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은행, 카카오뱅크의 기술조직

“카카오뱅크는 기술 은행입니다. 기술을 기반으로 은행을 엔지니어링합니다. 기술과 혁신은 금융과 고객의 만남을 더 (연결)하는 핵심 자산입니다.”

지난 15일 주택담보대출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뱅크의 윤호영 대표가 한 말이다. ‘기술 은행’은 카카오뱅크가 늘 강조하는 핵심 키워드이자 정체성, 그리고 지향점이기도 하다. 기존 금융사들과 달리, 100% 모바일로 운영하기 때문에 카카오뱅크에게 기술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기술은 곧 카카오뱅크의 경쟁력이다.

기술력을 강화하기 위해 카카오뱅크는 작년 하반기 조직개편을 통해 기술 조직을 정비했다. 기존에는 크게 기술팀, 정보보호팀으로 나눠져 있었다면, 조직개편을 실시해 신기술 개발, 서비스 개발, 보안·인프라·데이터 조직으로 쪼개졌다. 기술 종류에 따라 조직을 나눠 개발 역량을 높이고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조직개편 배경으로 “기술 중심, 기술 기반의 회사인 만큼 빠른 기술적 진화와 발전, 기술 내재화를 바탕으로 응집력을 높여 혁신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의 기술조직 구조 (자료취합=바이라인네트워크)

주목할 것은 각 그룹에 임원을 둔 점이다. 세 그룹 모두 총괄 임원을 둬, 책임감과 전문성을 높였다. 기존에는 기술그룹 정규돈 최고기술책임자(CTO), 정보보호 부문 신재훈 최고정보보호책임자(CPO)의 양대 구조였다면, 추가적으로 최고연구개발책임자(CRO)를 두고 CPO의 역할을 최고정보책임자(CIO)로 확대했다.

먼저, 정규돈 CTO가 이끄는 플랫폼금융기술그룹은 전반적인 서비스 개발을 담당한다. 여신, 수신, 카드 금융 상품·서비스 등을 모바일로 서비스화하기 위한 작업이 주 업무다. 최근 나온 주택담보대출(주담대)나 준비 중인 개인사업자 대출 등 금융상품이나 서비스에 적용되는 기술 개발을 총괄한다.

IC(인텔리전스 커넥팅) 기술그룹은 금융기술, 혁신기술 연구개발을 담당한다. 안현철 CRO가 그룹의 수장이다. 주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의 신기술을 상용화에 앞서 개발하고 테스트한다.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금융기술연구소도 여기에 속해있다. 금융기술연구소에서는 중저신용고객, 씬파일러 고객을 위한 신용평가시스템(CSS) 고도화가 과제다.

마지막으로, 신뢰기술그룹은 카카오뱅크 서비스를 위한 기획, 보안, 인프라, 데이터 등을 통합적으로 담당한다. 신재훈 CIO가 이끌고 있다. 신 CIO는 기존에 CPO로서 보안 업무에만 집중했다면,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보안, 인프라, 데이터 등 IT기술의 근간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게 됐다.

카카오뱅크는 부서 간 경계를 없앤 애자일(Agile) 업무 조직을 만들었다. 지난해 하반기 신설된 별도의 목적 조직인 ‘스튜디오’가 그것이다. 애자일 업무 방식처럼 상품·서비스 기획자, 개발자들이 속해있다. 프로젝트 실행을 속도를 높이기 위해 필요한 인력을 한데 모아놨다. 직원들은 기존에 소속되어 있던 조직을 떠나 스튜디오에서 맡은 프로젝트 업무만 한다.

다만, 스튜디오는 태스크포스(TF)나 애자일보다 프로젝트가 장기간 진행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카카오뱅크 측은 아직까지 운영 중인 스튜디오 종료 시점에 대해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상품의 안정성을 위해 장기적인 운영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얼마 전 카카오뱅크가 출시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도 별도 스튜디오 조직에서 만들었다. 주담대 스튜디오 외에 개인사업자 스튜디오, 펀드 스튜디오 등이 있다.

향후 카카오뱅크는 스튜디오 조직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스튜디오는 업무의 실행속도를 높이기 위해 만든 조직”이라며 “현재로썬 계획된 것은 없지만 주담대처럼 굵직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때 스튜디오를 통해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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