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빠른정산’이 불러온 풀필먼트의 진화

‘빠른정산’은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이 꼽는 최대 장점 중 하나다. 셀러가 상품 판매 후 구매 확정일까지 기다리지 않고도 해당 건을 정산 대상으로 집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네이버 측은 “현금이 필요한 판매자에게 정산 금액을 대금 결제일 전에 정산해줘 현금 유동성 확보를 돕기 위해 빠른정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초창기 빠른정산은 ‘구매확정 다음날’을 기준으로 했다. 네이버로 쇼핑을 마치면 “구매확정 누르고 포인트 받아 가세요”라는 알람이 오는 이유다. 소비자가 구매를 확정해주면 다음 날 바로 정산받을 수 있다. 셀러 입장에서는 물품 대금 결제일에 맞춰 자금을 확보하고, 네이버는 더 많은 셀러를 모을 수 있다. 소비자는 구매확정에 따른 포인트를 얻는다.

빠른정산은 셀러의 현금 유동성 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

 

빠른정산이 더 빨라진다

지난 4월, 네이버는 빠른정산의 속도를 올렸다. 기준을 ‘배송 완료 다음날’로 변경한 것이다. 상품 배송정보는 택배사 데이터와 연동해 보다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매 확정일보다 빠른 정산이 가능하다. 상품 결제금액의 정산예정금액이 빠른정산으로 처리되며, 배송비와 리뷰 적립 등은 기존과 동일한 일반정산으로 최종 정산한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다.

■ 상품 주문번호 A

– 상품 결제금액 1만원 / 네이버페이 주문관리 수수료 300원 / 배송비 100원

4/8 (목) : 배송 완료

4/9 (금) : 빠른정산 – 9700원(상품 결제 금액 100%, 수수료 / 혜택 정산 선반영)

4/11(일) : 구매확정

4/12(월) : 일반 정산 – 배송비 100원(수수료 차감), 리뷰적립 등 나머지 부분

오는 12월, 네이버는 빠른정산의 속도를 더 끌어올린다. 이번에는 ‘집화 완료 다음날’로 기준을 변경한다. 집화정보는 배송정보와 마찬가지로 택배사 데이터 연동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상품이 판매자 손을 떠나 택배사 물류 허브에만 도착하면 다음 날 정산이 이뤄진다. 네이버 측은 “기존 빠른정산 기준 약 4.4일이 걸린 정산을 향후 3.3일로 하루 더 단축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빠른정산 이용 가능 셀러 범위도 넓힌다. 기존 3개월 연속 ‘월 거래액 100만원’에서 ‘월 거래 건수 20건’으로 자격을 변경한다. 또 연체기록과 상관없이 스마트스토어에 꾸준한 거래 기록이 있다면 빠른정산을 신청할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한다.

NFA 등에 업은 스마트스토어

네이버 풀필먼트 연합(NFA)에 CJ대한통운이 합류하면서 네이버는 물류 데이터까지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빠른정산이 대표적 예다. 택배 데이터를 손에 쥐자 업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의 정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나아가 NFA에 속한 풀필먼트 기업들의 서비스도 고도화됐다. 최근 두손컴퍼니는 스마트스토어 셀러를 위한 ‘24시 주문 마감 서비스’를, 파스토는 ‘밤 12시 오늘 출발’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양사는 네이버 연합군 소속 스타트업으로, 이들이 위처럼 자정까지 주문 마감 후 출고가 가능한 서비스를 론칭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역시 CJ대한통운의 지원이 있다.

두손컴퍼니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셀러들을 위해 새롭게 선보인 ’24시 주문 마감’ 서비스

NEW 빠른정산 + 자정 주문 마감 = ?

NFA 풀필먼트 관계자는 자정 주문 마감 서비스와 관련해 “주문 마감 시간이 자정까지 늘어남에 따라 셀러는 빠른 배송으로 더 많은 판매 기회를 얻음과 동시에 정산도 더 빨리 받을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아래와 같이 예를 들어 집화 완료일 기준의 ‘NEW 빠른정산’과 NFA 소속 풀필먼트 기업들의 ‘자정 주문 마감’을 합쳐보자.

■ 셀러 A씨

– 스마트스토어 입점 셀러, 풀필먼트 ‘품고’ 이용 중

12/8(수) : 밤 11시 50분 상품 주문 접수

12/9(목) 새벽 :

–  품고 : ‘24시 주문 마감 서비스’ 통해 새벽 시간 동안 CJ대한통운 물류 허브로 상품 운반

–  CJ대한통운 : 집화 완료 & 배송 시작

12/10(금) : 빠른정산

스마트스토어가 제공하는 정산과 풀필먼트 서비스를 조합하면 이론상 판매 후 48시간 내 정산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소비자도 빠르면 주문 다음 날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셀러와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서비스로 풀필먼트가 진화했다.

쿠팡과 속도전으로‘만’ 경쟁하지 않겠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배송 속도는 쿠팡의 로켓배송을 빠르게 쫓고 있다. 심지어 직매입이 아닌, 오픈마켓 상품이 NFA를 거쳐 당일배송이 가능하게끔 물류망을 구축하는 모습이다. 올해 2월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이 손잡고 “쿠팡 게 섰거라”를 외치며 ‘오늘 도착’ 서비스를 추진 중이라는 소식은 거짓이 아니었다. 차근차근 거리를 좁히는 중이다.

“쿠팡과 속도전으로 경쟁하지 않겠다”라고 말한 한성숙 네이버 대표의 말도 거짓이 아니었다. 단순 속도전이 아니라, 정산 등 금융 서비스를 연결해 입점 셀러들에게도 혜택을 제공한다. 그리고 ‘오늘 도착’ 서비스와 함께 추진 중이라 밝힌 ‘지정일 배송’이 남아있다. 다양한 배송 옵션은 소비자에게도, 셀러에게도 단연 매력적이다. 이커머스 양강체제는 과연 물류로 시작해 물류로 끝날 것인가.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신승윤 기자> yoon@byline.network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