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러가 사는 세상 ②] 세무상담 받음 ‘세금폭탄 피하기 & 회사에 안 걸리기’

‘셀러가 사는 세상(셀사세)’은 이커머스 셀러 생태계를 조명하고, 셀러를 꿈꾸는 한 사람의 시작과 끝을 기록하는 셀러 생애주기 관찰기입니다. 셀러가 되기 위한 준비부터 사업자 등록, 상품 소싱과 확보, 오픈 마켓 입점, 풀필먼트와 배송, CS, 자사몰 오픈까지 모두 해보렵니다. 각박한 세상 속에서 ‘셀러가 답이다’라는 수많은 서적과, 유튜버들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과연 맞는 이야기인지 제가 직접 확인해보겠습니다.

세금 폭탄은 누가, 왜 맞을까?

이커머스 셀러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 “이거 세금폭탄 맞을까요..?” 그렇다. 아직 상품 하나 제대로 팔아본 적 없지만, 걱정되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역시 세금이다. 사실 어떤 모습이든지 간에 장사 경험 없이 평생 통장에 들어오는 월급으로만 생활했던 사람은 셀러로서 납부해야 할 각종 세금이 낯설 수밖에 없다. 해결책은 역시 전문가를 찾는 것이다.

비틀즈의 정규 7집 REVOLVER의 1번 트랙 제목은 ‘Taxman’이다. 영국 정부가 수익의 80~90%를 세금으로 징수한 것에 매우 화가 난 조지 해리슨의 작품.

평생 알바와 직장 월급으로만 살아왔던 과거를 뒤로하고, 세무사를 직접 만나 향후 셀러로서의 원대한 납세 계획을 세워봤다. 핵심은 세금의 종류를 잘 파악하고, 스스로 사업방식을 결정하며, 현 직장 사장님께 내가 잘 나가는 셀러라는 사실을 절대 들키지 않는 것. 이 3가지만 갖춘다면 평생을 이커머스 셀러로 살아도 공습경보에 벌벌 떨 일은 결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아래 관련 꿀팁을 소개한다.

안녕하세요, 세무사님?

안녕하세요. TAXLINK 세무회계에서 세무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조연수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세금폭탄은 왜 때려 맞죠?

세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종류의 세금이 있는지 알고, 각각 어떻게 납부할 것인지 계획할 수 있다면 절대 폭격을 당할 일은 없죠.

세금의 종류요?

개인이 셀러로 활동하며 발생한 수익에 대해서는 2가지 세금을 납부해야 합니다. 첫째는 ‘종합소득세’고요. 둘째는 ‘부가가치세’입니다. 먼저 종합소득세는 ‘내 이익이 이렇게 났습니다’ 신고한 뒤 얻은 만큼의 일정 비율을 세금으로 납부하는 것이고요. 부가가치세는 흔히 알고 계시는 VAT에요.

하나만 뜯기는 것도 아쉬운데 말이죠.

뜯기는 것이 아닙니다. 납부입니다. 그리고 부가가치세는 사실 셀러가 납부하는 세금도 아닙니다. 고객이 내는 세금이에요. 고객이 물건이나 서비스 가격의 1/11을 구매 시 추가로 지불하면, 이를 판매자가 모아서 정산하는 것이죠.

그래서 종합소득세와 부가가치세는 정산 방법이 다릅니다. 먼저 종합소득세는 이익에 대한 세금이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1000만원 매출이 발생했다고 합시다. 그중 운영비, 구매비 등등을 빼고서 400만원 이익이 발생했어요. 그럼 종합소득세는 이 400만원 이익에다 적용합니다. 반면 부가가치세는 1000만원 매출액 전체에다 적용하죠.

세무사님, 제가 얼마 전에 옷을 하나 팔았는데요, 드디어.

축하합니다.

그럼 저는 2가지 세금을 낼 준비를 해야 하나요? 벌써 짜증이 나는데요.

1벌 파셨나요? (네)

명품은 아니죠? 수백만원씩 하는? (당연하죠. 저 입을 것도 없는데요)

그럼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업방식에 따라 납세 방식도 달라지는데, 말씀하신 매출은 간이사업자로 분류돼서 부가세를 면제받을 수 있습니다.

셀러마다 사업방식도 나뉘는군요?

셀러의 사업방식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고 보시면 됩니다. 간이사업자, 일반사업자, 법인사업자인데요. 간이사업자는 연 매출 4800만원 이하의 사업자입니다. 세금도 간이과세로 납부하면 되죠. 부가세 면제, 세금계산서 발급의무도 없습니다. 종합소득세 역시 ‘추계신고*’라는, 비교적 쉽고 간편한 방법으로 신고와 납부가 가능합니다. 지출 증빙이 필요가 없어요. 국세청에서 정한 이익률에 따르면 전자상거래는 14%로 적용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 세무 장부를 작성하여 사업상 비용을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국세청에서 정한 업종별 경비율을 적용하여 해당 비율만큼 총 수입금액에서 비용을 추정·계산하는 신고 방식.

간이사업자가 왕 중의 왕이군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일반사업자가 유리한 부분도 있죠. 우선 연 매출이 4800만원이 넘는다면 일반사업자가 되는데요. 사실 연 매출이 4800만원 이하라면 전업 셀러가 되기는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순이익이 20~30%만 돼도 상당히 높다고 평가할 수 있는데, 4800만원의 30%라고 하면 1400만원 정도잖아요. 부업이 아닌, 전업으로서 연봉 1400만원이라 치면 사업을 쭉 유지하기 쉽지 않죠.

또 일반사업자는 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물품을 판매할 때 유리합니다. 예를 들어 전자제품 같은 경우 제품 하나 가격이 매우 높잖아요? 간이사업자 기준인 매출 4800만원을 금방 달성해버릴 수도 있습니다. 매출 대비 수익은 한 자리대로 낮은 편인데 말이죠. 이런 경우 부가세 공제 금액을 위해 처음부터 일반사업자로 등록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수출 관련 사업도 일반사업자가 유리합니다. 해외 판매의 경우 영세율*이 적용되는데요. 이러면 면세받은 금액이 곧 소득이 되고, 이를 기준으로 소득세를 납부해야 하죠. 즉, 거래처와 세금계산서를 주고받을 수 있는 업종이 일반적입니다. 플랫폼의 영향을 받기도 하는데요. 네이버처럼 셀러의 판매금액에서 세금계산서 수수료를 빼고 정산해주는 플랫폼이 있는 반면, 에이블리처럼 판매된 상품에 대해 셀러를 대상으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역발행 플랫폼도 있기 때문이죠. 네이버와 에이블리 양쪽 모두에 입점하고 싶다? 일반사업자로 신청해야 합니다.

* 부가가치세 매출세액이 공급가액의 10%가 아닌 0%(영의 세율)가 적용되는 것으로서, 매출세액만 ‘0’이 되고 매입 시 부담했던 매입세액은 환급받는 제도

다음은 법인사업자인데요.

잠깐만요, 선생님, 아니 세무사님. 머리가 아파요.

간략하게 설명드릴게요. 법인사업자는 초기 납부해야 할 세금이 더 많아요. 그러나 단순 세율로만 보면 연 매출 10억 이상일 때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개인과 사업체를 분리해 관리하고 싶을 때 선택하고요. 특히 개인사업자를 이후에 법인사업자로 전환하는 과정이 복잡해 애초에 법인사업자로 시작하기도 합니다. 법인사업자는 소득세와 법인세를 납부하죠. 나중에 10억 매출 달성하시면 다시 이야기합시다.

말씀을 잘 정리해보면 말이죠. 일반적으로 이커머스 셀러들이 세금폭탄을 맞는 포인트는 간이사업자와 일반사업자의 경계, 그 지점인가요?

정확합니다. 사실 연 매출 4800만원 이하의 간이사업자는 세금폭탄보다 다른 걱정에 에너지를 더 많이 쏟으시면 됩니다. 문제는 매출이 급등하는 경우입니다. 월 3000만원 이상 판매가 이뤄지기 시작했다면 슬슬 준비해야 합니다. 갑작스레 추계신고가 아닌 ‘장부신고’를 해야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간이사업자 자격은 한 해 동안 유지된다 해도, 연 매출이 3억 이상 넘어가 버리면 장부신고 대상자가 됩니다. 3000만원 × 12달로 잡으면 대략 3억이 넘으니, 조심해야할 기준을 3000만원으로 말씀드린 것이고요.

간이사업자라고 방심했다가는 소리 없이 다가오는 ‘큰 거’ 한방에 훅 갈 수 있다.(사진: Travis Essinger)

장부신고요?

일종의 간이신고 성격인 추계신고와 달리 장부신고는 구체적인 자료들을 제시해야 합니다. 매출자료와 더불어 지출증빙자료를 첨부해야 하는데요. 사전에 준비해놓지 못했다면 세금폭탄으로 돌아올 수 있는 거죠.

장부신고를 위해서는 먼저 매출자료를 정확하게 집계해야 합니다. 보통 오픈마켓 플랫폼들은 셀러의 주민등록번호 또는 사업자 번호를 기반으로 매출 정보를 국세청에 자동 보고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다면 세무서에서 연락이 옵니다. 이때 차액에 대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누락된 매출이 있다면 재신고가 필요합니다.

지출증빙자료도 잘 모아둬야 합니다. 지출액을 집계해야 매출 대비 이득이 얼마인지도 확인할 수 있겠죠? 증빙자료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자료는 세금계산서, 계산서, 현금영수증, 신용카드영수증 등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부가세나 소득세를 줄일 수 있죠. 의류의 경우 장끼*를 잘 보관합시다. 보통 한 달에 한 번씩 발행해주는데요. 간이영수증이라도 꼭 받아 놔야 유리합니다.

* 장끼 : 동대문 등 의류도매시장에서 상품을 사입할 때 주는 영수증 또는 거래명세서

그럼 혹시 판매 품목 관련된 유의사항도 있을까요?

몇 가지 포인트를 잡아보자면, 먼저 식품이 있습니다. 식품은 부가가치세 과세와 면세로 구분됩니다. 쌀, 농수산물, 축산물 등 미가공식품은 면세 대상입니다. 흰 우유는 면세, 커피 우유는 과세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오픈마켓에 상품을 올릴 때도 과세/면세를 선택할 수 있을 거예요. 잘 살펴보신 후 관련 식품이 있다면 꼭 면세를 선택하세요.

가전제품은 위에서 설명했듯 단위당 거래 금액이 높아요. 컴퓨터 같은 제품은 몇 개 팔지도 않았는데 매출 3억에 금방 도달해버리는 사례가 많습니다. 마진은 한 자리 대인데 말이죠. 간이사업자보다 일반사업자를 추천합니다.

의류는 사실 장끼만으로 완전한 증빙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참작 정도예요. 정확히 계산하려면 세금계산서를 받아야 합니다. 그 외에 도서나 교육부 인가를 받은 교육기관의 교육, 보험 등은 면세입니다.

제가 해외구매대행에도 요즘 관심이 있는데 말이죠.

구매대행업은 과거에 서비스업으로 분류했으나, 지금은 도소매업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서비스업일 때는 구매대행이라는 행위에 대한 수수료를 마진으로 보고, 이 수수료를 매출로 신고했었는데요. 도소매업인 지금은 마진 전체를 매출로 신고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매대행상품 가격 10만원 중 원가 5만원, 배송비 2만원을 빼면 마진은 3만원이잖아요. 이 3만원을 매출로 신고해야 합니다.

그런데 오픈마켓에서 위 상품 판매가 일어나면 매출이 10만원으로 보고됩니다. 그래서 ‘내 매출은 3만원입니다’라는 부연 설명과 증거 서류가 필요하죠. 관련해 세무서에서는 “판매 사이트 내에서 해외 구매대행이라는 것을 표기하고, 원가와 배송비 등을 명시하라”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구매대행업은 사실 이 포인트가 영업 비밀이잖아요? 망설여질 수밖에 없죠. ‘명시하지 않은 셀러의 잘못’이라는 세무 판례도 있어 안전하다고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특히 해외 명품은 매출은 매우 크지만 마진이 적을 수 있기에, 폭탄을 맞을 수도 있죠. (후덜덜)

혹시 영세율 수출에도 관심 있으시다면 정식 통관을 위한 수출신고필증, 물건이 해외로 나갔다는 서류, 거래 내역, 외화 입금 내역 등을 꼭 모아둬야 안전합니다. 자칫 영세율 적용을 받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부가세를 절약하기 위해서 꼭 준비합시다. 오픈마켓 플랫폼 중에서는 해외 판매 집계를 쉽게 해주기 위한 것도 있으니 참고하시고요. 참, 우체국 등 물류 서비스의 송장 자료를 모아둬도 도움이 됩니다.

그럼 오픈마켓 말고 자사몰을 만들 경우 유의사항이 있나요?

세금신고방법은 기본적으로 같습니다. 매출과 이익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어야겠죠. 차이점은 매출을 확인하는 방법에서 나뉩니다. 오픈마켓과 자사몰의 결제방식 차이 때문이죠.

먼저 오픈마켓은 결제 시스템 안에 [카드결제 + 현금영수증발행분 + 기타분]이 모두 들어있습니다. 정산도 오픈마켓으로부터 받죠. 그리고 대부분의 오픈마켓은 부가세신고 때 매출을 확인할 수 있도록 별도 메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를 보고 신고하면 됩니다.

한편 자사몰은 조금 더 신경 쓸 필요가 있습니다. 결제방식이 [PG사 결제 + 무통장입금(현금영수증발행분 + 미발행분)]으로 나뉘기 때문인데요. 그 결과 정산도 PG사로부터 받거나, 직접 입금을 받는 형태로 나뉩니다. 양쪽의 자료를 직접 확인한 뒤 신고해야 하는 것이죠.

세무사님과 초보 셀러의 상담 당시 모습

오늘 우리의 만남을 성사시켜준 ‘카페24’로 자사몰을 만들었다면요?

카페24에서는 자사몰 운영자가 PG사 매출과 무통장입금액을 확인할 수 있는 별도 페이지를 제공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실제 PG사 정산결과와 무통장입금 자료를 비교한 뒤 신고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자료 검토의 기준 마련할 수 있어 업무 속도 향상과 오류 방지에 효과적입니다. 부가세·소득세신고 후 납부는 홈택스에서 직접 하거나, 은행 뱅킹 시스템에 접속해서 공과금 → 국세를 조회하면 납부할 금액을 확인할 수 있어요.

마지막입니다 선생님, 아니 세무사님. 제가 셀러로 흥했다는 사실을 우리 대표님들(심재석·이유지)이 모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개인적으로 사업자등록증을 내는 것과 기존 직장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나뉘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발각(?)되는 경우가 있죠? 직원을 고용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납부하는 국민연금은 총액이 정해져 있어요. 때문에 셀러가 직원을 고용할 시, 기존 직장과 셀러용 사업자 양쪽에서 국민연금을 나눠 내게 되죠. 당연히 기존 직장에 국민연금 금액 변동통지가 가게 될 것이고, 인사팀이나 사장님이 눈치채게 됩니다.

정말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세무사님. 연 매출 3억과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신승윤 기자> yoon@byline.network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