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 택시 ‘콜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이를 사실이라 보고 제재 절차에 들어갔다. 공정위는 카카오T 앱 승객이 일반 택시를 호출할 때 카카오 가맹 택시가 우선적으로 승객 배차를 받는 등 우대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했다”

업계에 따르면 25일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 측에 “자사 우대 행위에 대해 제재할 것”이란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심사보고서는 검찰의 공소장 격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배차 플랫폼 1위라는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자사 가망 서비스인 ‘카카오T블루’를 우대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의 콜 몰아주기 조사는 2020년 택시 단체들의 신고로부터 시작됐다. 당시 택시 단체들은 “카카오T 앱으로 승객이 택시를 부를 경우 가까운 거리의 일반 택시보다 멀리 떨어져 있는 카카오T블루가 먼저 배차된다”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 본사 현장조사를 진행하는 등 조사에 들어갔다.

지자체도 협력했다. 서울시는 콜 몰아주기 실태조사를 진행해 “일반택시 호출로 배차 성공 시 약 39%가 가맹 택시였다”라는 결과를 발표했고, 경기도도 성남시 등 11개시를 대상으로 조사해 “가맹 택시 비율은 전체 택시 대비 평균 17.7%였으나, 배차 비율은 43.3%로 나타났다”라고 밝혔다. 해당 실태조사 결과도 공정위 판단의 근거가 됐다.

향후 공정위는 전원회의를 열고 제재 수위와 과징금 부과액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원회의에는 공정위 위원장을 포함한 9명의 위원이 참여한다. 관련해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후 카카오모빌리티가 직접 참석하는 구두심의 등을 거쳐 제재 수위가 결정될 예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의견서 제출해 오해 소명할 것”

공정위 심사보고서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배차 로직상 일반 택시와 가맹 택시를 구별하지 않는다”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배차 시스템은 소비자와 기사 편익을 모두 확대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었음을 설명해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소비자 편익 증진 효과가 충분히 고려될 수 있도록 의견서 제출 및 전원회의 절차 동안 배차 시스템에 대한 과도한 오해를 적극 소명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이달 초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AI 배차 시스템 동작 원리를 공개한 바 있다. 승객이 택시를 호출하면 일평균 운행 완료 수, 기사 평점, 배차 수락률, ‘이 기사 만나지 않기’ 지정 횟수, 배차 수락 예측 확률 총 5가지 항목을 충족하는 기사 후보군을 선별한다. 해당 후보군 안에서 탑승지까지 도착 예정 시간이 짧은 순서대로 기사의 호출 승낙 여부를 묻는 ‘콜 카드’가 발송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위 알고리즘을 통해 승객과 기사 모두 편익이 커졌다고 주장한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2019년 AI 배차 시스템 도입 이전 14.1초였던 평균 배차시간이 2021년 8.6초로 감소했다. 택시가 승객에게 빨리 도착할 수 있으면서, 기사에게도 수락할 확률이 높은 콜을 우선 제공한다는 것이다.

반면 택시 업계 일부는 이를 “콜 몰아주기의 또 다른 근거”라고 주장했다. “애초에 가맹 택시인 카카오T블루는 기사의 콜 수락 과정이 없는 자동 배차이기 때문에 배차 수락률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다”라는 것이다. 또 “각 항목이 실제 어떻게 반영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기에 보여주기 식 정보 공개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승객 “심야 택시 부족, 골라 태우기 등 불편 가중”

한편 승객들의 불편은 여전하다. 거리두기 해제 이후 심야에 택시를 잡는 게 ‘하늘의 별 따기’란 반응이 온라인 게시물, 댓글 등에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관련 불만이 이어지자 서울시는 심야(오후 9시 ~ 오전 4시) 개인택시 부제를 해제했다. 개인택시는 이틀 업무 후 의무적으로 하루를 쉬도록 하는데 이를 심야에 한해 적용 제외한 것이다. 그럼에도 택시 업계는 밤 12시 이전 할증 미적용, 밤 12시 이후 승객 부족 등을 이유로 운행을 기피하는 분위기다.

최근 ‘심야 택시 대란’을 직접 체험했다는 모 서울시민은 “밤 12시부터 새벽 1시까지 1시간 넘게 택시를 잡아보려 했으나 실패했다. 목적지가 요금 1만5000원 정도면 갈 수 있는 단거리에다 주택가다 보니 어떤 기사도 수락하지 않았나 보다. ‘승객 골라태우기’가 이런 건가 싶었다. 카카오T로 호출해도, 빈 차에다 손을 흔들어도 소용없더라. 결국 타다를 호출해 귀가할 수 있었는데, 요금은 5만원을 넘었다”라고 경험을 공유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해 서울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택시 업계의 승객 골라태우기가 사실로 드러난 만큼 이번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소비자 편의’가 반영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시장 구조에 의해 택시 잡기가 나날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카카오모빌리티가 빠른 배차에 기여한 부분이 있다면 그 노력 또한 인정해야 한다”라는 설명이다. 이번 의혹과 관련해 ‘시민들의 빠르고 안전한 택시 이용’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는 주장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신승윤 기자> yoo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