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들이 인사업무에 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최적의 인사발령을 내리는 목적으로 축적된 내부 데이터를 활용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내부 데이터 기반의 시스템을 활용한 인사이동 인프라를 마련하고 있다. 직원들 데이터를 활용해 자동으로 인사이동을 해주는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일 ‘적합인재 탐색 및 이동배치 자동화 시스템 구축’ 입찰 공고를 내놨다. 데이터로만 직원들의 업무 능력을 판단해, 개인적인 친분이나 선입견 없이 직원 개개인의 역량에 맞는 인사이동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에도 국민카드는 인사 이동시 내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탐색하고 이에 맞는 업무 배치를 했었다. 이번 자동화 시스템 구축으로 인사배치 시 사람의 개입이 덜 이뤄지는 동시에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국민카드가 개발하려는 이동배치 자동화 시스템은 크게 세 가지 기능을 제공한다. 먼저, 조직도·인사정보 시각화 솔루션이다. 조직개편, 인사정보가 이뤄진 즉시 해당 솔루션에 즉각적으로 반영이 이뤄진다. 바뀐 내용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시각화 컴포넌트 기능을 탑재, 엑셀이나 이미지 등 다양한 버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는 핵심 기능인 적합인재 검색, 인사배치 자동화다. 내부 데이터 기반으로 직무별, 조직별 적합인재를 추천하고 후보자 리스트를 출력할 수 있다. 시각화를 통해 후보자의 경력, 인사정보 등을 비교할 수 있다.

또 업무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기반으로 인사이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배치 조건 우선순위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특정 팀이나 업무에 꼭 필요한 역량을 가진 직원이 배치될 수 있는 기능이다.

이외에도 조건별 가중치 조정을 통한 인사 자동배치, 조직도 시뮬레이션 솔루션을 통한 검증, 실시간 이동 전후 상황 검증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인사배치 시뮬레이션에 대한 결과를 검증하도록, 엑셀 등 각종 통계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이동배치 자동화 시스템 구축으로 국민카드는 인재 능력에 맞는 적합한 인사이동, 빠른 의사결정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이번 시스템 자동화 구축으로 최적의 인력배치·운용을 통한 조직경쟁력 극대화가 기대된다”며 “또 애자일, 수시 공모 등에 따른 신속한 대체 인력 수용에 대응 능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카드는 이르면 연내 시스템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빠르면,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 인사이동에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에서 인사이동을 IT 기술에 맡긴 것은 2년이 채 되지 않는다. 가장 먼저 시도한 곳은 KB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2020년 7월, 인공지능(AI) 알고리즘 기반의 인사시스템을 활용해 영업점 직원의 인사이동을 실시했다. 이듬해부터는 점포장, 지역본부장 배치에도 시스템을 적용했다.


국민은행의 AI 알고리즘 기반 인사 시스템은 직원의 업무경력, 근무기간, 자격증, 출퇴근거리 등의 데이터로 근무지를 선정한다. 여기에 직원 개인의 고충사항이나 개별적 업무추진 사항 등을 고려했다는 것이 은행 측의 설명이다.

신한은행도 작년 상반기와 하반기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인사를 시행했다. 직원들의 성과, 역량, 리더십 등 50여가지 요소를 수치화해 딥러닝을 활용한 바 있다.

두 은행 모두 AI 기반 이동배치 시스템을 활용하더라도, 사람의 개입이 완전히 배제되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예외적인 요소가 존재해 아직까진 전적으로 AI에 인사이동을 맡기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주목할 점은 데이터 기반의 인사이동 시스템으로 학연·지연·성차별 등의 한계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신한은행의 경우 AI 인사시스템으로 책임자 승진 인원 중 여성 비중이 기존 40%에서 55%로 올랐다.

국민은행에서도 AI 인사시스템이 모든 직원의 인사이동을 동일한 기준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시스템 도입은 직원들의 (인사이동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