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자체 개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LG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자체 개발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LG전자는 현재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차량용 반도체 개발을 고려하는 것이 더 이례적이다.

1일 LG전자 측에 따르면 이 회사는 차량용 반도체 개발을 내부에서 검토 중이다. LG전자에서 영위하고 있는 전장사업부 수요를 충족하고, 반도체 수급난을 해결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LG전자 관계자는 “아직 차량용 반도체 개발을 검토 중인 단계로,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LG전자 측은 반도체 개발과 관련해 구체적 계획을 공개한 상태는 아니다. 그러나 전자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LG전자가 자체 MCU(마이크로컨트롤러칩)를 만들기 위해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와 접촉하고 있다.

관련 인력도 채용 중이다. 디지털 회로 설계, 시스템온칩(SoC) 등 반도체와 관련한 부문이다. 이르면 1~2년 안에 차량용 반도체를 비롯한 MCU 사업을 시작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LG전자가 MCU 사업을 성공적으로 영위하게 된다면, 약 20년 만에 반도체 사업을 재개하는 것이다. 1999년까지만 해도 LG그룹은 LG반도체라는 이름의 반도체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정부에서 추진하던 ‘빅딜 사업’에 의해 LG그룹은 LG반도체를 현대전자에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빅딜 사업은 당시 외환위기의 원인이 대기업의 과잉·중복 투자에 있다고 판단한 정부가 기업 간 대규모 인수합병을 단행한 것을 말한다. 자동차는 현대, 반도체는 삼성, 석유화학은 LG에게 몰아주자는 내용을 골자로 했다.

LG전자 측이 반도체 사업과 관련해 구체적 계획을 공개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LG전자가 실제 차량용 반도체 개발을 시도하고, 사업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하고 있다.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우선 LG전자는 반도체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2015년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AP(Application Processor) 개발을 진행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퀄컴 의존성을 낮추고 스마트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반도체 자체 개발을 시도했다. 하지만 2017년 LG전자는 AP 개발을 중단했고, 사업도 철수했다. 그 때의 인력이 아직 남아 있는 것이다. 여기에 LG전자는 반도체 인력도 추가 채용하고 있다.


또한 LG전자는 현재 전기차, 전장 부품 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를 충분히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AP를 개발한 경험도 갖추고 있고, 부품 역량도 키우고 있다”며 “차량용 반도체 자체 개발에 충분히 뛰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진출하는 것 자체는 LG전자를 유리한 입지에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자동차에 탑재되는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차량용 반도체 수요는 앞으로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주력할 가능성이 낮다. 차량용 반도체는 중저가형 반도체이지만,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부품이기 때문에 생산 시 기준은 까다로운 편이다. 쉽게 말해, 기업 입장에서는 크게 마진이 남지 않으면서도 까다롭게 생산해야 하는 반도체다. 이미 첨단 반도체를 다수 생산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적극적으로 주도할 가능성은 낮다.

LG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영위한다면, 국내 틈새시장을 노린 기업으로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말 반도체 내재화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생산라인 건설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현재 따로 반도체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지 않다. 설계만 담당하는 팹리스 형태로 사업을 영위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되면 파운드리에 위탁생산을 해야 한다. 반도체 수급난 동안에는 생산을 맡기는 과정에서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MCU를 비롯한 중저가형 반도체는 주로 글로벌파운드리나(Global Foundries) DB하이텍 등 8인치 웨이퍼를 다루는 파운드리에서 주로 생산한다. 하지만 현재 8인치 생산라인 주문이 지나치게 밀려 들어오고 있어 파운드리 측에서 주문을 거절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원활하게 생산하고 그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생산라인 건설이 수반돼야 한다.

익명을 요청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개발한 반도체는 전장사업부에 자체 공급하는 정도로만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체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VS사업본부,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 ZKW와 함께 자동차 부품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LG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면, 세 자회사를 중심으로 사업이 진행될 전망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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