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권현지 차이코퍼레이션 대표

“90년대생이 온다”고들 하죠. 유명한 말입니다. 진짜 올 것이 왔습니다. 1990년대생이 회사의 사원, 대리, 과장도 아닌 대표로 말이죠.

클럽하우스처럼 기존 사용자의 초대장을 받아야 가입할 수 있었던 차이 서비스로 인기를 끌었던 차이코퍼레이션이 지난 달 90년대생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회사 내부에서 영업, 마케팅, 제휴 등 비즈니스 총괄을 맡았던 인물이죠.

권현지 차이코퍼레이션 대표는 스스로가 “일을 정말 열심히했다”고 자부할 정도로 열정적입니다. 회사에 첫 여성 직원으로 입사해 대표가 되기까지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회사 생활에 임했다고 합니다. 여성직원이 없는 회사에 여성용품을 둘 것을 요구하거나, 각종 회의에서 빠짐없이 의견을 내놓으면서 두각을 보였다고 하는데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차이의 평범한 직원이었던 그녀가, 어떻게 대표 자리까지 오르게 되었는지. 또 경영의 키를 잡고 어떻게 회사를 운영해나갈 계획인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권현지 차이코퍼레이션 대표

안녕하세요. 대표 선임 축하드립니다. 자기 소개 먼저 부탁드릴게요.

반갑습니다. 저는 초창기 멤버 중 한 명으로 차이에서 근무한 지 4년 정도 넘었어요. 대표로 취임한 지는 한 두 달 정도 밖에 안 된 새내기 대표에요.

대표 선임을 예견하셨는지 궁금해요.

예견을 하진 못했고요. 선임되기 한 두 달 전 신현성 대표의 제안을 받고 고민한 끝에 지금의 결과가 나오게 됐어요.

신현성 전 대표가 준 미션이 있을까요?

특별한 미션은 없고요. 아무래도 국내 서비스와 사업을 계속 이끌어갈 수 있는 리더를 뽑아야 사업의 성장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을 하신 것 같아요. 제가 오랫동안 차이에서 일을 해왔고 문화나 사업의 방향성을 잘 이해한다고 봐주셨어요.

대표가 바뀌게 된 배경이나 계기가 있나요?

사실 저희가 대표 지정이 늦어진 편이에요. 차이에서는 크게 차이 체크카드의 개인소비자(B2C) 사업과 기업대상(B2B) 온라인결제 서비스 , 해외 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사업부서가 늘어나면서 각 사업부의 리더가 중요해졌어요. 신현성 대표는 전체 그룹장으로서 모두를 이끌어가고 각 사업부의 리더를 뽑자는 취지에서 제가 처음으로 선임이 됐어요. 다른 사업부도 차차 대표가 나올 예정이고요.



앞으로 B2C 서비스인 차이 체크카드 서비스의 전략이 바뀌는 것일까요? 여기에 앞서 이 서비스에 대한 설명도 해주세요.

지난 2020년 8월 게임요소를 입힌 차이 체크카드를 BC카드와 함께 출시했는데요. 카드를 기반으로 각종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는 차이 앱을 연동해 사용할 수 있어요. 이곳에서 매일 다른 브랜드를 최대 90%까지 할인받을 수 있도록 한 ‘부스트’, 미션을 달성할 때마다 모은 아이템으로 원하는 브랜드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리워드형 핀테크 서비스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앞으로는 더 재밌고 과감한 시도를 할 예정이에요. 최근에도 차이에서 암호화폐 지갑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이런 식으로 새롭고 도전적인 것을 해나갈 계획이에요.

차이 체크카드는 사실 폐쇄형 서비스로, 기존 사용자로부터 초대장을 받아야 가입을 할 수 있었는데 지금도 이 가입방식을 유지하고 있나요?

아뇨. 초대장 서비스는 작년 4분기에 종료를 했고요. 지금은 누구나 앱을 설치해서 사용할 수 있어요.

클럽하우스처럼 초대장 기반의 가입방식으로 더 인기몰이를 했었던 것 같은데, 실제로 효과가 있었나요?

그럼요. 처음에 카드 시장에 진출하고 싶은데 어떻게 마케팅적으로 접근하면 좋을까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물론, 저희가 지향하는 혜택도 매력적이지만 동시에 누구나 쉽게 가질 수 없는, 대기가 긴 카드로 마케팅을 하자고 결정하면서 초대장 가입 시스템을 만들었어요. 덕분에 입소문을 탔죠. 실제로, 작년 외부 광고에 비용을 집행한 적이 없을 정도에요.

아무래도 대표로서는 꽤 젊은 나이인데, 직원들이 조금 불편(?)해하진 않나요?

저희는 직급이 없이 모두가 영어이름을 쓰고 있어요. 실제로 대표 선임되고 나서도 직원들이 평소처럼 영어이름(지지)을 불러주고, 자리도 크게 다르지 않아 체감이 되는 것은 없어요.

나이가 많은 직원들과도 관계가 원만한가요?

사실 저희는 직원들끼리 나이를 잘 몰라요. 다들 이 직원은 ‘어떤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런 면에서 수평적인 문화는 잘 자리 잡았다고 생각해요.

조직관리 차원에서 90년대생 대표가 가지는 장점이 있나요?

우선 가장 큰 장점은 실무를 많이 해봤다는 것이죠. 어떤 프로젝트나 새로운 사업을 출시했을 때 운영, 혹은 세부적으로 어떤 부분까지 잡아야 하는지 연상이 잘되는 편이에요. 또 스타트업 환경이 직급과 상관없이 실무를 다 할 수 있어야 해서 이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죠.

또 트렌드, 유행에 민감한 편이에요. 어떤 소비자 트렌드가 있고 무엇이 인기가 있는지. 이런 거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사업적으로 도움이 되고 있어요.

트렌드는 주로 어떤 수단을 통해서 파악하시나요?

뉴스레터나 뉴스 등을 많이 구독하고 있고. 해외에 있는 친구들에게 어떤 앱을 사용하고 브랜드를 선호하는지 많이 물어봐요. 한국에서 쓸 수 없는 앱이라면 현지 지인에게 부탁해서 앱 사용 장면을 촬영해 달라고 한 뒤 앱의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경험(UX)를 직접 확인하고 있어요.



‘90년대생 여성 리더’ 타이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대표가 되고 나서 생각을 해봤는데요. 저는 비개발자 출신의 IT기업 대표이고, 여자인 것도 사실이에요. 사실 아직까지도 차이에서 저를 제외하고 부서장급들은 남자분들이거든요. 그만큼 회사에서 제가 어떤 성과를 보여주는지가 저희만의 문화를 돋보이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감히 좋은 선례가 되고 싶어요.

여성으로서 대변하고 싶은 것도 있을 것 같아요.

진짜 사소한 것부터 많죠. 처음 차이에 여성 직원이 저 포함해서 두 명 정도 있었는데 화장실에 생리대와 휴지통을 비치하자는 등의 의견을 내기도 했고요. 크게 봤을 때는 제가 여러 의미로 목소리가 큰 편인데요. 저처럼 여성 직원들이 크게 목소리를 냈으면 하는 바람에서 회의 등에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고 있어요.

이번엔 사업이나 경영 전략 측면에서 궁금한데요. 신현성 전 대표와 권현지 대표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요?

사실 두 명의 성향이 굉장히 달라요. 신현성 전 대표는 업계 동향을 빨리 습득하고, 이를 차이에 어떻게 반영하면 좋을지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라면, 저는 실무에서 시작한 만큼 운영의 미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실질적인 것을 좋아하죠. 그래서 저희가 가지고 있는 비전(아시아 최고 리워드 플랫폼 지향)이 원대하고 넓은 만큼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을 해요. 대표로 재직하는 동안 실질적인 업무 운영 등을 많이 강화하고 신사업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에요.

대표가 되기 직전까지 마케팅 업무를 맡으셨잖아요. 차이가 앞으로 마케팅을 더 강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런 계획도 있나요?

지금까지 차이는 외부 교류가 활발하진 않았어요. 리소스도 많지 않았고 대외 홍보 담당자도 부재했고요. 그래서 이제는 젊은 리더들을 앉혀 많은 사람들이 차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접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그 중에서도 어떤 목소리를 내고 싶은지요?

차이의 조직문화, 업무방식이 재미가 있고 저희만의 DNA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런 부분이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항상 아쉬웠거든요. 저희는 업무를 보고하는 것이 아니라 공유하는 개념이거든요. 그래서 자유롭게 맡은 일만 잘 한다면 누구도 터치하지 않는, 마음껏 날개를 펼칠 수 있는 환경이라서 이런 걸 알리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차이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위해 일하는 방식을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저희는 프로덕트오너(PO)를 중심으로 업무가 돌아가고 있어요. 분기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제를 중심으로 키워드를 선정한 뒤, PO가 선정 주제를 분기 동안 집중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PO와 함께 프론트엔드 개발자, 백엔드 개발자 등도 함께 일을 하고요. 꼭 개발자가 PO가 되는 것도 아니에요. 선정 주제에 가장 적합한 분이 PO로 선발이 되어 프로젝트를 이끌어가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 경우 빠르게 어떤 문제를 우선순위로 다뤄야하는지 활발하게 의견을 나눌 수 있고요. 그러다보니 빨리 움직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회사 경영에 가장 중요한 것이죠. 수익모델에 대한 고민은 어떻게 하고 계시나요?

차이가 결제 회사인 만큼 수익모델의 근간이 되는 것이 수수료예요. 그렇지만 결제 수수료만 가지고 큰 수익을 내긴 어렵고요. 플랫폼으로써 수익을 낼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은 광고라고 생각해요. 지금 브랜드 광고를 많이 받고 있는데, 작년에 처음 시작했을 때는 굉장히 작은 수익이었지만 지금은 긍정적인 지표가 나오고 있어요. 실제로 사용자들에게 집행되는 비용 30%를 광고비로 충당할 수 있는 수준까지 왔고, 여기에 추가적인 수익모델이 합쳐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어요.

하반기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차이 체크카드 앱 서비스에 게임 요소를 강화할 예정이에요. 하나의 게임 앱에 친구들이 함께 들어가 게임을 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싶은데, 이를 위해선 주소록 연동이 필요해요. 지금까지 기반을 마련했고 새로운 기능을 준비하고 있어요. 초대장 못지않은 효과가 있었으면 해요.

또 차이가 B2B 결제 해외 사업을 이제 막 시작했는데요. 싱가포르 지사를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베트남에 진출을 한 상태에요. 동남아시아의 결제가 많이 파편화되어 있어서 이를 하나로 모아주길 원하는 수요가 꽤 있고요. 저희는 그걸 연동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어요.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차이를 국내 사용자들에게 더 알리는 확성기 같은 역할을 하는 게 저의 최대 숙제가 될 것 같아요. “차이가 어떤 회사냐”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형용사를 떠올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저의 역할이에요. 또 신사업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신경을 쓸 계획이고요.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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