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리] AI반도체 시장에는 스타트업이 필요하다

바이라인네트워크에서 스타트업 리뷰를 연재합니다. 코너명은 ‘바스리’, <바이라인 스타트업 리뷰>의 줄임말입니다. 스타트업 관계자분들과 독자님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국내 반도체 산업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AI반도체’가 꼽히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AI반도체 시장은 2018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성장률 26.5%를 기록할 전망이다. 그 가운데 2025년부터는 NPU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NPU(Nerual Processing Unit)란 사람의 두뇌처럼 인공지능 프로세스를 처리하는 반도체를 말한다. 구글을 비롯한 대기업에서 주로 NPU를 개발하고 있다.

이 NPU 시장에 국내 AI반도체 스타트업 모빌린트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언뜻 보면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신동주 모빌린트 대표는 NPU 시장에서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상생해야 하며, 경쟁 관계가 아니라 협력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모빌린트와 같은 기업이 시장에 꼭 필요하다는 거시다. 신 대표를 만나 모빌린트와 AI반도체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신동주 모빌린트 대표

NPU 시장의 핵심 과제, ‘접근성 확보’

NPU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이미 AI 시장에 CPU, GPU 등 범용 반도체가 퍼져 있고, 이를 바꾸는 것이 번거롭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직 NPU를 사용하는 방법도 어렵다. 그럼에도 AI반도체가 활성화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AI성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범용 반도체로는 복잡한 AI를 구동하기에 저전력, 데이터 처리 등 부문에서 한계가 있기에, AI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는 반도체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신동주 대표는 NPU시장이 확장되기 위해서는 ‘쓸 만한 NPU’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쓸 만한 NPU란 성능이 좋은 반도체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쓰기 편한 NPU를 말한다. 그는 “NPU 시장이 안고 있는 과제 중 하나는 접근성을 낮추는 것”이라며 “아무리 성능이 높아진다 하더라도 탑재하는 것이 너무 어려우면 사람들은 NPU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가 NPU 스타트업을 창업한 것도 쓰기 쉬운 엣지형 AI반도체를 개발하기 위함이다.

모빌린트는 세계 최초로 이미지와 문자 처리를 통해 딥러닝에 최적화된 엣지용 NPU를 개발했다. 또한 단순 칩을 개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AI반도체 접근성을 낮추기 위해 NPU와 함께 소프트웨어 스택, 알고리즘을 함께 포함해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제공하고 있다. 모빌린트는 NPU 전문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반도체·AI기술을 개발해 나가고 있다.

신 대표는 NPU시장이 성숙해 가고 있고, 이제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그는 “3~5년 내에 스마트폰이 빠르게 시장에서 확장된 것처럼, NPU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모빌린트도 엣지 부문에서 지속해서 시장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과는 경쟁관계? NO!

NPU를 개발하고 있는 기업은 모빌린트 외에도 많다. 이미 구글을 비롯한 대기업에서도 NPU를 개발하고 있다. 대기업은 기술을 개발할 만한 자금도 다수 보유하고 있어 NPU 시장에서도 앞서 나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신 대표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은 NPU 시장에서 직접 경쟁 관계가 아니다”라며 “오히려 상생하는 관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에서 개발하고 있는 NPU는 대부분 데이터센터용이다. AI를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엣지 부문 NPU는 활발하게 개발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모빌린트가 현재 타깃으로 삼고 있는 시장은 엣지용 고성능 시장이다. 직접 사람이 보고 사용하는 NPU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모빌린트가 개발한 NPU는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자율주행, 보안을 비롯한 머신비전 시장을 노리고 있다. 모두 많은 데이터를 한 번에 처리하고 결과를 바로 도출하는 기술이 필요한 시장이다. 특히 머신비전은 영상으로 데이터를 입력하고 도출하는 과정을 해야 하는데, 엣지단에서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이 많은 분야다. 모빌린트는 여기에 적합한 고성능 NPU를 개발하기 위해 지금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신 대표에 따르면, 모빌린트는 현재 상용 버전의 칩을 개발하고 있다. 자체 설계한 반도체는 2023년에 처음 양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시리즈 A 투자를 통해 100억원을 유치했다.  내년에 칩 샘플을 만들어 기술력을 선보이고, 2022년 말이나 2023년 초에 다음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신동주 대표는 “모빌린트는 지금도 성능을 높이는 연구를 지속하고 있고, 추후 저전력을 비롯한 기술을 순차적으로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모빌린트가 소프트웨어·알고리즘 인재를 원하는 이유

모빌린트가 기술 개발과 더불어 현재 가장 주력하고 있는 것은 ▲소프트웨어·알고리즘 인재 채용 ▲AI업체와의 협업이다. 그 중에서도 신 대표는 인재 채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AI반도체, 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하드웨어 인재를 생각한다. 하지만 그의 설명에 따르면, AI반도체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인재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전문가도 골고루 필요하다.

신동주 대표는 하드웨어 인재보다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인력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고도 말했다. 우선 반도체 개발 과정을 보면, 99%가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통해 진행된다. 또한 AI에 최적화할 수 있는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AI 알고리즘 전문가의 도움도 필요하다. 모빌린트에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인력이 모두 같은 비율로 존재하는 이유다.

신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반도체 기업이라고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는 AI인재도 필요하다”며 “아직 모빌린트와 NPU 시장은 초기 단계로, 이 시점에 초석을 쌓아 큰 성과를 함께 만들 인재를 채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적으로는 AI 기업과 협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칩을 만들어도 고객이 사용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따라서 모빌린트는 NPU가 범용 반도체의 한계를 얼마나 극복했는지, 얼마나 더 성능이 좋아졌는지 AI기업에게 알리고자 한다. 이 과정을 통해 고객사를 확보하고, 제품을 개발해 나가는 것이 모빌린트의 현재 목표다.

마지막으로 신동주 대표는 “반도체 개발부터 실제 적용까지 모빌린트가 좋은 성능의 반도체를 손쉽게 사용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포부를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 youme@byline.networkKAWH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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