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90초. 소비자가 라이브커머스 콘텐츠에 머무는 평균 시간이다. 반대로 시청자가 구매자로 전환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홈쇼핑보다 길다고 알려져 있다. 짧디짧은 시간 내 소비자로 하여금 ‘이 라이브를 계속 볼 만한 이유’를 만들어줘야 함과 동시에 ‘이 라이브에서 파는 제품을 구매하는 이유’까지 설명해야 한다. 같은 생방송임에도 불구하고 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 간에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관련해 김명지 세모라이브 대표는 “두 시장은 닮은 듯 전혀 다른 시장이기 때문”이라 말한다. 생방송 경력 10년의 김 대표는 지난해 라이브커머스 전문 제작사 ‘세모라이브’를 창업해 운영하고 있다. 국내 대부분의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에서 200회 이상 방송 경험이 있는 그녀는 “콘텐츠 제작자, 소비자, 제품 판매자, 플랫폼 등 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는 확연히 다른 시장 환경을 가지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직접 대화를 나눠봤다.

김명지 세모라이브 대표

 

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가 다른 이유는?

가장 큰 차이점은 소비자다. 여기서부터 시작해 두 생방송 시장의 화법 전반이 달라진다.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기준으로 가장 많은 소비자 연령은 30대다. 30대를 기준으로 판매 상품에 따라 20대와 40대가 더 붙기도 한다. 반면 홈쇼핑은 50대 소비자 중심이다.

30대와 50대 각각에 맞는 방송이 있다는 것인지?

그렇다. 방송 템포가 다르다. 홈쇼핑을 주로 활용하던 소비자는 라이브커머스의 템포가 너무 빠르고, 정신없다는 반응이다. 반면 라이브커머스는 평균 90초 내로 채널이 돌아간다. 짧은 시간 내 소비자를 붙잡아두기 위해 말도 빠르고, 순서 진행도 빠르고, 관련 홍보영상 진행도 빠르다. 그러다 보니 정형화된 홈쇼핑 생방송의 화법도 따르지 않는다. 많은 라이브커머스 제작사들이 ‘재미’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채널 고정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연령대에 맞는 상품 구성도 중요해 보인다

물론 방송이 재미있으면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같은 상품이라도 어떻게 구성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20-30대를 타깃으로 하는 판매방식이니만큼 소량의 상품을 알뜰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한다. 홈쇼핑처럼 20팩, 30팩 등 벌크 형태로 판매하면 소비자가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잘 살펴보면 대부분의 상품 구성이 1~2인 가정 단위에 적합함을 확인할 수 있다.


가격 설정도 적절해야 한다. 라이브커머스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등을 활용해 라이브 시청과 포털 검색, 메신저 대화, 실시간 댓글 작성 등을 동시에 진행한다. 시청 후 구매까지 걸리는 시간이 홈쇼핑 대비 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생방송을 통해 공개된 ‘특별 할인 가격’이 실제 특별 할인이 맞는지 확인하고 공유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라 볼 수 있다.

한편 상품을 판매하는 브랜드 입장에서는 한 번에 소량의 재고밖에 판매할 수 없어 부담스러울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홈쇼핑 환경과는 달리, 라이브커머스는 판매 브랜드를 대상으로 수천 개의 고정 재고를 요구하지 않는다. 판매하고 싶은 양을 브랜드 스스로 정할 수 있고, 재고 또한 기존 생산 공장이나 물류센터에 보관하면서 바로 배송할 수 있다. 상품 구성에서도 한층 자유롭고, 미판매 재고에 대한 부담도 훨씬 적다.

라이브커머스 환경이 비교적 자유로워 보이는데

홈쇼핑과 달리 판매 고객사 브랜드 관계자가 생방송 현장에 참관할 수 있다. 누구보다 제품을 잘 알고 있는 브랜드 관계자가 생방송을 지켜보며 송출 화면, 판매 추이, 댓글 현황 등을 함께 살펴보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이에 라이브 진행자, 촬영감독, 기획자, 작가, 상품 진열과 소품 등을 책임지는 비주얼 담당자 등 구성원들이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방송을 만든다. 온라인 기반 방송이기에 비교적 자유롭고 또 수평적인 분위기다.

단, 그만큼 라이브 진행자인 쇼호스트의 마케터로서의 역량이 중요해졌다고 본다. 방송 전체를 책임지는 PD로부터 인이어를 통해 매 순간 가이드를 받는 홈쇼핑과 달리, 라이브커머스는 쇼호스트 스스로 방송 진행과 재미 요소, 상품 특장점 소개까지 모두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와 직접 소통이 가능한 라이브커머스 특성상 사전에 준비하지 못했던 돌발상황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기지를 발휘함과 동시에 상품의 차별점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도록 훈련이 필요하다. 대기업들이 ‘쇼케터(쇼호스트 + 마케터)’라는 새로운 직군을 자체 육성하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관련해 세모라이브의 경쟁력은?

먼저 풍부한 경험이다. 지난해 창업한 세모라이브는 ‘세상의 모든 라이브’를 의미한다. 현재 쇼호스트·아나운서·기상캐스터 등으로 이뤄진 100여명의 아티스트와 협력하고 있다. 성수·강남·홍대에 전용 스튜디오 3곳을 보유 중이며, 누적 방송 횟수 9000회를 기록했다. 이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객사 직원들이 스스로 라이브커머스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과 컨설팅을 함께 제공한다.

세모라이브의 라이브커머스 콘텐츠 제작 프로세스

다음은 라이브커머스 제작사로서의 통합적 역량이다. 세모라이브는 기획, 촬영, 섭외, 방송, 마케팅, 교육 등 라이브커머스 전반에 걸친 협력이 가능하다. 크게 에이전시·전문 프로덕션·마케팅팀으로 조직을 구성하고 있으며, 라이브커머스 관련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 신세계, 롯데, LG, SK, CJ 등 국내 대기업과 함께 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전통시장협의회 등 공공조직과의 협력 사례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 6일부터는 라이브커머스 민간 자격증 발급이 가능해졌다. 라이브커머스 전문가 육성과 함께 자사 콘텐츠를 통한 현장 경험까지 제공하려 준비 중이다.

라이브커머스 자격증이란?

국내에서 처음으로 라이브커머스 민간 자격증 주관이 가능하도록 준비했다. 온·오프라인 교육 과정을 거쳐 수료 및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다. 홈쇼핑 환경과는 다른 라이브커머스만을 위한 전문 지식 전달에 초점을 맞췄다.

교육 커리큘럼은 쇼호스트 양성에만 집중한다기보다, 시장 전반에 대한 이해와 직군별 역할, 중요성 등을 통합적으로 배워볼 수 있도록 준비했다. 라이브커머스의 성장세가 엄청나다 보니 지난해 말부터 방송통신위원회 차원에서도 건강식품 관련 방송 가이드가 조금씩 내려오는 추세다. 이에 방송 관계자로서의 법적 책임과 소양에 대해서도 다룰 예정이다. 오는 2월 중 선보일 수 있겠다.

향후 라이브커머스 시장 전망은?

국내 최대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인 네이버 쇼핑라이브가 출범한 지 이제 2년이다. 업종 자체의 역사가 매우 짧기에 여전히 다양한 형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재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이커머스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듯, 라이브커머스 역시 그 장벽이 점차 낮아질 것으로 본다. 자격증과 교육 콘텐츠를 시도하는 것도 위와 같은 맥락이다. 특히 라이브커머스 이용 경험은 풍부하나 경력이 단절된 사람, 부업이 필요한 사람 등에게 유익할 것으로 본다.

제작자 입장에서 네이버 쇼핑라이브 외에 다른 플랫폼 역시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성장하는 모습에 앞으로도 기대가 된다. 티몬, SSG, G마켓, 카카오, 배민 등 다양한 플랫폼들이 유의미한 성과들을 꾸준히 거두고 있다. 일반 소비자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 의외라고 생각하더라. 각 플랫폼마다 형성하고 있는 고유 고객층을 대상으로 맞춤 콘텐츠를 제공하려 고군분투 중이며, 세모라이브도 함께 고민과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대기업, 명품 브랜드 등 기업 규모가 큰 조직들은 라이브커머스를 브랜딩 요소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신상품 론칭이나 자사 캠페인 등을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공개하는 것이다. 매출에 관심이 있다기보다 브랜드 홍보와 고객 소통을 중심으로 활용한다. 팬층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어 자연스럽게 플랫폼이 아닌 자사몰을 통한 라이브 진행, 사내 라이브커머스 전담 조직 운영 등으로 연결되는 추세다. 관련 상담과 노하우 공유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향후 세모라이브의 목표는?

제대로 된 라이브커머스 아카데미 운영을 통해 관련 역량을 모든 이들의 기본 소양으로 만들고 싶다. 마케터 과정도 함께 넣어 제품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적절히 소개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다양한 고객사 니즈를 반영해 제작 건수를 보다 늘리려 한다. 서비스를 세분화해 준비된 예산 내에서 최적의 콘텐츠 생산이 가능하게끔 준비 중이다. 라이브커머스를 활용하는 목적이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맞춤 콘텐츠 생산을 위한 역량 강화에 힘쓰겠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신승윤 기자> yoo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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