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정책 변화로 떨고 있는 마케터, 대안 찾아라”

요즘 디지털 마케팅 업계의 최대 화두는 애플이다. 애플이 새로 업데이트 할 iOS14.5 운영체제에서 마케팅 회사들이 이용자의 행동을 마음대로 추적하지 못하도록 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이용자의 명확한 동의가 있을 때만 이용자 행동 추적이 가능해진다.

이는 디지털 마케팅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그 동안의 마케팅 기법이 더이상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마케팅을 하는 기업들은 그간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손쉽게 사람들의 디지털 행적을 쫓아왔다. 어떤 앱을 다운로드했는지, 그 앱에서 얼마나 체류하는지, 어디에 관심을 갖고 돈을 쓰는지 등등을 포함해서다.

데이터 추적이 어려워진다면 앞으로는 한정된 데이터를 갖고 ‘사용자 행동 예측’을 하는 형태로 디지털 마케팅 시장이 바뀔 터다. 이런 상황에서 유능한 개발자와 분석가가 많은 조직은 시장 영향력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 물론, 데이터 추적이 어려워지면 당장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플랫폼에 돈을 때려붓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겠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가 “우리는 괜찮지만, 중소기업이나 개발자는 어려울 것”이라고 애플을 비난한 이유다.

1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간담회를 연 문유철 앱스플라이어 지사장이 “앞으로 디지털 광고시장이 부익부빈익빈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 것도 이러한 까닭이다.

애드테크 기업들 입장에서는 그동안 앱으로부터 개인 정보를 공유받아 그 활동을 추적해 적절한 마케팅 성과를 내는 방식으로 일해왔다. 애플의 정책 변화는 이들에게 뼛속부터 체질개선을 하라는 압박이다. 하지만 작은 기업들은 곧바로 대안을 찾기 어렵다. 그런 사정으로 애플도 정책 변화를 올 봄까지로 미뤘다.

문 지사장은 “잡상인 출입금지를 붙여 놓았지만 엄격하게 외부인 출입금지를 적용하지는 않았던 건물이 아예 출입방식을 ‘카드키’ 방식으로 바꾸어버린 것이 애플의 정책 변화”라고 지금의 상황을 비유했다. 그렇다면 카드키가 없는 기업이나 개발자는 앞으로 어떻게 줄어든 데이터를 갖고 디지털 마케팅을 해야 할까?

문유철 앱스플라이어 지사장

앱스플라이어는 바로 이 지점에서 앞으로의 수익거리를 찾는다. 원래 앱스플라이어는 ‘어트리뷰션’이라는 낯선 기술을 가진 회사다. 광고 기여도를 측정하는 것인데, 사용자가 앱을 실행하고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토대로 그 성과를 측정하고 최적화할 수 있게 한다.

즉, 한정된 마케팅 비용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게 가장 효율적인지 데이터를 분석해 알려주는 역할이다. 국내에서는 이 회사의 서비스를 지그재그, 오늘의집, 배달의민족, 야놀자 같은 성장한 스타트업들이 많이 쓰고 있다. 앱스플라이어는 지금까지의 역량을 바탕으로 이용자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을 선보인다. ‘SK360’이라는 솔루션이다.

핵심은 이렇다. 애플의 새로운 개인정보 보호 정책에 부합한 프레임워크를 갖고, 각 앱의 사용자가 최초 어떤 활동을 하는지 최대 72까지의 시간 동안 신호를 파악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향후 활동을 예측한다. 빅데이터, 머신러닝, 앱별 고유 사용 패턴 심층 분석 등을 해당 솔루션 개발에 활용했다고 한다.

예측 정확도가 높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굳이 시간이나 측정 방식에 구애 받지 않아도 장기적인 캠페인 전술을 짤 수 있다. 사용자의 참여 초기 신호를 파악해 캠페인의 성과를 예측하고, 이를 적절한 시점에 최적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 지사장은 “애플의 정책 변화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철저하게 그 가이드를 따라야 하는데,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팀이 있는 규모가 큰 매체나 고객사 브랜드의 경우에는 마케팅 의사결정을 잘할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의사결정을 못하거나 포기할 수 있다”며 “SK360은 조직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인력이 없어 적절한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없는 곳들에게 소프트웨어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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