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간 배민커넥트 도보배송을 해봤습니다. 최근 기름값 상승과 더불어 따뜻해진 날씨 덕에 도자킥(도보·자전거·킥보드) 음식배달원 숫자가 급격히 늘었다는 소식을 업계로부터 들었는데요. 이들은 ‘배민커넥트’, ‘쿠팡이츠라이더’, ‘누구나바로고’ 같은 일반인 플랫폼 배송앱을 통해 일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에서 유입이 활발할 수 있겠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서 세상을 바라보니 정말 음식배달을 위한 보온 가방을 들고 다니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관련해 라이더들 사이에서도 ‘도자킥 수입이 오히려 나은 것 같다’, ‘도자킥 콜이 훨씬 좋다’, ‘비수기라 콜이 있겠냐’ 등 의견이 분분합니다. 그래서 직접 해봤습니다. 배민커넥트의 ‘원하는 때 원하는 시간만큼 할 수 있는 꿀알바’가 정말 꿀알바인지, 수익은 어느 정도 나는지, 업무환경은 어떤지 확인해보기 위해 도보 배송에 나섰습니다.

준비물

▲2시간 이상 걸을 수 있는 신체, 편안하되 꽃샘추위에 견딜 수 있을 복장 ▲운동화 ▲스포츠용 장갑(필수는 아님, 단 목장갑은 피하자) ▲보온 가방(배민에서 구입한 배달용 가방 활용, 그 외에 녹즙 가방 등을 활용하는 사례도 봤음, 용량이 너무 적으면 매우 불편할 수도, 미지참 시 고발당해 운행정지 처리될 수 있음) ▲스마트폰과 배민커넥트 앱 ▲스마트폰용 이어폰(필수는 아니나 폰 소리·진동을 잘 못 듣는다면 꼭 사용하자) ▲배민커넥트 회원가입 및 안전보건교육 수료(필수 중의 필수, 거의 유일한 장벽 중 하나로 교육이 귀찮아서 포기하는 사람 많음, PC 환경에서만 가능)

배달지역

배달지역은 서울대입구역 주변을 중심으로 낙성대역, 봉천역 일대에서 진행했습니다. 듣기로 관악구는 원래 배달물량이 매우 많은 편에 속하고, 대형 상권과 주거지 간 거리가 매우 가까운 편이라 좋은 콜이 많다고 하더군요. 또 단건배달이라 할지라도 픽배(음식 픽업과 배송) 사이에 걸리는 시간이 짧은 편이라 업무가 수월하다고 합니다. 저 역시 관악구 주민이기도 하고요.

배달시간


배달시간은 흔히 피크타임이라고 하는 점심·저녁 식사시간에 주로 진행했습니다. 물론 평일 낮에도 해보긴 했는데, 1시간에 많아야 2건 정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또 쏠쏠한 게 아이스크림이나 커피 등 가벼우면서도 조리 대기 시간이 거의 없는 꿀콜들이긴 하더라고요. 자세한 내용은 아래서 소개하겠습니다.

콜별 분석

총 30건(하루 평균 7건)의 도보배달을 진행하면서 이게 나름 재미있었던지라 친구 등 주변인들에게 추천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친구 추천 프로모션 중이라 신규 가입자가 제 아이디를 등록하면 추가 수익을 주거든요. 확실히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운동과 부업을 겸사겸사하기에 알맞았습니다. 또 매건마다 완료 후 수입이 쌓이는 것이 눈에 보이니 욕심이 생기기도 하고요. 매번 ‘하나만 더 할까?’, ‘한두 건 더 해서 3만원 채울까?’하는 생각이 자꾸 들더군요.

앱 활용

배민커넥트 앱은 심플합니다. 운행수단을 선택한 뒤 운행 시작을 터치하면 이후 과정은 앱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됩니다. ‘AI추천배차 모드’가 기본적으로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인데요. AI가 적합한 콜을 찾아 배차해주면, 이를 수락 후 운행하면 됩니다. 픽업지 지도를 따라 이동 후 가게도착-픽업완료 터치, 배송지 지도를 따라 이동 후 전달-배송완료 터치. 끝. 참 쉽죠?

간혹 가게 도착 후에도 픽업완료 버튼이 활성화되지 않는 등 서버 문제가 발생(1건 있었음) 하기도 했는데요. 이때 가게 사장님이 “저번에 다른 분도 그러더라고. 채팅 문의로 남겨 놓고서 일단 배달해요. 내가 물건 정확히 준 것도 확인했으니까 걱정 말고. 혹시 모르니까 사진 찍어 놓고” 하시며 침착하게 도와주신 덕분에 문제없었습니다. 채팅 문의 답변이 오기 전에 다시 정상 작동이 되기도 했고요.

그 외에 배커 앱에서는 공지사항, 정산내역, 운행시간 내역, 미션 달성 등을 확인할 수 있고요. 배달 수단을 바꾸거나, 배달 중에는 다른 콜을 추천하지 않는 ‘하나씩 배달하기’, 배차방식을 ‘일반배차 모드’로 변경하는 등의 기능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일반배차모드란 무엇이냐, 아래서 설명하겠습니다.

앱을 실행한 뒤 AI가 시키는 대로만 따라하면 배달업무를 할 수 있는 배민커넥트. 사진 속 배달 건은 픽업부터 배달까지 매우 가까운 거리인 전형적 ‘꿀콜’이다.


거리 & 시간

도보 배송은 편도 500m 이상 이동해야 하는 콜은 주지 않았습니다.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한다면 현 위치에서 픽업지까지 500m, 픽업지에서 배송지까지 500m해서 총 1km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제가 진행한 콜 중에 총 거리 1km를 넘는 건은 없었습니다. 배달시간은 1건당 20~30분 정도 걸렸고요.

가장 기쁜 콜은 아무래도 100m가 채 되지 않는 것들입니다. 배차 수락 후 10분도 되지 않아 완료할 수도 있습니다. 단, 이는 조리 대기 시간이 잘 맞아떨어져야 가능한데요. 저 같은 경우 도보배달에 걸리는 시간 중 절반 가까이가 조리 대기에 소요되더군요. 치킨집, 짜장면집 앞에서 음식이 나올 때까지 멍하니 서 있는 겁니다.

사전에 라이더 선배들이 “주인이 말하기 전까진 홀에 들어가 앉아있고 그러면 안 된다. 매너가 아니다”라고 조언해줬기에 우두커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스마트폰도 봤다가, 다리도 풀었다가, 주변 구경도 하다가 보면 왜 라이더들이 ‘그놈의 조대, 조대’ 하는지 알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배스킨라빈스나, 커피 브랜드 콜이 잡히면 상당히 반갑습니다. ‘아싸 칼픽업’ 하고요. 조리 대기 시간이 거의 없거든요. 그러나 이런 꿀콜들은 아무래도 디저트류인지라 피크타임 외 엉뚱한 시간에 갑자기 튀어나오기 때문에 만나기 쉽지 않더군요.

한편, 이렇게 짧다면 짧은 콜을 여러 차례 수행하다 보면 최종 배송지가 우리 집에서 3km 이상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이미 2시간 가까이 산 넘고 물 건넌 내 다리는 말합니다. ‘3km? 야.. 택시 타라 진짜.. 주변에 버스정류장도 없잖아’ 그러나 뇌는 다리의 모른 척하죠. ‘야, 배달비 3900원 받고 택시비 4000원 내겠다고? 왜 했냐 그럼? 그냥 집에서 스쿼트나, 해 이럴 바에’

몸과 마음의 갈등 속에서 이런 생각도 들더군요. 배차방식에 ‘귀가 모드’를 추가해서 하루 1번 현 위치로부터 우리 집 주변으로 배달하는 콜을 배차해주면 어떨까. 배달비로 기존의 절반 수준인 2000원이라도, 아니 저라면 단돈 1000원이라도 준다면 당장 수락하고 싶은 마음이니까요. 집에 도착할 때까지 안 잡혀도 어쩔 수 없죠, 뭐. 이 귀가모드 이야기를 라이더들에게 했더니 다들 “나도 그런 생각 해봤다. 기름값이라도 아끼게”라는 반응이더군요. 모두 같은 생각인가 봅니다.

열심히 배달을 하다 보면 출발지로부터 40~50분 거리에서 끝나고는 한다. 무지성 배차 수락의 폐해.


메뉴와 포장

픽업을 위해 방문한 모든 식당에서 매우 고도화된 패킹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치킨, 중화요리, 타코, 해장국, 칼국수, 브런치, 커피 등 제조 음료 등 정말 다양한 음식들을 배달했는데요. 모든 가게에서 (1) 상품이 흔들리거나 내부에서 돌아다니지 않게, (2) 손잡이를 갖춰 한 손으로도 쥘 수 있게, (3) 주문 영수증을 외부에 붙여 손쉽게 식별할 수 있게 준비해주셨습니다.

이를 배민 보온가방에 넣으면 항상 여유 공간이 넉넉했는데요. 내부 공간 분리와 흔들림 방지를 위한 찍찍이판 등이 들어있으니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단 한 번도 피자를 배달한 적이 없네요. 주변 도자킥들이 피자를 운반하는 것도 못 봤습니다. 아마도 AI가 도보 배송원에게는 의도적으로 피자 건을 배차하지 않는 것으로 추측합니다. 배달가방에 넣기도 애매할뿐더러, 넣는다고 해도 한 손으로 들거나 등에 메고 다니기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단가

건당 가장 적게는 3900원, 가장 많게는 4900원을 받았습니다. 즉 1시간에 최소 3건만 완료하면 최저시급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배달료 정산 정보를 보면 기본 배달료는 2900~3100원 정도로 책정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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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신승윤 기자> yoo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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