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확장하는 게임사들 ③] 중국에서 IP의 힘 맛 본 스마일게이트, 다음 행보는?

게임 회사들은 이제 게임에 안주하지 않는다. 게임을 넘어 영화, 웹툰,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등으로 자신들의 세계관을 뻗쳐간다. 게임 업계는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 OSMU)’ 전략을 통해 글로벌 IP 기업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자신들만의 세계로 멀티미디어를 꿈꾸는 세 회사(넥슨∙크래프톤∙스마일게이트)를 소개한다.  – 편집자주

스마일게이트는 IP로 이미 성공의 단맛을 봤다. 핵심 IP인 FPS 게임 크로스파이어가 중국에서 대박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2013년 전 세계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단일 게임으로 크로스파이어를 꼽기도 했다. 여세를 몰아 스마일게이트는 2020년 기준 매출 1조73억원, 영업이익 3646억원을 기록했다. 그중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은 843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3.7%에 달한다.

스마일게이트가 크로스파이어라는 IP를 다른 미디어로 확장해 활용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2008년 중국으로 들어간 크로스파이어는 게임 IP뿐만 아니라 드라마에서도 활약을 했다. 크로스파이어 세계관을 잇는 드라마 <천월화선>은 중국 내에서 방영 당시 현지 인기 검색 순위 1, 2위를 차지했고 텐센트 포털 큐큐닷컴에서만 전체 19억뷰를 달성했다.

현지화라는 무기

크로스파이어는 중국에서 어떻게 이런 성공을 거뒀을까? 무기는 ‘현지화’다. 2000년대 말, 중국에서 서비스 중인 크로스파이어에는 붉은색・황금색 등 화려한 색이 들어간 무기가 등장했고 중국 전통 의상 치파오를 입은 캐릭터가 나왔다. 전투 공간은 중국풍 건물과 거리로 꾸며졌다. 중국 게이머들의 요구에 맞춰 보름마다 무기나 모드를 새롭게 만들기도 했다.

현지화는 시장에서 통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크로스파이어가 글로벌 출시 2년 만에 동시 접속자 수 100만명을 넘긴 것은 중국시장의 힘이었다. 2015년에는 800만명 이상의 동시접속자 수를 내는 기록도 세웠다.

앞서 언급한 천월화선은 이런 배경에서 만들어졌다. 스마일게이트는 중국의 유허그 미디어와 계약을 맺고 드라마를 제작해 IP를 더 확장하기 시작했다. 2020년 중국 최대 영상 콘텐츠 플랫폼인 ‘텐센트 비디오’를 통해 드라마 천월화선을 제작했다.

드라마 <천월화선> 포스터

드라마 천월화선은 2008년의 크로스파이어 프로게이머 ‘초풍’과  2019년 ‘노소북’의 꿈을 향한 성장 스토리다. 크로스파이어의 주요 맵과 의상, e스포츠 대회 등 게임의 IP를 드라마 속에 녹였다.

드라마로의 IP 확장 전략은 실제 게임의 이용자 확대라는 선순환 효과를 냈다.  드라마 방송이 시작된 직후 온라인게임에서는 복귀 유저들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9% 증가 했고, 신규 유저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약 10% 증가 했다는 것이 스마일게이트 측 설명이다. 2020년 8월 기준, 모바일게임은 신규 유저 접속 비율 역시 전년과 비교해 23%에 달하는 등 드라마의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IP 확장의 맛을 본 스마일게이트는 실내 테마파크에 관심을 가졌다. 2019년 12월, 중국 쑤저우의 쇼핑몰인 쑤저우센터에 크로스파이어 IP를 활용한 실내 테마파크를 오픈했고, 지난해 8월에는 광저우에 호텔과 실내 파크를 혼합한 종합 테마파크를 열었다.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를 기반으로 할리우드 영화 제작을 추진하는 등 영화 사업에도 지반을 넓혀가고자 한다.

2015년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제작한 미국 제작사 ‘오리지널 필름’과 계약을 맺고 작년 초 ‘소니픽처스’와도 배급 계약하며 크로스파이어의 할리우드 영화 진출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2017년에는 영화 <13시간> 시나리오를 집필한 ‘척 호건’과 1차 시나리오를 완성하기도 했다. 다만 영화 제작은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진행이 미뤄지고 있다.

크로스파이어를 넘어 ‘로스트아크’로 

중국에서 큰 돈을 벌고는 있지만 스마일게이트에 한국 시장은 무시할 수 없는 곳이다. 지난해 3월, 스마일게이트가 영화 <신과 함께 1, 2>와 <광해>를 만든 제작사 ‘리얼라이즈 픽처스’와 함께 ‘스마일게이트 리얼라이즈’를 설립한 이유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단발적 OSMU를 넘어 여러 IP를 하나의 세계관을 엮어 ‘유니버스’화 하고자 한다”며“아직은 설립 기간이 짧아 성과를 내기엔 섣부르지만, 리얼라이즈픽처스의 다양한 IP를 통해 많은 콘텐츠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2월 진행된 ‘로아 온 윈터(LOA ON WINTER)’ (출처:스마일게이트 공식 유튜브)

크로스파이어 외에도 스마일게이트의 국내 주력 게임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스트아크 또한 IP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기존 국내, 일본, 러시아에만 서비스하던 로스트아크는 오는 2월 11일부터 북미, 유럽, 남미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지난 12월 열린 자체 행사 ‘로아 온 윈터(LOA ON WINTER)’에서 금강선 로스트아크 디렉터는 “로스트아크를 영화나 드라마 등의 IP로도 발전시킬 계획이 있다”며 “이에 대해선 게임 IP로서 더 확장된 이후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스마일게이트 측은 “영화∙드라마화 같은 콘텐츠 확장으로는 크로스파이어로만 진행되고 있지만, 그 범위를 넓혀서는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며 “게임의 글로벌 출시 등의 게임 플랫폼을 다각화하는 방법으로도 스마일게이트의 IP를 확장하려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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