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회사 위메이드의 효자 IP는 ‘미르’다. 무협 MMORPG의 선두 IP인데다,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면서 위메이드를 게임업계에서 무시할 수 없는 플레이어로 만들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연말, 국내 시장에 미르 IP로 만든 신작 게임 ‘미르4’를 내놓았다. 해당 게임은 올 8월부터 글로벌 버전으로 세계 170개국 12개 언어권에 배포됐다.

그 미르4로 위메이드는 올해 게임대상에서 ‘비즈니스 혁신상’을 받았다. 재미, 개발력, 그래픽 등을 우선하는 게임 업계에서 다소 생소한 이름의 상이다. 그런데 18일, 지스타 기간 중 부산 벡스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연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이 비즈니스 혁신상을 “가장 받고 싶었던 상”이라고 말했다. 왜일까?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큰 그림 그리는 위메이드

메타버스, 메타버스 하는데 사실 메타버스의 원형은 게임이다. 게임 안에서 이용자는 자신의 캐릭터를 앞세워 생활한다. 채집도 하고 사냥도 하고 거래도 하면서 재화를 마련해 자신이 필요로 하는 걸 얻는다. 게임을 하다보면 느끼는 건데, 역시 게임에서도 돈이 짱이다. 게임 내 재화를 많이 얻어야 내 캐릭터가 빨리 레벨업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이 게임 재화를 현실에서의 내 지갑과 연결하는 방법이 있다면 어떨까. 아마 더 많은 게이머가 충성해서 게임 내 재화를 모으는데 열광할 것이다. 물론 기존에도 거래소를 통해 아이템을 교환하거나 판매하는 시스템은 있었으나 물량에 한계가 따랐다. 1억원 짜리 아이템은 그야말로 소수가 전유하는 것이지, 게임에서 일상적으로 재화를 구하는 일반 게이머에게는 언감생신이다. 게임을 꾸준히 해 재화를 얻고, 이 재화를 현실의 부와 연결시킬 수 있다면? 마치 출근하고 일해서 만든 가치로 월급 받아 먹고 싶은 걸 사먹을 수 있듯이 말이다.

여러 게임사가 게임 내 재화로 ‘유틸리티 토큰’, 즉 코인을 발행하는 이유다. 위메이드는 이 분야에서 앞서 있는 기업 중 하나다. ‘미르4’에 ‘DRACO(드레이코)’라는 유틸리티 토큰을 발행해 유통한다. 게이머는 미르4에서 ‘흑철’이라는 재화를 모아 드레이코와 교환할 수 있다. 드레이코라는 토큰의 가격이 올라가면 이를 보유한 게이머도 따라서 이득을 본다.

물론  여기에도 한계가 있다. 드레이코는 미르4에서만 통용되는 코인이라서다. 하지만 이 드레이코를 현실에서 통용되는 다른 코인과 바꿀 수 있다면? 현실에서 한국돈(원화)을 글로벌로 송금하려면 달러라는 기축통화가 필요하다. 나라마다 다른 화폐를 쓰는데, 그것이 서로 어느정도 가치를 가지는지 비교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현실경제에서는 달러가 하고 있다. 개별 토큰을 쓰는 게임이 많아질수록, 게임 생태계에서도 기축 통화가 필요해진다. 위메이드는 바로 이 달러의 역할을 ‘위믹스’라는 자신들이 만든 가상화폐(이자 가상화폐 플랫폼)가 하길 원한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위믹스를 게임 업계 기축통화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위메이드는 지난 2019년 자회사인 위메이드트리를 통해 ‘위믹스 네트워크’라는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을 소개하면서부터 꾸준히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와 위믹스의 가능성을 꾸준히 타진하며 키워왔다. 장 대표는 또 “위믹스를 글로벌 상위 50개 거래소에 상장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 생태계 위에서 돌아가는 게임별 유틸리티 토큰을 계속해 만들어 공개할 예정이다. 내년 말까지 위믹스를 기축통화로 하는 블록체인 게임 100개 출시를 목표로 위믹스 생태계 확장을 위한 비즈니스에 주력할 방침이라고도 계획을 밝혔다. 그리고 미르4의 드레이코 활성화에 집중한다. 일단 미르4는 블록체인을 표방한 여타 게임 중 가장 대중적인 콘텐츠다. 글로벌로 출시해 동시접속 80만명 이상의 기록을 세웠다. 드레이코가 잘 안착하면 제2, 제3의 드레이코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부산 벡스코에서 차려진 지스타 B2B 전시장의 위메이드 부스.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경제를 형상화해 디자인했다.

장현국 대표 “블록체인은 내 마지막 직업적 소명 될지도”

새로운 토큰 발행의 대표적인 예는 위메이드는 내년께 미르IP를 적용해 선보일 신작 ‘미르M’이다. 여기에는 드레이코가 아닌 별도의 유틸리티 코인이 적용될 전망이다. 물론, 새 토큰 역시 위믹스와 교환이 될 터다. 게이머들은 자신이 주로 하는 게임 안에서 토큰을 얻고, 이를 저장했다가 가치가 올라가는 타이밍에 기축통화인 위믹스와 교환해 현실에서 가치 실현을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위메이드는 수수료를 얻을 터다. 블록체인 기술로 게임사와 이용자가 각각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 위메이드가 내보이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다.

물론 이런 모델을 가져가겠다고 말하는 곳이 위메이드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미르4 정도로 대중적 인지도를 쌓은 게임에서 블록체인 모델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사례는 드물다. 장현국 대표는 위메이드가 게임 산업에서 리더가 될 수 있는 (어쩌면 마지막) 기회를 블록체인에서 봤고, 여기에 집중해 투자하고 있는 상태다.

장 대표는 지난 2014년 위메이드의 사령탑을 맡았다. 회사 안팎으로 위기감이 돌던 시절이다. 중국통으로 알려진 장 대표는 ‘미르의 전설’ IP를 중국에서 확산시키고 자리매김케 한 일등공신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위메이드라는 회사가 앞으로 더 롱런하기 위해서는 게임을 개발하고 유통하는 것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게임사를 파트너로 맞아들일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봤다. 그리고 그 플랫폼이 바로 블록체인이다.

장 대표는 “위믹스를 게임계 기축통화로 만들겠다는 위메이드 입장에서는 모든 게임사가 고객”이라며 “블록체인 회사, 암호화폐 관련 회사는 위메이드의 파트너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한국 게임이 성취한 엄청난 성과는 개별 게임이 얻은 것이었지만 위믹스는 글로벌 플랫폼”이라며 “그 게획을 하나씩 실행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뿌듯함을 느끼는데, 어쩌면 제 마지막 직업적 소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일을) 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