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정식 시행 5개월차를 맞은 가운데, 금융권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차별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지금까지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위한 금융사 연동과 안정화에 심혈을 기울였다면, 앞으로는 점차 서비스 차별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둔 행보로 보인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과 KB국민은행, 하나은행은 마이데이터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사업공고를 내놓고 사업자를 선정하고 있다. 세 은행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새로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금융권을 포함해 핀테크 서비스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사용자의 자산관리와 금융상품 추천으로 큰 틀에서 방향성이 같다. 아직까지 차별화를 고려하기엔 더 많은 금융사를 연동하고,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반면에 몇몇 금융사는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금융사, 핀테크와 연동을 마치고, 서비스 안정화가 어느 정도 이뤄졌다는 판단 하에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기로 했다. 이제 각 사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여 승부를 가리겠다는 취지다.

시중은행은 구체적인 전략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공공 데이터를 연계하거나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기존에 없던 서비스를 보강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공공 데이터 연계의 경우 전 분야 마이데이터 서비스 확대를 고려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업계는 이르면 연내 전 분야 마이데이터 서비스 허용이 담긴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통과될 것으로 전망하고 이를 염두에 두고 있다.

먼저, NH농협은행은 마이데이터서비스 고도화 구축을 위한 사업공고를 내놨다. 약 50억원을 들여 고도화에 나설 계획이며, 늦어도 내년 초에는 서비스에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취지에서 KB국민은행도 ‘마이데이터 혁신성장체계 확대 구축’ 사업공고를 내걸었다. 국민은행은 금융뿐만 아니라 공공 데이터 연계를 고려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늦어도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 고도화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마이데이터 신용관리 서비스에 새로운 기능을 더한다. 마이데이터 영역에 고객 신용정보 변동 알림, 신용 요약 보고서, 통계 정보 제공을 위한 신용점수, 관련 정보제공 등을 서비스 할 계획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나 핀테크 기업, 마이데이터 서비스 기업에서 하고 있는 서비스와 유사하다. 다만 하나은행은 입찰공고 조건으로 ‘타사 대비 차별화된 서비스 요인 분석’을 강조했다. 하나은행은 내년 초 이 기능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당장은 아니지만, 타 시중은행도 점진적으로 서비스 차별화에 나서면서 내년에 새로운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대거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해 현업부서에서 국내외 마이데이터 서비스나 유사 서비스 사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이제 막 시장이 열린 만큼, 업계에서 초기 시장 선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기업들은 향후 2~3년을 시장 선점 기회로 보며 서비스에 대대적인 투자와 홍보에 나서고 있다. 따라서 이 기간 동안 어떤 기업이 가장 획기적이고 유용한 서비스를 선보일 지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동안 사용자의 선택을 받지 않으면 사실상 시장에서 도태되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간 핀테크 기업에게 혁신성, 사용자 편의성 측면에서 밀리고 있는 금융사는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더욱 사활을 걸고 있다. 마이데이터 시장을 잡지 않으면 자사 뱅킹 앱 시장을 핀테크 기업에게 완전히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가지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서비스 고도화를 준비하고 고민하고 있는 금융사와 달리, 핀테크 업계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당초 마이데이터 유사 서비스를 하고 있던 핀테크 업체들은 데이터 전송방식을 바꾸는 것에만 초점을 두고 기존 서비스를 계속해서 유지해오고 있다. 토스 등 대규모 핀테크 업체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고도화와 관련해서는 당장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한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인 실험은 이어가겠지만 현재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추가되거나 바뀌는 것은 없다”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