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라인네트워크에서 스타트업 리뷰를 연재합니다. 코너명은 ‘바스리’, <바이라인 스타트업 리뷰>의 줄임말입니다. 스타트업 관계자분들과 독자님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오는 7월 21일, 의약품 업계에 ‘큰 거’ 한방이 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지난 1월부터 시행한 <생물학적 제제 등의 제조 판매관리 규칙 개정안>이 ‘냉동·냉장이 필요한 모든 의약품’으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생물학적 제제’란 사람 또는 다른 생물체에서 유래된 것을 원료 또는 재료로 하여 제조한 ‘의약품’을 의미한다. 코로나19 백신, 혈액제제, 유전자재조합, 세포배양의약품 등 바이오 의약품이 여기 포함된다. 여기서 나아가 냉동·냉장 의약품은 모두 새로운 규제 대상이 됐다.

개정안에는 특히 콜드체인 물류 관련 규제가 개정·신설돼 업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기존 법안은 냉장·냉동차량 이용을 권고하는 데 그쳤으나, 개정 법안은 ‘수송설비(수송용기, 냉장·냉동차량) 사전 검증이 필요하다. 더 이상 아이스박스 이용도 불가능하며, 수송설비 내부에 온도기록장치를 설치와 함께 수송 과정 중 온도 기록을 ‘출하증명서화’ 해서 2년간 보관해야 한다. 규칙 위반 시에는 영업 정지, 3진 아웃 제도에 의해 의약품 취급 허가 취소 등 강력한 제재가 가해진다.

생물학적 제제 등의 제조 판매관리 규칙 개정안(이미지 출처: 윌로그)

이와 관련해 콜드체인 데이터 관리 솔루션 스타트업 ’윌로그(willog)’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라는 입장이다. 최명아 윌로그 CMO는 “국내 제약, 의약품 유통, 콜드체인 물류 기업들이 이번 규제에 대비하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초석으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엄격한 콜드체인 기준을 충족시켜 나가며, 단순 비용이 아닌 성장의 기회로 7월을 맞이할 수 있도록 윌로그가 컨설팅과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의약품 물류 규제가 개정·신설된 이유

식약처는 왜 의약품 물류 관련 규제를 손보게 된 것일까? 최 CMO는 “크게 2가지 사건을 들 수 있다. 하나는 2020년 발생한 독감 백신 전량 폐기 사건이다. 수송을 맡은 업체가 관리를 소홀히 하여 백신이 상온에 노출된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코로나19 백신의 도입이다. 여러 종류의 백신마다 적정 온도를 유지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민 건강과 직결된, 그리고 여전히 끝나지 않은 거대한 사건들로 인해 우리 정부 역시 콜드체인 관련 규제를 본격적으로 강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규제 범위가 바이오 의약품을 넘어 의약품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제조·유통·물류를 포함한 제약업계 전체가 효과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업계는 아직 준비가 안 됐다”

최근 윌로그는 제약산업 담당자 320여명을 대상으로 ‘생물학적 제제 규제에 대한 인식과 대응’을 주제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이에 따르면 ‘해당 개정안을 인지하지 못했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61%에 달한다. 본격적인 개정한 시행은 다가오고 있으나, 업계는 아직까지 관련 정보 수집이나 대응 방안 수립이 원활하지 않은 모습이다.

윌로그가 진행 ‘생물학적 제제 규제에 대한 인식과 대응’ 설문 조사 결과(출처: 윌로그)

관련해 최 CMO는 “기업들이 곧바로 규제에 대응하기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많다. 예를 들어 의약품 유통 기업들은 병원 등 라스트마일 배송을 위해 거점 창고 내에서 분류·소분해 재포장한다. 이를 개정안대로 진행하려면 거점 창고마다 콜드체인 설비를 갖춰야 하는데, 반드시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제약산업 담당자들은 설문 조사 중 ‘개정안 대응을 위해 추가로 필요한 사항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타 기업의 선진 사례(45%)’, ‘개정안 및 대안에 대한 추가 정보(36%)’, ‘전문가의 컨설팅(26%)’ 등을 꼽기도 했다.

스타트업이 제공하는 ‘개정안 대응책’

2021년 5월에 창업해 현재 한화투자증권 등으로부터 시리즈A 2차 투자까지 유치한 윌로그는 ‘QR코드 기반의 물류 상태 모니터링 솔루션’을 포함해 총 17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윌로그 솔루션은 자체 개발한 모니터링 소형 디바이스를 활용한다. 운송차량이나 수송용기에 디바이스를 부착해 설정 시간마다 온도, 습도, 조도, 충격 등의 변수 데이터를 측정한다. 해당 데이터는 QR코드를 기반으로 공유·확인할 수 있다.

윌로그의 OTQ(One Time QR-code) 디바이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해 온도, 습도 등 변수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사실 업계에 의하면 윌로그는 창업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주 무대를 미국으로 옮기려 했다. 윌로그 콜드체인 솔루션이 노린 시장은 식품업계였으나, 여전히 국내는 풀(full) 콜드체인 솔루션이 필수가 아니었다. 이에 돌파구를 찾던 중 관련 규제가 엄격한 해외 시장에서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윌로그가 미국 지사를 설립해 지금도 활발히 운영하게 된 배경이다. 그러던 중 의약품 규제 개정안과 함께 새로운 시장이 열린 것이다.


위와 같은 배경 아래 윌로그는 솔루션 도입을 위한 사전 컨설팅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다. 최 CMO는 “단순히 기기를 도입하는 것으로는 아무것도 해결 할 수 없다”라며 “기업의 물류 프로세스와 데이터 관리방식을 사전에 파악해 대응할 수 있도록 최소 2~3개월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윌로그 사전 프로세스는 사전 진단, 제품/출고 정보와의 맵핑, 시스템 간 연동, 테스트, 도입 및 운영까지 총 5가지로 진행된다. 아울러 규제 개정안 대응을 위한 체크리스트를 바탕으로 오는 7월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한다는 설명이다.

생물학적 제제 등의 제조 판매관리 규칙 개정안 대응을 위한 체크리스트. 기자의 현장 경험에 의하면 많은 냉장/냉동탑차들이 필요에 따라 온도 유지 장치를 꺼버리거나, 혈액을 아이스박스에 실어 고속버스 택배로 배송하는 등 최근까지도 비슷한 행태가 반복돼 왔다. 위 체크리스트를 따른다면 적어도 의약품 업계에서는, 기존 ‘관행’은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최 CMO는 “윌로그는 국내 의약품, 화장품 등 특화물류 부문 1위 기업 용마로지스와 협력하고 있다. 또 CJ를 비롯해 제약산업 내 다양한 플레이어들과 함께 관련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중이다. 또 미국 지사 등을 통해 국내 적용 가능한 콜드체인 솔루션 사례와 업계 표준·기준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국내 제약시장의 발전과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에 윌로그 서비스가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신승윤 기자> yoo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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