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들이 생활 플랫폼을 지향하며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우리은행이 자체 인증서 구축에 나선다. 마이데이터, 우리금융 계열사, 공공 서비스 등에 자체 인증서를 연계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기존에 금융결제원과 함께 선보인 인증서와 자체 인증서를 함께 운영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시행한다.

11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사설인증서 도입, 인증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업공고를 냈다. 이어 지난달 말 인증서 구축을 위한 서버, 스토리지 등 각종 인프라 도입 입찰을 공고했다.

우리은행은 올해 안으로 사설인증서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시스템 개발과 전자서명인증사업자 라이선스 취득을 병행한다. 현재 별도 팀을 구성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우리금융그룹의 IT계열사인 우리에프아이에스, 외부업체와 계약체결을 통해 시스템 구축 중이다.

우리은행은 네이버, 카카오, KB국민, 신한은행에서 제공하고 있는 것과 같은 간편 사설인증서를 만든다. 인증서는 우리은행의 뱅킹 앱 뿐만 아니라 여러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사용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자행 고객이 아니더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융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자체인증기반을 통해 당행 고객뿐만 아니라 모든 고객에게 편리한 금융생활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설인증서는 금융뿐만 아니라 공공과 생활영역까지 연계할 수 있는 인프라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타 은행처럼 우리은행의 사설인증서는 모바일과 웹에서 사용할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앱투앱(App-to-app), 앱투웹(App-to-web) 방식의 인증서 이용 기능을 구현해 유연하고 편리하게 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구축할 것”이라며 “모바일이 아닌 일반 PC에서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타 인증서와의 차별점에 대해 우리은행 측은 아직 고민할 단계가 아니라고 밝혔다. 올해는 사설인증 시스템의 자체 기반을 마련하는데 초점을 두고, 차별화 확대는 내년 이후에 고민할 계획이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기존에 금융결제원의 금융인증서를 활용해 만든 ‘원(WON)금융인증서’를 함께 운영한다. 즉 원금융인증서, 자체 인증서 두 가지 모두 운영하는 투트랙 전략을 취한다.

원금융인증서는 지난 2020년 11월, 우리은행이 금융결제원의 금융인증서를 우리은행에 특화해 출시한 인증서다. 원금융인증서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PC나 스마트폰에 저장하지 않아, 공공기관 등 다양한 곳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우리은행이 추진 중인 자체 사설인증서는 클라우드가 아닌 기존 서버환경에 구축한다. 개인정보 등 여러 제약사항으로 퍼블릭 클라우드 사용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을 내렸다.

우리은행이 원금융인증서를 두고, 별도의 자체 인증서를 구축하는 배경에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시행, 플랫폼 간 연계 확대 등이 꼽힌다. 앞서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을 포함해 핀테크, 마이데이터 기업들은 마이데이터 시행 전 자체 인증서 확보에 나섰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위해선 인증서비스가 필수적이다. 이때 타사 인증서를 활용할 경우 서비스의 연속성이 떨어진다. 예컨대, 국민은행의 뱅킹 앱인 스타뱅킹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사용자 본인인증을 해야 하는데, 이때 네이버 인증서를 이용할 경우 인증을 위해 네이버 앱을 켜야 한다.

이 경우 편의성이 떨어져 사용자 이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마이데이터 업체들은 사용자의 서비스 연속성을 위해 자체 인증서를 개발하고 고도화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두 번째로 플랫폼 연계 확대다. 국민은행, 신한은행은 자체 인증서를 자행뿐만 아니라 금융계열사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홈택스, 국세청 등 공공 영역에서도 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어, 하나의 인증서를 여러 서비스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결과적으로, 금융사는 고객을 묶어 두는 ‘락인(Lock-in)효과’를 얻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은행도 마이데이터 서비스, 금융 계열사, 공공 서비스 연계 등 기존 업체들과 비슷한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기존 원금융인증서, 타행 인증서 사용자들이 자연스럽게 유입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인증서는 사용자 즉, 고객의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된다”며 “당행의 사설인증서가 사용성 측면이나 활용도 측면에서 기존 인증서 대비 우위요소가 고객에게 인식되면, 자연스럽게 고객 바이럴을 통해 공유되는 등 자연스러운 전환, 신규 확대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