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특급이 배달의민족 상점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을 운영하는 경기도주식회사가 협력사를 통해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앱 ‘배달의민족’에서 제공하는 음식점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것이다. 배달특급은 업무대행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아웃소싱 형태로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해당 업무대행업체는 분기별로 단기 인력을 모집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대행업체 더화이트커뮤니케이션(TWC)에서 배달특급 관련 아르바이트직을 수행한 A씨는 “알바 정보 플랫폼을 통해 공고를 확인한 뒤 지원했다”면서 “배달특급 앱 이용업체 DB 등록이 주된 업무라고 소개했으나, 이와 달리 배달의민족 DB를 엑셀파일에 옮기는 작업을 반복적으로 수행했다”라고 말했다.

주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한 A씨는 매일 배달특급과 배달의민족 두 앱을 켜놓고서 작업했다. 먼저 경기도 내 특정 지역을 할당받는다. 이후 두 앱의 주소지를 할당 지역으로 변경한 뒤 배달의민족에는 등록돼 있으나, 배달특급에는 등록되지 않은 음식점들을 엑셀 파일로 정리한다.  각 음식점에 대해서는 다시 별도의 엑셀파일을 생성해 가게명, 주소, 전화번호, 메뉴, 가격 등 양식에 따라 빈칸을 채운다.

아르바이트생 A씨가 TWC에서 일하며 작성한 엑셀 파일 양식

업무량에 관해 A씨는 “매일 20~30곳씩 할당량을 주고서 채우게 했다. 리스트업된 가게들을 개수대로 넘버링해놨는데, 7000곳이 넘었었다”라고 말했다. 만약 하루에 1명의 작업자가 30개의 음식점을 리스트업한다고 했을 때, 분기별로 채용된 10여명의 작업자가 한달간 옮긴 상점의 수는 6000곳이다. A씨는 “이 중 중복된 데이터가 있기에 제하고 나면 한달에 약 5000여곳의 데이터를 옮긴 것으로 추측된다. 해당 데이터가 어디에, 어떻게 활용되었는지는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정리된 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됐는지는 불명확하다. 관련업계에서는 배달특급 측이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음식점 확보를 위한 영업을 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데이터베이스권’ 침해다 vs 침해 아니다

경쟁사의 데이터를 수집해 저장한 것이 불법인지 아닌지는 의견이 엇갈렸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IT·지식재산권 전문변호사는 “이 행위는 저작권법 제93조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구 변호사는 “데이터베이스의 전부 또는 상당 부분을 복제하는 행위는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 침해 행위”라면서 “여기서 상당 부분이란 데이터베이스의 개별 소재 또는 부분 복제라 할지라도 반복적이거나 특정 목적을 위해 이뤄진 체계적 복제 행위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별도 인력을 갖춰 계획적이고 주기적인 복제를 반복한 이 사례는 위법행위로 판단된다”라고 설명했다.



복제한 데이터를 서비스에 직접 사용하지 않았어도 불법이 될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구 변호사는 “복제 행위 자체가 불법”이라며 “불법 복제한 음원을 ‘다운만 받았지 아직 듣지 않았다’라고 해서 잘못이 없는 게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저작권법 제136조에 따르면 데이터베이스 제작자의 권리를 복제해 침해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인 배달의민족 측에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사례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여기서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란 배민앱에 입점한 개별 음식점 데이터에 대한 권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음식점들의 상호, 주소, 메뉴 등 데이터의 권리는 각 음식점에게 있다. 단, 플랫폼 등을 제공해 이 정보를 모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면 그 제작자에게도 권리가 주어진다. 과거 야놀자 정보 무단수집, 잡코리아 무단 크롤링 판결도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가 인정된 사례다.

반면 모 배달업계 종사자는 “배달특급이 배민 데이터베이스 서버에 불법적으로 접근한 것도 아니고, 배민의 가게별 데이터가 숨겨진 보안 데이터도 아닌데 불법 행위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어느 시장이나 이미 공개된 정보라면 경쟁사의 것을 참고해 영업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는 의견을 밝혔다.

배민 측 “매뉴얼대로 처리할 것”

배달의민족 측은 “배민 데이터베이스와 관련해 담당부서에 별도 매뉴얼이 있다. 만약 권리 침해 사례가 발견되면 먼저 해당 조직에 연락을 취해 DB 사용 관련 계약을 체결하는 쪽으로 대화한다. 이것이 결렬되면 법적 대응 등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확인 결과 특정 프로그램을 사용해 DB에 접근한 사례는 아직 없다”라고 말했다.

개별 상점들의 업체 데이터와 관련해서는 “배민에 업로드되는 상점 관련 사진과 메뉴 정보 등의 데이터는 모두 상점주 소유로 인정된다. 때문에 상점주가 배민 외에 다른 배달앱에서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다. 단, 배민과의 제휴를 통해 촬영한 음식 사진의 경우 저작권이 배민에 귀속된다. 이는 계약 시 분명히 명시되는 부분”이라 말했다.

배달특급 측 “불법행위 없다”

배달특급 측에 사실 여부 확인과 더불어 데이터 사용 용도를 문의한 결과 “협력사에 확인 결과 업무 과정에서 어떠한 불법행위도 없었다”라는 답변과 함께 아래 협력사 공문 자료를 공유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신승윤 기자>yoo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