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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보는 뱅크샐러드 서비스

핀테크 서비스의 공통된 특징은 서비스가 간결하고 사용하기 쉽다는 것이다. 어려운 금융 용어를 쉽게 풀어주고, 복잡하게 모든 상품을 복잡하게 나열하기보다 중요한 정보를 위주로 사용자에게 보여주고 있다.

이런 서비스가 나오기까지 뒤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사용자에게 보여지는 서비스의 구성 요소를 만들고 배치하는 사람이다. 어떤 것이 더 중요한 정보인지 판단을 하고, 서비스의 탭은 몇 개를 만들어야 하는지, 위에 둬야 할지 아래에 둬야 할지 판단을 한다. 또 문구의 위치를 어디에 둬야하는지, 글씨 색깔은 튀거나 잘 안 보이지 않는지 서비스를 구성하는 요소 하나하나를 고민한다.

단순히 서비스를 예쁘게, 미적인 측면에서 만들기보다 사용자 관점에서의 편의성과 사용 가치에 집중한다. 그래서인지 뱅크샐러드의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이 직업이 사실상 디자이너보다 개발자에 가깝다고 한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구성하고, 또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원활한 소통을 하기 위한 중간 다리 역할을 한다고 표현한다.

뱅크샐러드의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관점에서 서비스를 디자인하는지 김성민 프로덕트 디자이너를 직접 만나 물어봤다.

김성민 뱅크샐러드 프로덕트 디자이너

반갑습니다.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뱅크샐러드 PFLM 스쿼드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김성민입니다. 뱅크샐러드에 합류한 지는 벌써 2년 반 정도 되었네요.

입사하고 나서 기존 뱅크샐러드의 구조와 디자인을 전면 개편하는 뱅크샐러드 2.0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작년까지는 BPL(뱅크샐러드 프로덕트 랭귀지)팀에 있었습니다. 지금은 뱅크샐러드의 메인 탭인 자산쪽 제품 디자인 전반을 담당하고 있어요.

PFLM이 무엇이죠?

개인금융·라이프스타일 관리(Personal Finance·Lifestyle Management)의 약자인데요. 개인자산관리 서비스의 약자인 PFM에 라이프스타일이 추가된 용어로, 개인의 자산과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만드는 팀이에요.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어떤 일을 하나요? 흔히 생각하는 미적인 부분을 디자인하는 역할이라고 보면 될까요?

결이 조금 다를 수 있는데요. 비유해서 설명을 하자면 개발자와 디자이너의 사이에서 소통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다리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어요. 일환으로 작년까지 프로덕트 랭귀지를 만들었는데요.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사용하는 프로그래밍 언어가 달라 발생하는 소통의 비효율성을 해결하기 위해 프로덕트 랭귀지를 만들게 됐어요.

랭귀지, 언어를 만든다고요? 흔히 자바(JAVA)같은 건가요?

네. 예를 들어, 화면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있는데요. 버튼, 탭, 이미지 등인데 이런 부분을 하나의 단어처럼 정형화해서 개발자와 디자이너 간 소통 시 서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건데요. 이 랭귀지 덕에 업무의 효율이 높아졌어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드리면, A라는 상황에서는 B라는 개발구현 방식을 써야하는데, 이때 이 방식을 B라고 부르기로 약속을 한 것이죠. 이런 식으로 서비스 내에서의 일관성이나 질을 높이기 위해 사전에 약속을 하기로 한 거에요. 스쿼드가 다양하다보니 스쿼드마다 문제 해결을 하는 방식을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부르면 일관성이 안맞고 효율이 떨어지잖아요.

그러니까 팀마다 다르게 불렀던 서비스 개선 방안의 표준화를 했다는거네요.

그렇죠. 같은 것을 보고도 개발자마다 쓰는 용어가 다르고 운영체제(OS)마다 명칭이나 구현방식이 다른데, 이걸 하나로 맞추면 모두가 똑같이 이해할 수 있어서 효율적이에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디자이너보다 개발자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드네요.

네, 개발과 직접 맞닿아 있어요.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협업하기 위한 중간다리 역할을 하고 있어요. 개발자분들이 코드로 화면을 그려주고, 디자이너 분은 툴로 디자인을 하는데 개발자분들이 곧바로 디자인을 보고 개발하기에는 설명이 필요한 부분도 있고 툴도 다르다 보니 중간을 만들어주는 시스템이 필요한데, 이 역할을 하고 있어요.

전반적인 뱅크샐러드의 업무 문화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생기는데요.

뱅크샐러드에서는 목적조직인 스쿼드 단위로 다양한 직군이 모여서 하나의 제품을 만들고 있어요. 주로 협업하는 프로젝트 매니저(PM), 개발자들은 물론이고 필요한 경우엔 마케팅, 고객경험(CX), 법무팀 뿐만 아니라 최고경영자(CEO), 최고기술책임자(CTO)와도 직접 소통하고 있어요.

그래서 다방면에서 성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요. 게임 캐릭터 육성에 비유해본다면 대기업의 기능조직 구조는 캐릭터의 직업과 관련된 기술을 올리기 좋은 곳이고, 스타트업의 목적조직 구조는 모든 직업들의 공통 소양인 능력치를 올리기 좋은 곳인 것 같아요.

지금은 자산 탭의 프로덕트 디자이너를 맡고 계시는데, 어떤 걸 중점적으로 서비스를 만드는지 궁금해요.

자산 탭에 들어가는 모든 화면을 디자인하고 고도화하는 업무를 하고 있어요. 자산 탭에서는 계좌, 카드, 대출, 보험 등 사용자가 보유한 자산을 한 곳에서 관리해주고 상품에 대한 정보를 쉽게 조회할 수 있도록 페이지를 디자인하고 있어요.

이런 서비스는 어떤 관점에서 디자인하는 건가요?

고객이 가장 보고 싶은 정보가 잘 보이는지, 저희가 줄 수 있는 정보를 적재적소에 잘 보여줄 수 있는지 등인데요. 특히 디자이너 관점에서는 글씨가 너무 작은 건 아닌지, 컬러는 어떤게 좋은지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있어요.

이때 뱅크샐러드만의 특징, 혹은 철학이 있을까요?

우선 사용자 입장에서 불필요할 것 같은 정보는 최소화했고, 보고 싶은 정보를 위주로 보여주려고 노력을 했어요. 자산은 조회가 가장 중요한데, 사용자가 봤을 때 원하는 정보를 바로 찾을 수 있어야 해요. 자산 탭에서 계좌는 잔액만 나오도록 했고, 카드는 사용액만 표시되도록 했어요. 부가적 정보인 계좌번호나 대출 금리 등은 상세 페이지에서 볼 수 있도록 구성을 했어요.

김성민 뱅크샐러드 프로덕트 디자이너

정보의 중요도에 따라 노출을 결정한다고 했는데, 이때 중요도 대한 판단은 어떻게 하는건가요?

뱅크샐러드에는 실험 문화가 잘 자리 잡고 있어요. 무언가 결정을 해야 할 때는 실 사용자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해요. 이를 AB테스트라고 하는데요. 두 가지 안이 고민될 때 각각 실험을 해보고 데이터 결과를 보면서 의사결정을 하고 있어요.

뱅크샐러드 하면 또 마이데이터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 개편은 어떻게 이뤄졌나요?

작년 한 해 동안 마이데이터 서비스 시행에 맞춰 개편을 꾸준히 진행했는데요. 상단에 있던 서비스 탭을 없애고 하단에 최소한의 탭만 남겨놨어요. 가계부, 건강, 금융매칭 이런 식으로요. 기존에는 모든 도메인을 한 곳에서 보여주려는 욕심이 있었다면, 이제는 자산, 가계부, 마이데이터 정보에 집중을 하기 위한 목적이에요.

사용자가 진짜로 원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게 더 가치를 줄 수 있는 구조라고 생각을 했어요. 선택과 집중의 방식이죠. 이것저것 서비스를 다 제공하는 공급자적인 관점에서 사용자에게 더 가치를 줄 수 있는 도메인에만 집중을 하는 게 더 나은 방향이라고 생각을 해서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써는 그런 결정을 내렸죠.

마이데이터 서비스, 반응은 어떤 편인가요?

솔직히 말씀 드리면, 이제 막 시작된 단계라서 아직 성적표를 받지 못한 상황이에요. 다만, 데이터 측면으로 설명을 드리면 마이데이터 시행 이후 사용자가 2.35배 정도 늘어나긴 했어요.

그 정도면 괜찮은 성적표로 보이는데요. 또 지금 준비하고 있는 서비스가 있을까요?

기존에는 자산조회에만 집중을 했는데, 이제는 사용자가 쉽고 간편하게 자산을 증식하는 경험을 저희 서비스에서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어요. 마이데이터로만 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고요, 늦어도 상반기 안에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에요.

네, 기대하겠습니다. 인터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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