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쇼핑의 새로운 전략, 쇼퍼블 콘텐츠
앞으로 네이버 브랜드 스토어 상품 아래에서 상품에 대한 블로거들의 리뷰를 댓글처럼 볼 수 있다. 블로거의 제품 관련 체험 후기, 상품평, 활용 사례 등 상품과 관련된 게시물을 상품 아래에서 볼 수 있는 것이다. 브랜드 판매자는 네이버 공식 블로그에 등록된 이벤트 글, 퀄리티가 높은 리뷰 콘텐츠 등을 작성자 동의 후 최대 20개까지 등록할 수 있다.
네이버는 27일 “네이버쇼핑 브랜드스토어 상품 리뷰 하단에 블로그 리뷰 등 쇼퍼블 콘텐츠들을 활용할 수 있는 연동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네이버가 추구하는 ‘머천트 솔루션’의 일환이다. 머천트 솔루션은 판매자들이 네이버 플랫폼을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솔루션으로, 지금까지 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NFA), 정기구독 기능 등이 선보인 바 있다.
네이버 측은 “가구·인테리어, 주방, 반려동물, 키즈, 뷰티 등 일부 브랜드스토어 대상으로 우선 제공한다. 향후 스마트스토어 등으로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브랜드스토어는 무엇?
브랜드스토어란 네이버쇼핑에서 셀러에게 제공하는 브랜드 전용 패키지다. 스마트스토어 셀러가 브랜드 권한을 신청하면 심사에 따라 자격을 부여한다. 기본 자격 조건으로 브랜드 제품을 직접 생산하고, 브랜드 상표권을 보유해야 한다. 또 해외 브랜드의 국내 상표권 독점 계약 또는 브랜드 권리 권한을 위임받았다면 자격을 충족한다.
브랜드스토어는 카탈로그 제작, 제품 콘텐츠 및 공식 정보 등록, 상품 매칭 등의 추가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브랜드가 자체 운영하는 자사몰 및 공식 판매처를 노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블로그 리뷰 연동이 추가된다. 리뷰는 브랜드에서 직접 선별해 노출할 수 있다.
네이버는 왜 커머스에 블로그 리뷰를 연동할까?
네이버 블로그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롱폼 콘텐츠를 담고 있는 플랫폼이다. 그 안에는 수많은 상품경험담, 사용기, 리뷰 등이 담겨있다. 네이버 블로그는 거대한 상품평 용광로라고 할 수 있다.
네이버는 이런 상품 관련 콘텐츠를 ‘쇼퍼블 콘텐츠’라고 명명했다. 이용자들의 쇼핑에 도움이 될 수 있고, 판매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브랜드 스토어에 앞서 스마트플레이스의 예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 서비스에는 블로그 리뷰가 연결돼 있다. 이용자들은 해당 가게를 이용할지 말지 결정하기 전 스마트플레이스에 연결된 블로그 리뷰를 참조한다. 이 리뷰는 그 가게를 이용할지 말지 선택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또 블로거 입장에서도 자신의 콘텐츠가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쇼핑과 블로그 리뷰가 연결되면 상품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제공해 구매자의 선택에 도움을 줄 수 있고, 좋은 상품을 판매하는 브랜드의 판매를 지원할 수 있다. 아울러 콘텐츠 작성자에게 더 많은 콘텐츠 노출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1석 3조의 효과라고 볼 수 있다.
블로그는 네이버를 ‘콘텐츠 커머스’로 만든다
브랜드스토어의 블로그 리뷰 연동이 우선적으로 이뤄지는 영역은 가구와 인테리어, 주방, 뷰티 등이다. ‘오늘의집’, ‘무신사’ 등 콘텐츠 기반 커머스 기업이 떠오르는 영역이다. 이들은 각자 고유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해 이를 커머스로 전환한다(관련기사 : 무엇이 무신사를 ‘커뮤니티 커머스’의 제왕으로 만들었나)
네이버는 블로그 리뷰를 통해 가구, 인테리어 등을 시작으로 네이버 이용자 누구나 커머스 콘텐츠 생산자이자 소비자로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 스마트스토어 연동까지 마친다면 파급력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 기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수는 45만이다. 셀러들의 새로운 판매량 증가 수단으로 선택받을 것이 확실한 블로그 리뷰. 그만큼 어뷰징과 광고 콘텐츠의 범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플레이스 & 스토어 셀러 “블로그 환영”
실제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와 스마트스토어를 이용하고 있는 판매자들은 블로그 리뷰 연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별점 기반의 리뷰는 아마 모든 사장님들이 싫어할 것”이라며 “불특정 다수를 손님으로 맞이하는 식당은 사실 모든 손님들의 기호에 맞도록 서비스할 수 없다. 단지 ‘리뷰에서 본 것과 다르다’라는 이유로 별점 1점을 줘 버리면,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극심한 스트레스다. 피드백 조차 불가능하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덧붙여 “네이버가 블로그 리뷰를 확장·강화한다는 소식은 곧 예정대로 별점 기반 리뷰를 삭제해나가는 과정이라 해석할 수 있다. 전적으로 환영한다. 블로그는 매장 바이럴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자세하게 장단점도 서술할 수 있어 좋다”라고 밝혔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손해인 ‘최적화 블로그’
한편 플레이스 운영자 B씨와 스마트스토어 운영자 C씨는 “네이버 블로그 리뷰 관련 대행 업체가 보다 성행할 것”을 걱정하기도 했다. B씨는 “지금도 블로그 리뷰 광고는 ‘체험단’이라는 이름으로 성행하고 있다. 그러나 유튜브 등 플랫폼들과 달리 광고 표시 기준이 엄격히 적용되지 않는 게 사실이다. 소비자는 광고 여부를 모른 채 정보를 습득할 수 있기에 피해를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C씨는 “업계에서는 특정 키워드와 관련해 상위 노출(첫 페이지)이 수월한 블로그를 ‘최적화 블로그’로 칭하고 있다”라며 “이 최적화 블로그 리뷰는 일반적인 방식과 다르다. 가게에서 관련 사진과 텍스트 등을 전달하면 이를 블로그 운영업체 측에서 그대로 노출한다. 사실상 광고일 뿐 리뷰라고 할 수 없다. 하위 버전인 ‘기자단’도 마찬가지다. 자칫 소비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콘텐츠들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블로그 리뷰 콘텐츠 ‘질’ 확보해야
블로그가 커머스를 완성시키는 핵심 콘텐츠 중 하나인 만큼 네이버의 블로그 콘텐츠 관리 노력도 꾸준하다. 관련 업자들은 “네이버는 방문자 수 증가, 블로그 게시물 자동 생성 등 어뷰징에 활용된 계정과 IP를 철저히 차단한다”라고 확신하고 있다. “이를 ‘밴 계정’ 또는 ‘밴 IP’라고 부르는데, 해당 계정이나 IP를 활용해 블로그 활동 등을 하면 게시물이 잘 노출되지 않음을 직접 경험했다”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로그 리뷰 광고 대행은 성행하고 있다. 관련 업체들도 쉽게 찾을 수 있는데, 그마저도 네이버에서 검색 가능하다. 네이버는 지난 9월 ‘브랜드커넥트’라는 이름으로 브랜드스토어와 네이버 인플루언서 간의 콘텐츠 제휴 서비스를 베타로 출시한 바 있다. 콘텐츠 커머스에 어느 때보다 집중하고 있는 때인 만큼 가장 대중적인 콘텐츠라 할 수 있는 블로그 리뷰를 클-린하게 만들기 위해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때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신승윤 기자> yoon@byline.network