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요금 미리 확정” 우티의 승부수

카카오택시가 꽉 잡은 국내 택시호출 시장에서, 신규 진입자는 무얼 할 수 있을까? 일년 전 손을 잡은 우버와 티맵이 택시 호출 앱 ‘우티’ 서비스를 새단장했다. 핵심은 ‘택시요금 선확정’제와 ‘합승’ 서비스 추가다.

1일 우티(UT)는 택시 기사와 승객이 사용할 새 우티 앱을 공개하는 온라인 간담회를 열었다. 우티 유한회사는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우버와 SK텔레콤의 자회사 티맵모빌리티가 합작해 만든 회사다. 국내서는 우티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되지만 그 모양새나 기술은 우버와 닮았고, 내비게이션 강점은 티맵의 것을 가져왔다.

구체적으로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가맹과 중개 호출 서비스를 운영한다. 단, 우티 앱은 새로 다운로드 받아야 한다. 국내외 숭객을 위해서 우티와 우버 앱을 연동하는데, 우티 앱 그대로 외국에 들고나가 우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핵심 서비스는?

추가 되는 핵심 서비스는 사전 확정 요금제다. 승객이 입력한 목적지를 바탕으로 앱 상에서 미리 요금을 고지하고, 사전에 이용 요금을 확정하는 것이 골자다. 사고나 공사 등 예상치 못한 상황이 없다면, 승객은 탑승 후 도착 지점에서 실제 이용 금액과 관계 없이 탑승 전 안내받은 요금을 지불하면 된다. 이는 글로벌 서비스인 우버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시행된다면, 그간 “기사님이 돌아가서 택시 요금이 더 나왔다” 같은 불만이 나올 여지는 사라지게 된다. 승객의 가려운 곳을 긁는 서비스라, 먼저 시행된다면 카카오 대비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단, 해당 서비스는 아직 준비 중인 서비스다. 국토교통부와 지자체 등 관계 기관의 허가가 떨어지기 전이기 때문이다. UT 앱이 자체적으로 택시 요금을 책정하고, 앱 내에서 결제까지 이뤄지기 때문에 기존 요금 책정 체계와 조율이 필요한 것으로 추측된다. UT가 사전 확정 요금제 서두에 ‘앱 기반’을 반드시 붙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기술적 공정성이 담보돼야 하는 제도다.

(왼쪽부터) 김기년 우티 최고운영책임자(COO)와 톰 화이트 우티 최고경영자(CEO)

이 외에 호출 차량이 가까워지면 승객의 스마트폰 화면 색이 바뀌고, 이 색을 기반으로 기사와 승객이 혼선 없이 만나게 하는 기능 들이 들어간다. 역시 우버에 적용된 내용들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우버의 기술력이 많이 강조됐는데, 우티를 앞으로 우버와 꼭 닮은 앱으로 만들어 가겠다는 내용과 같게 들렸다.

흥미로운 점은 국내에선 아직 정착하지 못한 합승 서비스에 우티가 도전한다는 것이다. ‘우티 풀’이라는 서비스를 준비 중인데, 이 역시 정부 허가가 필요한 부분으로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한다. 합승을 하게 되면 택시 요금이 저렴해지므로, 더 많은 잠재 고객을 끌어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톰 화이트 우티 최고경영자(CEO)는 합승 서비스를 놓고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직 국내에서 합승 서비스로 성공을 거둔 경우는 없는 가운데 우티가 합승을 승부수로 띄운 셈이다.

아울러 출퇴근 시간이 금요일 저녁처럼 택시 수요가 많은 시간대를 대비해 빠른 배차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티 플래시(UT Flash)나,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에는 더 높은 요금을 책정해 택시 공급을 유도하고 손님이 적은 낮 시간엔 가격을 낮추는 탄력 요금제 역시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택시 배송’은?

택시를 활용한 배송 및 음식배달 사업 진출 가능성에 대해 김기년 UT 운영 총괄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라며 “관련된 기술이나 프로젝트는 이미 가지고 있다. 유망하다고 생각하면 진출할 가능성도 충분하다”라고 답했다.

실제 UT는 승객 안전 관련 기술을 배달 관련 서비스로 충분히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UT 앱은 ‘색상으로 승객 찾기’, ‘핀 번호로 요청 차량 확인’ 등의 기능을 통해 택시기사와 승객 간의 상호 식별과 본인 확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또 ‘운행 상황 확인’은 장기간 차량 정차나 사고 의심 상황 등을 감지해 안전 여부를 확인하는 기능이다. 배달 시 실시간 위치 확인과 소통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우티가 지난 1년 걸어온 길

카카오T의 ‘유일한 경쟁자’ 될 수 있을까

한편 톰 화이트 CEO는 이날 우티 운영 계획에 대해서도 구체화했다. 우티 택시(가맹 택시)와 일반 택시 호출 서비스 지역을 전국 단위로 운영하며, 연 내 가맹 택시를 1만 대까지 확장하고, 2022년에는 1만 대 이상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UT는 지난 4월 처음 서비스를 시작해 약 7개월 간의 준비 기간을 거쳤다. 업계에서는 “시기가 매우 적절하다”라는 평가를 내렸다. 위드 코로나와 함께 연말연시가 다가오며 택시 이용객이 몇 배로 뛸 예정이기 때문이다.

단, 여전히 카카오T는 국내 택시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또 토스-타다의 참전으로 한층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과연 우버와 SKT의 만남이 시장 내 새로운 바람을 불러올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하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신승윤 기자> yoo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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