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1조 돌파한 네이버파이낸셜의 공략법

네이버페이를 서비스하는 네이버파이낸셜이 지난해 매출액 1조를 돌파했다. 핀테크 업계에서 매출액 1조를 넘어선 곳은 아직까지 드물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몸집만 커진 것이 아니라 실익도 챙겼다.

지난해 네이버파이낸셜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48% 늘어난 1조453억원, 당기순이익은 1% 감소한 약 543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이 소폭 줄긴 했으나 매출액이 전년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한 동시에, 이익을 챙겼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현재까지 토스, 카카오페이, 뱅크샐러드 등 경쟁 핀테크 기업들은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영업손실을 이어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분사한 지 2년 만에 매출액 1조를 돌파한 네이버파이낸셜의 성적은 주목할 만하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어떻게 짧은 기간동안 큰 돈을 벌 수 있었던 것일까.

네이버파이낸셜의 사업은 크게 결제와 금융,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결제 부문은 2019년 분할 전부터 이어오던 간편결제 사업이다. 네이버페이의 간편결제 서비스는 네이버쇼핑, 커머스 서비스와의 시너지를 통해 성장하고 있다. 결제 시 포인트를 제공해 사용자들이 계속해서 네이버페이를 쓰도록 유인하고 있다.

핀테크(페이, 디지털금융) 부문 매출액 (자료=네이버)

간편결제는 네이버파이낸셜의 매출 1등 공신이다. 지난해 매출 1조원을 견인한 서비스이기도 하다. 네이버에 따르면, 핀테크(페이, 디지털금융) 부문 매출액은 분기별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네이버 핀테크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 2095억원, 2분기 2326억원, 3분기 2417억원, 4분기 2952억원으로 상승세다. 특히 알리페이 등 신규 글로벌 가맹점이 확대되면서 외부 결제는 전년대비 60% 성장, 페이 결제액이 10조9000억원을 달성했다.

그동안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 앱을 통해 간편결제 서비스를 해왔다면, 지난해 8월에는 별도 앱을 내놨다. 별도 앱을 통해 오프라인 결제, 신용카드 결제 기능을 제공하며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결제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향후 오프라인 주문, 혜택 서비스 등을 제공하기 위한 전략을 구상 중이다. 별도 앱 출시는 사실상 오프라인 결제 확장을 위한 수단인 셈이다.

실제로, 네이버페이의 오프라인 결제 부문의 성과는 나쁘지 않다. 오프라인 결제를 사용할 수 있는 네이버 주문, 현장결제 가맹점은 23만개 이상이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네이버페이 오프라인 결제액은 전년대비 2.6배 이상 증가했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매출액이 늘어난 주 요인으로는 가맹점이 꾸준히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며 “또 충성도 높은 사용자들이 늘어나면서 결제 규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한 네이버파이낸셜은 새로운 수익원 발굴을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바로 광고 수익이다. 네이버페이에서 신용카드사나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혜택란’의 광고 매출액은 미미하지만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의 두 번째 수익원은 금융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금융사와 제휴해 소상공인 전용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20년 12월부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대출, 빠른 정산 서비스 등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대출의 누적 취급액은 1300억원이다.

회사 측은 전략적으로 제휴 금융사를 늘려가고 있다. 초반에는 미래에셋캐피탈과 소상공인 대출 상품을 제공했다면 작년에는 우리은행과 손잡고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지방은행인 전북은행과 협력해 이번달 중으로 적금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네이버파이낸셜에 대한 경계심이 컸다. 2년 전 네이버파이낸셜이 미래에셋증권과 손잡고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상품인 네이버통장을 선보일 때만 해도 전통 금융권에서는 네이버파이낸셜이 금융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그러나 이제는 협력 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생겼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방대한 사용자를 보유한 네이버와 제휴해 자사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파이낸셜에서도 금융사와의 협력을 통해 올해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독자적으로 움직이기보다 금융사와 협력해 금융 소외계층을 위한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안정적인 수익원을 갖춘 만큼 내외부에선 상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 얼마 전 임직원 간담회에서도 네이버파이낸셜을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자회사 상장에 대한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관련해 회사 측은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당시 네이버가 지주사를 지향하냐는 질문이 나왔고 회사 측에서 상장 자체가 목표는 아니라고 답변을 했다”며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는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회사 측은 올해도 결제와 금융을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작년처럼 결제와 금융을 중심으로 한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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