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 내비게이션은 돈이 될까?

티맵모빌리티는 5월 ‘티맵(TMAP)’의 화물차 전용 내비게이션 가입자 수가 5만2000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서비스 출시 5개월 만이다. 또 화물차주가 화물차 전용 내비게이션으로 목적지를 설정한 후 도로 위를 주행한 거리는 2억㎞를 넘었다. 티맵에서 기본 차량 설정을 ‘화물차’로 등록한 유저를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다.

앞서 4월, 화물차 전용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 ‘아틀란 트럭’을 운영하는 맵퍼스는 아틀란 트럭의 무료 서비스 ‘오너회원제’ 사용자가 1만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오너회원제는 차주가 아틀란 트럭에서 차량 정보 입력을 마치면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제도다. 맵퍼스는 수집한 차량 정보를 바탕으로 톤수별 맞춤 경로, 도착 예정시간 고도화 등 서비스 향상에 활용할 것이라 설명했다.

화물차 내비, 누가·왜 쓸까

화물차 내비게이션의 주 사용자는 단연 화물차주다. 특히 차량 적재중량이 큰 특수화물차 차주일수록 화물차 전용 내비 수요가 높다. 맵퍼스가 오너회원 1만명의 차량 정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차량번호 유형에 따라 영업용 80.5%, 건설기계 8.1%, 자가용 11.4%의 비율을 보였다. 특히 영업용 차량 중에서는 적재중량 10톤을 초과하는 특수화물차가 52.8%로 가장 많았다.

그 외에도 다인승 차량, 캠핑카, 카라반·보트 등 트레일러 견인 차량에게 화물차 내비는 큰 도움이 된다. 차폭과 높이에 적합한 경로를 추천해주며, 고도가 높은 비탈길 등을 피해 갈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무게가 많이 나가는 특수차량은 특정 도로를 주행하거나 다리를 건널 시 반드시 무게를 고려해야 하기에 화물차 내비 정보를 활용한다. “적재량 위반 시 벌금이 100만원 이상 나올 수 있기에 영업 차주에겐 치명적”이라는 게 종사자들의 설명이다.

티맵이 서비스하는 화물차 전용 내비게이션

이에 화물차 내비들은 ‘맞춤형 서비스’라는 점을 강조한다. 티맵은 “화물차 높이·중량 제한에 따라 안전운행이 가능한 최적의 경로를 안내한다. 목적지도 최대 5곳까지 설정할 수 있다. 주행 불가 도로를 피하는 기능도 지원하며, 화물차 우대 주유소나 휴게소, 졸음방지 쉼터, 요소수 거점 판매 주유소 등 유용한 정보도 제공한다”라고 설명한다.

티맵 화물차 전용 내비게이션은 전국 화물차주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길안내 서비스다. 화물차 높이·중량 제한에 따라 안전운행이 가능한 최적의 경로를 안내한다. 주행이 불가한 도로는 피해가는 기능도 지원한다. 화물차 우대 주유소나 휴게소, 졸음운전 방지를 위한 화물차 우대 쉼터 등 장거리 운행에 유용한 정보도 제공한다.

수익 창출은?

2020년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화물차의 누적 등록대수는 약 361만대이며, 특장차는 10만5000대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여행이 늘면서 캠핑카와 카라반 수요도 크게 늘었다. 화물차 내비는 이들을 대상으로 회원 수 늘리기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2016년부터 아틀란 트럭을 서비스해 온 맵퍼스는 기존 유료 구독 모델 중심에서 최근 회원 대상 무료 모델로 전환했다.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 부동의 1위 티맵이 화물차 전용 서비스를 무료로 내놓은 영향이 크다. 티맵 화물차 내비는 기존 티맵 앱에서 차종을 변경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회원 확보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최근 회원 대상 무료 모델로 전환한 맵퍼스의 화물차 전용 내비 ‘아틀란 트럭’

모 화물차주는 “전용 내비 필요성은 모든 화물차주가 느끼지만, 여전히 서비스 품질이 높지 않아 일반 내비에 본인 경험을 더해 운행하는 차주가 많다”라며 “최근 관련 서비스가 고도화되고 있는 만큼 차주가 운행 현장에서 느끼는 불편함이 잘 개선됐으면 한다. 차주가 도로나 상하차지 특이사항 또는 각종 유용한 정보를 제보하면 보상을 주는 제도가 있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기존 내비게이션 시장의 주된 비즈니스 모델은 광고다. 여기에 티맵은 차량 인포테인먼트, 결제, 주차, 택시 호출과 대리운전 등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화물차 내비 연계 서비스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화물차 시장을 대상으로 타깃 마케팅이 필요한 상품·서비스와 연계가 가능하다. 보험·결제·정산·회계·소모품 관련 등 개인사업자인 화물차주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 뒤 수수료를 가져갈 수도 있다.

문제는 내비게이션 시장 1위인 티맵이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0년 12월 SK텔레콤으로부터 분사한 티맵모빌리티는 지난해 11월과 12월 당기순손실 243억을 기록하며 고전하고 있다. 물론 분사 초기인 만큼 적자는 피할 수 없었다는 분석도 있으나, 한편으로는 내비 서비스 자체가 수익 사업으로 연결하기에 어려운 점이 많다는 걸 방증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는 일반 내비보다 규모에서 훨씬 작은 시장인 화물차 내비에서 더 도드라질 수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신승윤 기자> yoo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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