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인력난, 심각한 것 맞다. 제조뿐만 아니라 개발도 부족하고, 자동화 솔루션을 구동할 칩도 부족하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이 부족한 부분도 AI로 대체할 수 있다. 엔비디아가 개발하고 있는 AI가 멋진 이유다.”

세계적으로 반도체 인력난이 심각한데 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CEO가 이 같이 답했다. 젠슨 황 CEO는 대만 타이페이에서 개최한 컴퓨텍스 2022 에서 키노트 행사를 진행한 후 27일 Q&A 세션을 가졌다. 이 세션에서 젠슨 황 CEO는 엔비디아가 산업에서 어떤 역할을 하려 하는지를 강조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오른쪽은, 젠슨 황 CEO에게 질문 중인 배유미 기자.

반도체 인력난이 심각해지면서 세계 각국 정부는 인재 양성을 위한 정책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반도체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인력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결국 주요 기업은 큰 비용을 들여 인재 쟁탈전을 펼치거나, 자동화 솔루션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반도체 설계⋅제조 과정 전반에 자동화 솔루션을 도입하는 것이다. 다른 기업에서 인재를 빼앗아 오는 것보다 비용이 덜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자동화 솔루션은 AI, 클라우드나 데이터센터 등의 기술을 기반으로 가동되는데, 이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반도체를 개발할 인력조차 부족하다는 것이다.

젠슨 황 CEO는 “반도체 업계에 인재가 극심하게 부족한 것은 확실하다”면서도 “조금만 생각을 바꿔 보면 반도체 개발, AI 칩 설계조차도 AI를 통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AI 솔루션을 도입해야 하는데, 이 솔루션을 구동하기 위한 칩 개발도 AI가 담당하겠다는 설명이다.

젠슨 황 CEO에 따르면, AI에 반도체 개발 데이터를 입력하고 회로를 설계하도록 알고리즘을 설정하면 AI가 추가 인력 도입 없이 반도체 회로를 설계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반도체 레이아웃을 짜는 것, 설계 후 작동 여부를 테스트하는 것도 AI를 통해 자동화할 수 있다. 자동화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칩셋도 AI로 개발하도록 하고, 반도체 제조 과정도 하나의 ‘AI세계’로 만들면 인력난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더 높은 AI⋅클라우드 기술을 필요로 한다. 반도체 하나를 설계하는 것 자체도 복잡한데, 반도체 설계를 위한 칩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더 복잡한 알고리즘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이에 대해 자신 있다는 분위기다. 엔비디아는 GPU와 이를 범용으로 개발할 수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 쿠다(CUDA)를 개발하면서 오랜 기간 AI 컴퓨팅 기술 역량을 쌓아 왔다. 그만큼 엔비디아는 AI 컴퓨팅 업계에서 강자로 자리잡게 됐다. 무엇보다 고객이 AI 기술을 더 쉽게 구현할 수 있도록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 스택, 툴킷까지 제공하는 전략을 취해 하나의 거대 AI컴퓨팅 업체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엔비디아가 자사를 단순히 ‘반도체 기업’이라고 하지 않는 이유다. 젠슨 황 CEO는 “많은 사람들이 엔비디아를 단순히 반도체 회사라고 알고 있지만, 엔비디아는 시스템과 소프트웨어, AI 알고리즘도 지원하는 ‘종합 컴퓨팅 시스템 회사’다”라며 “엔비디아의 역할은 사용자가 AI와 같은 솔루션을 더 수월하게 도입하고 소프트웨어를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후 엔비디아는 AI 기술과 더불어 이를 기반으로 하는 클라우드⋅데이터센터 부문에서의 역량도 키워갈 것으로 보인다. 젠슨 황 CEO는 “▲제조업 ▲물류 ▲소매업 ▲의료업 ▲금융업 등 대부분이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하고 있고, AI와 머신러닝 시장이 확대되면서 데이터센터 아키텍처도 변화하고 있다”며 “따라서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 부문에서도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엔비디아는 컴퓨텍스 2022 키노트 세션에서 AI⋅데이터센터 관련 솔루션을 다수 선보였다. 행사에서 엔비디아가 선보인 것은 ▲슈퍼컴퓨팅 데이터센터 솔루션 퀀텀(NVIDIA Quantum) ▲AI 모델 훈련 가속엔진 호퍼(Hopper) GPU ▲고성능 컴퓨팅용 그레이스(Grace) CPU⋅GPU▲데이터센터 프로세서 ‘블루필드 DPU(NVIDIA BlueField DPU) 등이다. 대부분 AI, 서버⋅클라우드⋅데이터센터와 관련된 것들이다.

이안 벅(Ian Buck) 엔비디아 하이퍼스케일⋅HPC 부사장은 “서버가 AI 구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데이터센터를 재구상할 필요가 생겼다”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반도체, 인프라,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뒤이어 이안 벅 부사장은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미래 AI 공장을 구축 플랫폼은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모두 지원한다”며 “이를 원활하게 실행하기 위해 엔비디아 AI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도 제공하는데, 이를 통해 엔비디아의 AI 플랫폼 생태계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