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저가형 배터리인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주로 탑재하겠다고 밝히면서, 파나소닉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파나소닉은 테슬라의 오랜 파트너사로 2009년부터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지만, LFP 배터리는 생산하지 않고 있다.

파나소닉은 25일(현지시각) 테슬라를 겨냥한 차세대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했다. 하지만 테슬라가 주력하기로 한 LFP배터리는 생산하지 않고 고성능 배터리 위주로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리미엄 시장은 이미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잡고 있으며, 테슬라도 고성능 배터리는 국내 기업으로부터 납품받고 있다. 파나소닉이 이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기에는 어려울 전망이다.

앞으로 협력에는 어려움이 점쳐지지만, 지금까지 파나소닉과 테슬라는 꽤 오랜 기간 협력해온 파트너 관계였다. 파나소닉은 1990년대부터 리튬이온 이차전지를 양산했는데, 소니를 앞서 나가기 시작하면서 세계 이차전지 강자가 됐다.

2007년에는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테슬라 CEO로 취임하면서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업체로 파나소닉을 선정했다. 당시에는 아직 경쟁사가 없던 시기였기에, 파나소닉 외 달리 선택지가 없었다. 그렇게 파나소닉은 테슬라와 손을 잡고 배터리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2007년에 맺은 파나소닉과 테슬라의 관계는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2020년에 테슬라가 자체 전기차 배터리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여기에 파나소닉이 가담한다. 또한, 최근에는 파나소닉이 테슬라의 요구조건을 충족한 차세대 4680 배터리 시제품을 선보였다. 파나소닉에 따르면, 이 배터리는 테슬라가 요구한 조건을 모두 충족한 배터리다.

테슬라가 주요 차량에 LFP 배터리를 탑재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파나소닉의 배터리 시장 입지는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20일(현지시각) 진행한 실적발표에서 앞으로 테슬라가 주요 전기차에 LFP 배터리를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LFP 배터리를 주로 생산하는 곳은 중국 CATL이다. 파나소닉은 LFP 배터리를 생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파나소닉은 테슬라에 고용량 배터리를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 또한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그간 자사의 고성능 전기차에 한국 기업의 배터리를 탑재했다. 또한,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며 미국 진출을 꾀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배터리 시장은 한국과 중국, 두 국가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있고,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그 가운데 일본 배터리 기업은 조금씩 묻히는 분위기다. 따라서 파나소닉이 다른 대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테슬라의 연결고리는 기존에 비해 약화되고,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잃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파나소닉의 시장점유율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까지만 해도 파나소닉은 세계 배터리 시장점유율 26%로, 1위를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2021년 5월에는 점유율 16.7%로, 3위를 기록했다.


익명을 요청한 배터리 시장 전문가는 “일본이라는 국가 자체에서 반도체, 배터리 부문에 투자를 매우 신중하게 하고 있다 보니, 기업들도 투자가 더딘 상황”이라며 “파나소닉도 마찬가지로 적극적인 투자를 하지 않고 있어 앞으로 시장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 youm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