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내에 글로벌 사용자 10억명, 매출 15조원을 목표로 도전하겠습니다.”

지난 3월 네이버 신임 CEO에 취임한 최수연 대표의 말이다. 최 대표는 13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열린 네이버 밋업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매출 15조원은 현재 매출의 두 배 수준이다.

네이버 최수연 신임대표

이 발언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제시된 숫자의 크기보다 구체적인 목표가 제시됐다는 사실 때문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5위의 상장사 대표가 5년 후의 구체적인 매출 목표를 언급했다는 것은 어느 정도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마련되어 있고 성취할 자신이 있다는 이야기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의 임기는 3년인데도 말이다.

최 대표와 함께 새롭게 네이버를 이끌게 된 김남선 CFO(최고재무책임자)는 한 술 더 떴다. 그는 네이버가 목표한 매출을 달성하면 기업가치가 150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약 51조원이다. 5년 후에는 네이버 주가가 현재의 세 배에 달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는 “작년에 시장이 좋을 때 매출의 10~11배 가치를 받았다”면서 “에코티 시장이 또다시 활력을 얻는다면 시가총액 150조원은 목표라기보다 저희가 달성해야 할 현실”이라고 말했다.

사실 네이버가 지금까지의 성장 속도를 유지한다면 5년 후 매출 15조원 달성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네이버는 지난 20년간 3~5년 마다 두 배씩 성장해왔다. 그 동안의 추세를 유지한다면 5년 후에는 현재의 매출 두 배인 15조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성장세를 유지하는 게 간단한 일은 아니다. 이미 매출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현재의 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매출을 거둬야 한다. 하지만 핵심 사업인 검색은 시장이 포화된 상태고, 커머스는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네이버 검색 매출이 5년 내에 두 배 늘거나, 커머스 시장을 독식하는 상황을 예상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최 대표와 네이버가 가지고 있을 구체적인 실행방안은 무엇일까?

이날 행사에서 최 대표는 네이버가 구글이나 메타와 비교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자신감이다.

최 대표는 “지금 네이버는 글로벌 탑 기업들이 각각 보유한 주력 사업들을 대부분 그리고 최고 능력치로 가지고 있다”면서 “네이버는 강력한 n개의 (성장) 엔진으로 구성된 거대한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김 CFO 역시 “네이버는 아직 저평가 되어 있다”면서 “네이버 포트폴리오를 보시면 이게 상당히 유기적으로 잘 짜여져 있는 걸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남선 CFO(왼쪽), 최수연 CEO(오른쪽)

네이버는 6개의 사업 법인, 8개의 사내독립기업(CIC), 6개의 예비 CIC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법인과 CIC는 모두 글로벌 사업 진출에 매진하는 중이다.

최 대표는 세계 각 지역별로 시장 공략을 위한 각각의 전략을 소개했다. 네이버가 가장 자신 있는 시장은 일본과 동남아다. 라인 메신저의 성공으로 기반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라인과 야후재팬의 경영통합으로 네이버는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한 최고의 동지를 만든 셈이다. 최 대표는 “지난 해 3월 경영통합으로 출범한 제트홀딩스는 한국으로 치면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을 합친 파괴력을 갖게 됐다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일본 시장은 제트홀딩스를 기반으로 한국에서의 성공경험을 전파하는 식으로 접근할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국내 커머스 시장의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핵심 서비스인 ‘스마트스토어’를 일본에 안착시킬 방침이다. 스마트스토어는 지난해 말 마이스마트스토어라는 이름으로 일본에서 베타서비스를 시작했다. 최 대표는 “마이스마트스토어를 중심으로 소프트뱅크 등 파트너와 함께 일본 커머스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커머스뿐 아니라 일본 시장을 향해 전방위적인 공략을 펼치는 중이다. 최 대표는 “현재 네이버의 모든 CIC가 일본 시장에 진출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 시장에서는 B2B 사업도 기대를 하고 있다. 일본 협업 솔루션 시장 1위 라인웍스를 기반으로 네이버 클라우드, 클로바 등도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일본 시장의 공략의 첨병이 커머스와 B2B 등이라면, 북미 시장을 위한 무기는 콘텐츠다. 특히 웹툰/웹소설/K팝 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네이버는 이미 왓패드 등 북미의 콘텐츠 플랫폼을 인수한 바 있으며 하이브와의 제휴로 확보한 팬덤 플랫폼인 위버스도 북미 진출에 나선다.

특히 최 대표와 김 CFO는 북미 시장에서 투자와 협력을 직접 진두지휘할 방침이다. 왓패드를 인수한 것도 이들의 주도 아래 이뤄진 것이다.

유럽 시장은 투자와 기술로 두드릴 방침이다. 네이버는 2016년부터 유럽 시장의 문을 두드려 왔지만, 적극적으로 서비스를 내놓지는 않았다. 대신 투자와 인수 등으로 한걸음씩 유럽으로 들어갔다. 예를 들어 네이버가 프랑스에 만든 투자펀드인 코렐리아 캐피탈 케이펀드가 투자한 회사 중 6개가 유니콘으로 성장했다고 최 대표는 전했다. 또 제록스AI유럽연구소를 인수하는 등 기술을 중심으로 유럽에 접근하고있다.

유럽은 아울러 버티컬 커머스를 활용하는 전략도 세워져있 다. 스페인 중고거래 서비스 ‘왈라팝’을 인수한 바 있다. 특히 네이버 CEO에서 물러난 한성숙 전 대표가 유럽에서 커머스 사업의 기회를 찾아보는 역할을 맡는다.

최 대표는  “네이버는 이제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 ▲기술 리더십 ▲국내외 파트너십의 시너지를 통해 ‘멀티플’ 성장을 만들어내는 글로벌 3.0 단계에 돌입했다”면서  “하나의 사업이 아닌, 다양한 사업과 파트너들과의 협업으로국내는 물론 일본, 북미, 유럽 등에 새로운 글로벌 비즈니스 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