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와 함께 유통 시장의 온라인 전환 속도는 한층 빨라졌다. 이커머스 시장 규모 역시 나날이 성장하는 가운데, 같은 채널이라도 상대적으로 ‘잘 되는 곳’은 따로 있다는 것을 데이터가 증명하고 있다. 비결은 무엇일까? 그 답 또한 데이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오픈서베이는 웨비나 ‘Buy : 온라인 유통 성장이 가져온 새로운 일상’을 개최하고 코로나19 이후 최근 2년간 소비 트렌드를 25일 발표했다. 이를 통해 온·오프라인 커머스 브랜드별 결제 금액, 결제 횟수, 결제자 수 등 데이터를 공유했다. 특히 성장이 두드러졌던 브랜드로 종합 커머스의 ‘쿠팡’, 버티컬 커머스의 ‘마켓컬리’, 배달 서비스의 ‘배달의민족’ 등이 눈에 띈다.

이번 조사 자료는 오픈서베이 패널 중 사전 동의한 인원의 국내 신용/체크카드 결제 푸시/SMS 기록을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한 결과를 기반으로 한다. 2020년 2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총 2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했으며, 참여 인원은 총 1만6000천여 명, 결제 데이터는 약 1900억원 규모다.

오픈서베이의 기반 데이터 수집 방법

코로나19 장기화, 그리고 버티컬 커머스

결제 건수·금액 데이터에 의하면 소비자의 전반적인 소비 행위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와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다. 2020년 2월 이후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소비는 침체됐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완화/강화 따라 전반적인 소비 금액과 결제 건수 역시 상승/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2020년 말 최초 시행된 5인 이상 집합 금지와 영업시간 제한 등의 여파는 21년 초까지 지속됐다. 21년 말 단계적 일상 회복 정책 시행 이후에서야 전반적인 소비가 회복되는 경향이 나타난 것이다.


코로나19 2년간 2020년 대비 2021년에 큰 폭으로 성장한 브랜드로는 온라인 서비스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총 결제 금액, 결제 건수, 결제자 수 모든 영역에서 온라인 서비스가 50% 이상을 차지한 모습이다. 특히 야놀자, 마켓컬리, 오늘의집, 배달의민족 등 특정 카테고리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버티컬 커머스앱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코로나19 장기화를 통해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초록색 배경으로 표시된 브랜드는 온라인 서비스다. Top 10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비축형 소비 축소 & 온라인 전환 가속화

코로나19 장기화 이후 새롭게 나타난 트렌드는 총 3가지다. 그중 첫 번째는 비축형 소비의 축소와 온라인 전환의 가속화다. 비축형 소비란 말 그대로 쌓아놓고, 쟁여놓는 소비 형태다. 코로나19 초기 라면이나 즉석밥 같은 품목에서 사재기가 일어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매장은 대표적인 비축형 유통 채널이다. 이들의 결제 금액 추이 그래프를 보면 2020년 3~4월 증가했다가 2021년 동기간에는 큰 폭으로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비축형 소비 거품이 빠지면서 두 채널의 전반적 결제 금액이 감소한 모습이다.

비축형 소비는 2020년 3~4월 증가했다가 이후 크게 감소했다.

반대로 소비 전반의 온라인 전환은 점점 더 가속화됐다. 2020년 10월 이후 온라인 유통 결제 금액은 오프라인 유통 결제 금액을 추월했다. 그리고 2021년부터는 오프라인 결제 금액은 온라인 결제 금액을 단 한 번도 넘지 못했다. ‘이커머스가 대세’라는 이야기는 꾸준히 나왔으나, 소비자에게 온라인 쇼핑이 일상이 된 것은 2020년 하반기 이후라고 볼 수 있다.

온·오프라인 결제 비율. 2020년 10월 이후 온라인 결제 금액이 오프라인을 추월했다.


관련해 전예리 오픈서베이 데이터비즈니스 팀장은 “모든 연령대에서 온라인 쇼핑이 어느 정도 일상화되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결제 금액 데이터를 연령별로 한번 쪼개 봤다. 2034 여성의 경우 온라인 결제 금액 비중이 61.1%로 가장 높았다. 또 50대의 온라인 결제 금액 비중도 43.7%를 넘었다. 전 연령대에서 온라인 쇼핑은 이제 완전히 일상 속으로 들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연령대에서 온라인 쇼핑 비중이 50%에 달한다.

온·오프라인 채널별 성과 격차

두 번째 트렌드는 유통 시장이 빠른 온라인 전환을 겪으면서도 각 채널별 성과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장기화 이후 이커머스 시장은 성장했으나, 각 채널과 브랜드 간 성장 방향과 정도는 차이를 보인다. 오프라인도 마찬가지다. 전반적인 결제 금액 하락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성과가 좋은 채널과 그렇지 못한 채널 간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2020년과 2021년 YoY 비교 자료를 살펴보면 대형마트와 동네 슈퍼마켓은 2020년 이후 결제 금액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한 반면 창고형 할인매장은 상대적으로 선방을 이뤄냈다. 각각 비축형 유통 채널, 근린 유통 채널로 구분되지만 채널 내에서도 성과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래 ‘성공한 채널·브랜드의 공통점’에서 다뤄본다.

채널별 2020년과 2021년 YoY 데이터 비교

전반적으로 성과가 좋은 것처럼 보였던 온라인 유통 채널에서도 브랜드별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종합 커머스에서는 쿠팡이 가장 높은 폭의 성장을 보여주며, 네이버쇼핑은 유지,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는 결제 건수 기준으로 감소 추세가 나타났다. 특히 2020년 말 쿠팡은 네이버 쇼핑의 결제 건수를 넘어섰고, 2021년 하반기에는 그 격차를 더욱 벌렸다.


2020년 말 쿠팡은 네이버 쇼핑의 결제 건수를 넘어섰고, 2021년 하반기에는 그 격차를 더욱 벌렸다

한편, 마켓컬리와 오늘의집, 무신사, 배달의민족 등 버티컬 커머스 채널은 모두 성과가 좋았다. 앞선 자료에서처럼 코로나19 이후 YoY 기준 가장 높은 성장률 Top 10dp 포함된 브랜드 중 대다수가 버티컬 커머스였다. 특히 마켓컬리는 2020년 대비 2021년에 2배에 가까운 성장을 이뤘다. 배달서비스는 2021년 기준 월평균 3.5회 이용하는 서비스로 거듭났으며, 특히 배민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버티컬 커머스 채널은 전반적으로 성장률이 컸다.

배달 서비스에서는 배달의민족 성장세가 압도적이다.

여전히 비수도권은 기회의 땅

세 번째 트렌드는 이커머스의 비수도권 진출이다. 전 팀장은 “결제 건수 YoY 데이터를 지역별로 구분했을 때, 서울·수도권보다는 이외의 지역에서 온라인 유통 성장 가능성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2021년 큰 폭으로 성장한 마켓컬리와 쿠팡 모두 서울·수도권에서의 성장률이 이외 지역에서의 성장률보다 높다. 이커머스 시장이 성숙화 단계로 가며 수도권 중심 성장을 이룬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주문 밀집도와 배송 인프라 차이로 인해 발생한 결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가속화된 이커머스 성장은 비수도권 지역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즉, 코로나19 이후 가속화된 이커머스 성장이 비수도권 지역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쿠팡이 최근 대구 풀필먼트센터 준공을 마치고 남부권 로켓배송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 마켓컬리가 샛별배송을 전국 단위로 확대하는 중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2022년 이후 시장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잘 되는 곳, 왜 잘 됐을까?

그렇다면 온·오프라인 커머스 채널별 성과 격차는 왜 발생했을까? 좋은 성과를 보여준 채널 브랜드들의 공통점을 3가지로 요약하면 첫째 고객층 확장, 둘째 가격·프로모션 외 경쟁력 확보, 셋째 검증된 선택지 제공이다.

첫째, 성장한 브랜드는 고객 수도 함께 증가했다. 결제 건수와 결제자 수 YoY 데이터를 서로 비교해보면, 성장한 종합·버티컬 커머스 브랜드는 모두 고객 수가 증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기존 고객이 아닌, 새로운 소비자를 고객층으로 확보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잘 되는 브랜드’는 결제 건수와 결제자 수가 함께 증가하는 양상을 띤다.

이 새로운 소비자는 누구일까? 성장한 브랜드들의 데이터를 연령별로 분류하면 답이 나온다. 50대 소비자의 결제 건수 성장률이 전체 연령대의 평균 상장률을 상회한다. 코로나19 장기화와 함께 구매력을 가진 50대 소비자가 이커머스 시장에 신규 진입해 성장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이커머스 주요 고객층이 50대까지로 완전히 확장된 모습이다. 관련해 전 팀장은 “MZ세대가 브랜드나 채널 트렌드의 시작을 주도한다면, 실제 구매력이 있는 50대가 시장에 진입하면서 본격적인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모든 브랜드에서 50대 고객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둘째, 성과가 좋았던 브랜드는 소비자가 할인이나 특가 여부와 관계없이 이용한다. 오픈서베이에서 각 채널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용 빈도가 가장 높은 쿠팡의 경우 ‘배송 속도’, ‘원하는 시간에 배송’ 등이 중요한 이용 이유로 꼽혔다. 반면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는 이용자들의 약 70%에 달하는 응답이 ‘핫딜’, ‘특가 프로모션’ 상품 중심으로 구매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필요한 상품을 조금씩 자주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의 성장성이 더 크다라고 해석할 수 있다.

전 팀장은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의 데이터를 확대해 살펴보면 ‘빅스마일데이’, ‘11절’ 등 대규모 프로모션 할인이 있는 특정 월에 소비가 집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격과 할인 프로모션 등은 여전히 채널 이용을 결정하는 필수 요소이기는 하다. 그러나 쿠팡이 가진 배송, 네이버가 가진 결제 편리성 등 비가격 프로모션 외에 차별화 요소를 찾지 못한다면 이커머스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는 것은 이제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라고 밝혔다.

성과가 좋았던 브랜드는 ‘배송 속도’, ‘주문/결제 편리성’ 등 프로모션 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셋째, 잘 되는 브랜드는 상품 큐레이션을 통해 소비자에게 검증된 선택지를 제공한다. 오프라인의 창고형 할인매장, 온라인의 마켓컬리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소비자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제품 구색’, ‘그곳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상품 여부’를 이용 이유로 꼽았다는 점이다. 유통시장 전반이 성숙하면서 소비자에게 많은 선택자를 나열하기보다, 코스트코의 ‘커클랜드 시그니처’나 마켓컬리의 ‘컬리 온리’처럼 검증된 프라이빗 브랜드를 제공하는 것이 경쟁력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컬리 온리’, ‘커클랜드’와 같은 큐레이션 기반 독점 상품이 경쟁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평균은 하되 하나 이상에서 월등하라”

맥킨지는 온·오프라인 유통을 총 5가지 주요 영역으로 구분했다. 편의성·가격·상품·경험·서비스가 그것이다. 그리고 이 시장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5가지 모든 영역에서 기본적인 소비자 기대를 충족시키되, 하나 이상의 영역에서 타 채널과 브랜드 대비 월등한 우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전 팀장은 “코로나19 장기화 같은 큰 변화에도 맥킨지의 성공 공식은 성장한 채널 브랜드들에게 적용되고 있다. 상대적 우위를 가질 요소를 찾고, 월등한 우위를 빠르게 점하여 고객을 늘리고, 이 고객들의 충성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때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유통·물류 브랜드들이 각자 보유한 온·오프라인 채널마다 제공할 수 있는 고객 경험을 차별화하는 전략도 위와 같은 맥락이다. 우위 요소를 발견하고, 빠르게 점하기 위함이다. 특히 새롭게 떠오르는 50대 소비자들은 남다른 채널 충성도를 보인다는 점에서 2022년 상반기 전략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 기사 작성을 위해 오픈서베이 측에 웨비나 장표 이미지 사용 허락을 득하였습니다. 본문에 첨부된 이미지를 임의로 배포하거나 상업적으로 활용하실 수 없음을 안내 드립니다. 관련 내용은 더 자세한 정보와 세부 유통 카테고리/브랜드별 데이터 분석 내용을 담은 리포트 형태로 발행될 예정입니다. 해당 리포트는 오픈서베이 웹사이트를 통해 추후 공개될 예정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신승윤 기자> yoo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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