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빅테크, 반도체 자체 개발에 나서는 이유

알리바바, 바이두에 이어 텐센트도 자체 반도체 개발에 나선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중국 빅테크 대부분이 반도체 설계에 뛰어든 상황인데, 이들이 계획대로 제대로 칩 설계에 성공하게 된다면 추후 국내 파운드리 기업도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텐센트는 최근 ▲인공지능(AI) ▲동영상 파일 압축 ▲네트워크 세 부문의 반도체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그중에서도 텐센트가 주력하는 것은  AI반도체가 될 것이며, 추후 이미지·동영상 처리, 자연어 처리, 검색 추천 등의 기능을 개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텐센트 본사

텐센트가 반도체 개발 사업에 나설 것은 이미 예고된 일이다. 지난 2020년부터 반도체 사업부를 꾸리고, AI반도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등 반도체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 왔다. 지난 7월에는 반도체 칩을 설계하는 엔지니어를 직접 채용하기도 했다. 지속해서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 것을 암시해 오던 텐센트는 이제 본격적으로 자체 반도체 개발에 팔을 걷게 됐다.

텐센트가 반도체 자체 개발을 선언하면서, 중국 3대 IT 빅테크, 이른바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가 모두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게 됐다. 알리바바와 바이두는 이미 반도체 자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 10월 19일(현지시각) 5나노미터 공정 기반의 데이터센터용 반도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바이두도 지난 6월 반도체 사업부를 분사해 자회사 쿤룬신커지(昆仑芯科技)를 설립했다. 이를 기점으로 바이두는 AI 반도체 설계·제조에 대규모 자금과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중국 빅테크 기업이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기로 한 것은 해당 기업에서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의 성능과 효율성 등을 더욱 높이기 위함이다. 구글, AWS(아마존웹서비스) 등 많은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이 반도체를 자체 생산하기로 한 이유와 동일하다. 범용 칩보다 자체 서비스에 최적화된 반도체를 개발해 적용하면, 더 좋은 성능의 서비스를 사용자에게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 반도체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이고, 미국의 제재로 중국 내 반도체 장비를 들이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빅테크 기업이 자체 개발하기로 한 반도체는 대부분 7나노 이하 공정, 이른바 ‘선단(Advanced) 공정’을 기반으로 하는데, 이에 필요한 장비를 들일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 빅테크 기업이 진행하는 것은 반도체 생산이 아닌, 반도체 설계 개발이다. 설계의 경우에는, 중국 내에서 자체 개발해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원호 KIEP 중국경제실 중국경제통상팀 부연구위원은 “중국이 반도체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하는 것은 제조업에 국한된 것”이라며 “설계는 무엇보다 소프트웨어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미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중국 빅테크 기업이라면 자체 설계 개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빅테크 기업이 반도체 설계 자체 개발에 성공한다면, 국내 기업을 포함한 파운드리 시장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중국 빅테크뿐만 아니라 구글, 아마존 등 기업이 자체 칩을 설계하면, 이들 또한 파운드리에 위탁생산을 맡겨야 한다. 그만큼 파운드리 수요도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TSMC도 예외는 아니다. 연원호 연구원은 “미국 제재에 의해 TSMC가 위탁생산 주문을 받지 못하는 기업은 화웨이인데, 다른 중국 기업은 그만큼 심한 제재를 받고 있지 않다”며, “마음만 먹으면 TSMC도 중국 빅테크 기업의 반도체를 위탁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중국 빅테크 기업이 반도체 개발에 나서는 것이 중국 정부 눈치보기의 일환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익명을 요청한 중국 시장 전문가는 “중국 정부가 반도체 굴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빅테크 기업이 반도체 기술 개발 소식을 알린 것은, 자신들이 중국 정부의 정책을 잘 따르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함으로 보인다”며 “빅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중국 정부가 강한 제재를 가하고 있는데, 반도체 산업 육성만큼은 통제하지 않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2014년 ‘반도체산업 발전추진요강’을 발표하면서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리고, 2035년까지 미국의 경제 수준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 반도체 산업 수준은 초기 단계로, 내로라할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앞서 언급한 익명의 중국시장 전문가는 “반도체 설계와 제조 부문의 시스템 차이는 존재하지만, 아직 중국 반도체 기술력이 뛰어나지 않고, 반도체 굴기 일정도 늦어지고 있다”며 “실제 성공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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