 투자자 보호체계 마련, 자본시장법 규제를 모두 준수할 것 등의 내용을 담았다. 가이드라인이 나오자, 조각투자 서비스 업계는 일제히 사업모델에 대한 법적 검토에 돌입했다.

금융당국의 조각투자 가이드라인 주요 내용(자료=법무법인 세종)

관련해 업계에서는 조각투자를 마냥 신종증권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수인 열매에셋 대표는 “각 플랫폼이나 사업자들이 영위하는 사업모델은 회사의 개수만큼 존재하는데, 이때 조각투자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하고 사용하지 않기도 한다”며 “일괄적으로 증권으로 판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소유권만 판매하는 경우나 소유권 판매 이외에 대여 등으로 수익을 창출해 배분하는 경우 어떤 것이 조각투자인지 명확하게 말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당국이 산업군에 대한 차이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정 대표의 주장이다. 실제로 조각투자 산업은 저작권, 미술품, 명품, 와인 등 다양하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조각투자의 모든 상품군을 자본시장법이나 가이드라인을 통해 규제하기보다, 입법의 공백을 메꾸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수인 열매에셋 대표는 “조각투자 상품이 증권성을 띄는 경우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원칙에 따라 사업 관련 가이드라인을 사업 규제 중심이 아닌, 소비자 보호장치 마련에 대한 구체적 방안의 체크리스트 형태로 보완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만약, 조각투자 상품에 증권성이 없는 경우에 대해선 별도 법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공정거래위원회의 역할, 불공정 약관 점검, 미술품의 유통 및 감정에 관한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가이드라인의 지속적인 평가와 개정이 필요하다고 봤다. 황현인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실제 서비스 과정에서 제기된 민원사항이 추가되고 불필요한 제한은 제외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의 분리원칙의 경우 현실적으로 이를 이행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유사 서비스에 대한 감독권한 행사가 없다는 점도 아쉬운 점으로 지적됐다. 황 변호사는 “뮤직카우와 비슷한 유형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상당수 존재하므로 각 사업자에 대한 의결이 함께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유사한 서비스 기업은 신속히 샌드박스를 신청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금소법에 부딪힌 플랫폼 금융

지난해 9월 25일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의 계도기간이 종료된 이후, 일부 플랫폼 금융 업체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금소법에 따라 금융상품판매업자 등이 아닌 사업자의 중개, 광고에 대한 엄격한 제한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일부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사업에 큰 타격을 받은 곳들이 있다.

구체적으로, 금소법에 따르면 플랫폼금융사업자는 금융상품 직접판매, 판매대리중개업자에 해당하는 라이선스를 받아야 플랫폼에서 금융상품의 판매, 대리, 중개 등의 서비스를 할 수 있다. 대출 중개 서비스를 하려면 대부중개업, 대출모집인으로 등록이 되어야 하며 보험상품 판매 시 보험판매대리점(GA)으로 등록을 해야 한다. 다만, 현행법 간 충돌로 인해 플랫폼금융사업자는 필요한 대출모집인, GA 등의 법적지위를 취득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현 상황에 맞게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영은 네이버파이낸셜 변호사는 “금융플랫폼이 중개 등록을 할 수 있는 분야는 제한적”이라며 “예금성, 보장성, 투자성, 대출성 상품에 대한 중개업 등록이 필요한데, 현재 금소법에 마련된 등록단위는 신협 공제상품 모집인, 대출모집인 두 가지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예금성 및 보장성, 투자성 상품에 대한 비교, 추천, 계약체결 지원 등을 위해서는 관련 보험업법, 자본시장법, 은행법에 따른 중개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 하지만, 해당 법률에서 금융플랫폼이 취득할 수 있는 라이선스는 없다.

해결방안으로 업계는 일본의 예시를 들었다. 2021년 시행된 일본 금융상품제공법상 금융서비스중개업 제도에 따르면, 일본 금융청에 등록한 금융서비스중개업자는 금융기관에 종속되지 않고 예금, 보험, 증권 등 금융상품 중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 법에 따라 금융서비스중개업자의 금융상품중개업무 수행이 허용됐으며 동시에 영업행위 규제도 마련됐다. 금융서비스중개업자는 고객정보를 안전하게 취급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해야 하며, 고객 재산을 내부에 예치할 수 없는 등의 규제를 받는다.

조은영 변호사는 “일본과 우리의 금융환경이 달라, 구체적 제도 설계는 우리의 실정에 맞게 다시 논의되어야 하지만, 소극적 의미의 보호뿐만 아니라 금융소비자의 편익증진, 시장 발전도 중요한 가치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 플랫폼 진입은 허용하되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영업행위 규제를 도입한 금융서비스중개업 제도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현 상황이 녹록치 않자 일부 업계에서는 금융규제샌드박스를 활용해 당장의 규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업체는 금융규제샌드박스를 신청했으나, 아직까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학계에서는 금융규제샌드박스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진 않는다고 봤다.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규제샌드박스를 통한 진입규제 완화는 임시조치에 불과하며 사업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며 “더불어 금융소비자 피해구제에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규제 사전 환경 차원에서 핀테크는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핀테크 경쟁력은 금융소비자 수요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하고 이를 해결하는 최적의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라며 “기존 금융산업의 비효율성을 해소하고, 금융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포용성을 높여 금융소비자의 효용을 높이는 것임을 인식시켜줘야 한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