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의회가 5일(현지시간) 언론의 자유를 크게 해칠 우려가 제기되는 외국의 내정간섭 반대 법안을 통과시켰다.

집권당인 인민혁명당 주도로 의회를 통과한 ‘외국간섭대책법안'(Foreign Interference Countermeasures Act·FICA)은 인터넷이 국가 안보를 위협하고 체제를 전복할 수 있는 강력한 매체가 됐다는 것을 전제 삼아 이의 위협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 싱가포르 법무부는 그러나 그런 활동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나라를 구체적으로 거명하진 않았다.

법에 따르면, 정부는 ‘정치적으로 중요한 인물'(politically significant persons·PSP) 혹은 단체를 지정하게 된다. 여기에 지정되면 자금이 어디서 나오는지, 외국 단체들과는 어떤 관계인지를 분명히 밝혀야 하고 외세 간섭을 막기 위해 어떤 대응책을 갖고 있는지 등도 보고해야 한다. 정부가 요구하면 사용자 정보도 제출해야만 한다. 이들의 활동은 ‘필요할 경우’ 언제든 제지될 수 있다. 상당수 독립 언론들은 자신들이 PSP에 지정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2년 전 싱가포르는 ‘가짜뉴스법’으로 불리는 ‘온라인상의 거짓과 조작으로부터의 보호법'(Protection from Online Falsehoods and Manipulation Act·POFMA)을 발효하기도 했다.

가짜뉴스에 대한 규정은 광범위하다. 기사의 전부든 일부분이든, 또 명시적이든 문맥적 의미이든 상관없이 ‘잘못되거나 오도하는 진술’일 경우 다 가짜뉴스로 분류된다. 모든 정부 부처 장관들은 이에 대한 수정, 삭제(취소)를 요청할 수 있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또 싱가포르 정부는 6개월 동안 온라인 상에서 가짜뉴스를 3개 이상 반복적으로 생산한 곳을 블랙리스트로 지정해 관리할 수 있고, 인터넷 기사 삭제, 정정, 혹은 콘텐츠 접근 자체를 막는 지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월 5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인터넷 사이트도 언론으로 분류하며, 인터넷 서비스, 소셜 미디어 플랫폼 기업, 웹 사이트 운영자의 경우 가짜뉴스와 관련해 어떻게 조치하고 있는지를 정기적으로 기록하고 보고해야할 의무를 지웠다.

가짜뉴스법에 이어 외국간섭대책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서 언론과 인터넷 관련 기업의 자유가 더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아시아 담당 부국장인 필 로버트슨은 “FICA는 외국인과 연루됐다는 막연한 주장에 근거해 누군가를 처벌할 수 있는 권한을 싱가포르 정부에 넘기는 인권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윤경 선임기자> s914@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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